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2) 지하철 칸수는 왜 노선마다 다를까?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4.10.20. 13:14

수정일 2020.12.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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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전동차가 들어오는 모습 ⓒ한우진

9호선 전동차가 들어오는 모습

지하철을 타다보면 지하철의 길이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하철 차량의 특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 모두 같은 대중교통수단이지만 지하철은 여러 대의 차량을 하나로 연결하여 열차로 만든 후 이를 운행시키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한 번에 더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어서 수송력이 높아지고, 승객 1인당 기관사의 인건비도 절감된다. 그리고 이렇게 조성된 열차를 하나의 편성이라고 부르며, 1편성을 구성하는 개별차량의 수를 편성량수라고 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행되는 지하철과 전철의 편성량수는 다음과 같다.

■ 노선별 편성량수
[표: 한우진]
구분 노선 편성량수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신설동~성수) 9호선 4량
2호선 신정지선(까치산~신도림) 8호선 6량
5~7호선 8량
1~4호선 10량
광역전철 분당선, 신분당선, 공항철도 6량
경의선, 중앙선 6~8량 (일부 4량)
경춘선 8량
1호선(경인, 경부, 경원선) 10량 (일부 4량)

편성량수는 최소 4량부터 최대 10량까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체로 수요가 많은 노선은 길게, 적은 노선은 짧게 운행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지하철 9호선이 매우 혼잡함에도 불구하고 4량으로 운행되어 혼잡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편성량수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열차의 수송력을 높이는 방법은 편성량수를 늘리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4량 1편성을 유지하더라도, 열차 자체를 늘려 더 자주 운행시키는 방법도 있다. 전자를 증결(증량), 후자를 증편이라고 하는데, 승객 입장에서는 사실 증결보다 증편이 더 유리하다. 다음 표로 비교해보자.

■ 증결과 증편의 비교
[표: 한우진]
수송력 확대 방법 증결(편성량수 증가) 증편(운전시격 축소)
예시 4량 1편성 -> 8량 1편성 6분 간격 -> 3분 간격
수송력 2배
혼잡도 절반
필요 차량수 2배
기관사 인건비 동일 2배
승객의 열차 대기시간 동일 절반

즉, 증결이나 증편이나 혼잡도는 똑같이 줄어들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증편을 하면 열차대기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승강장의 혼잡도 줄어들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

다만 열차를 더 많이 투입한다는 것은 더 많은 기관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하철 운영사 입장에서는 차량구입비 뿐만 아니라, 기관사 인건비까지 추가로 드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지난 2011년에 9호선에서 증결 대신 증편을 했다. 4량 1편성은 유지하되, 총 24편성을 36편성으로 늘린 것이다. 열차대기시간을 줄이려는 서울시의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편성량수가 모두 짝수라는 점이다. 이는 전동차에 구조에 기인한 것이다. 전동차는 버스와 달리 각 차량이 독립적으로 달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구동에 필요한 설비를 차량별로 나누어 놓았다. 즉 2량이 한 세트가 되어야 비로소 동작을 하게 되어 있다 보니 짝수로 구성되는 것이다. 무거운 전동기(모터)들을 한 칸에 두면, 나머지 설비들을 옆 칸에 두어 무게의 균형을 맞추는 식이다.

아울러 2량 편성을 찾아볼 수 없는 점도 특징이다. 이것은 운전실이 있는 맨 앞 칸과 맨 뒤 칸에는 일반적으로 전동기가 설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2량으로 운행하려면 양쪽에 운전실이 있는 두 칸만 남는데 이것만으로는 달릴 수가 없다.

한편 열차의 편성량수와 승강장 길이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현재 10량으로 운행 중인 1~4호선 등도 개통 당시에는 6량 등으로 운행하다가 차츰 차량을 추가로 끼워 넣어 현행 10량까지 늘린 것이다. 지금 9호선은 4량으로 달리고 있지만, 승강장 길이는 8량이다. 향후에 계속 수요가 늘어나면 기존 지하철들이 그랬듯이 9호선도 8량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지하철의 편성량수에는 지하철 수송력의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하여 예산절감과 혼잡완화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지하철 운영사들의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지하철 #도시철도 #9호선 #편성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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