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살던 인왕산 자락길을 걸으며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14.09.22. 15:55

수정일 2016.04.19. 12:32

조회 2,624

[서울톡톡]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공모사업에 선정된 '인왕산 자락길'이 또 하나의 멋진 산책로로 시민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서울 한양도성 인왕산 주변에 위치해 있으며 2.5km 구간에 투스콘 포장 및 나무테크로 잘 정리되어 누구나 복장 및 신발 관계없이 편안하게 약 1시간 30분 가량 걸으면 된다.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이 등 모든 계층이 걷기 편한 '무(無)장애길'로 조성돼 있는 이 길은, 사직공원 입구, 윤동주 시인의 언덕(자하문) 2개의 지점이 시발과 종점이 될 수 있고 어느 방향에서 시작해도 무방하다. 시민기자는 두 번에 걸쳐 방향을 바꾸어 걸어보았다.

인왕산 자락길 모습

'인왕산 자락길'은 2.5km로, 초보자들에게는 긴 거리이지만 최근 둘레길, 올레길, 산책길 등산에 가까워진 서울 시민이라면 산책의 기본 거리보다는 짧은 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예 전철역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출발점을 포함해 걷기를 추천한다. 독립문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할 필요가 없고, 경복궁역에서는 버스 다섯 정거장으로 다소 멀지만 버스정거장 간격이 100 ~ 300M이니 적게는 약 1Km 많게는 1,5Km정도 된다. 대중교통이용 결정은 산책을 할 시민들이 결정할 몫이 되겠다.

시민기자는 경복궁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통인시장과 경복고교 그리고 청운중학교를 지나 자하문터널 통과 후 창의문공원에서 길 건너 윤동주문학관에 도착했다. 이곳 문학관 제1 전시실에는 9개의 전시대에 시인의 일생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자료와 친필원고 영인분이 전시되어 있다. 시인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하여 중정(中庭)을 만들고 '열린 우물'로 명명된 제2 전시실이 있다. 제3 전시실은 이와 반대로 물탱크를 원형그대로 보존한 '닫힌 우물'로 이곳에서 시인의 일생과 시(詩)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윤동주 문학관 정경

이곳을 나와 문학관 옥상에 '별뜨락'이라는 카페정원에 가면 차와 음료수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며 산책준비를 할 수 있다. 여기서 난간에 팔랑개비(20일만 설치)가 설치된 목재계단을 밟고 오를 수 있는 곳이, 윤동주시인이 시상을 떠올리기 위해 올랐다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인왕산 자락길'의 시발점이다. 윤동주 문학제가 올 9월 19일부터 21까지 열리고 있어 그런지 언덕마다 추모 콘서트&윤동주 시화공모전 시상식 등이 준비가 한창이었지만 시민기자는 계속 산책을 이어갔다.  

'인왕산 자락길'은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유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도심에서 역사, 문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이다. 창의문에서 걸음을 시작하면 윤동주문학관과 두 곳의 전망대에서 경복궁, 현대문명의 산물인 빌딩들 그리고 저멀리 남산의 N서울타워가 보인다. 예로부터 화가와 시인 등 예술인들의 주 활동부대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배경이 된 수성동 계곡이 있다. 이밖에 활쏘기 단일 종목을 위해 조직한 구한말 최초 전통 스포츠 단체인 근대 국궁의 종가 황학정과 옛날 인왕산에 살았다는 호랑이 조각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최종 도착지인 사직단이 있는 사직공원을 거쳐 독립문공원과 서대문 형무소역사관을 둘려볼 수 있다.

종로구에서는 '인왕산 자락길' 탐방로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 전설, 생태 등 이야기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을 개발하여 탐방로를 정비 예정이다. 현재 미비한 이정표를 보완 설치하고 스토리 안내문도 제작, 설치해 방문객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해설사를 양성하고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며 방문객을 위한 휴게 공간도 더 조성할 예정이라 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높고 청명한 하늘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받으면서 산책하기 좋은 가을이다. 오늘 소개한 '인왕산 자락길'은 서울 도심 속에서 숲의 향기와 맑은 공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멋진 경관을 보면서 산책을 하고 외식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느 곳이나 먹거리 장소들이 많아 가족들과 함께 선택하여 즐길 수 있다. 혹시 경복궁역에서 하차하여 3번 출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에 대비하여 노선버스는 1020, 1711, 7016, 7018, 7022, 7212 등이 있고 '자하문고개'와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윤동주문학관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