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에서 `위기탈출`하는 방법
발행일 2014.09.19. 12:29
[서울톡톡] 산을 즐기기 좋은 가을이다. 만일 산행 중 사고를 당하여 긴급구조를 요청해야 한다면 구조기관(공원관리공단, 소방서 119, 산악구조전문경찰대 등)에 나의 위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북한산 문수봉을 올랐다가 사모바위-향로봉코스로 하산할 때이다. 갑자기 119헬기가 나타났다. 조난당한 등산객을 구조하기 위해서다. 헬기는 이 능선, 저 골짜기를 몇 번 선회비행을 하더니 사고 장소를 찾아내 환자를 후송했다. 시간이 꽤 흐른 듯 했다. 그 환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올해도 북한산에는 이미 단풍이 시작되었다. 다음 주 추분(秋分)을 지나면 본격적인 단풍철인데 가을철 산행 안전사고가 걱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09~'11년) 산악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10월이 전체의 16.2%(273명)로 가장 많았고, 8월이 11.0%(185명), 9월이 10.7% (181명) 순이다. 가을 산행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산악사고로 구조를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기자가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 안전 관계자에게 물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신속한 구조요청과 사고 장소에 대한 정확한 설명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Golden Time)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구조대의 신속한 현장 도착이 관건이거든요"
숲이 우거진 산에서 사고 장소를 정확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누구라도 사고 장소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나, 탐방로 주변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을 활용한 구조요청 방법이다. 북한산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국립공원에는 탐방로 250~500m 간격으로 다목적 위치표지판(이하 표지판)이 설치되어있다. 표지판 기둥에는 현 위치 번호(북한 56-03)와 공원사무소의 연락처(02-909-0497), 119의 연락처(02-119)도 적혀 있다. 사고가 발생하게될 때 가장 가까운 표지판을 기준하여 설명한다면 구조기관은 사고 장소를 금방 파악하여 신속한 구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둘, 다음은 '국립공원산행정보 APP'을 활용한 신고 방법이다. 전국 20개 국립공원(북한산, 한라산, 지리산 등)의 산행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는 대국민 모바일 서비스로, GPS를 기반하여 조난자 위치정보를 전송하면 신속한 구조를 지원한다. 2013년 12월부터는 실시간 기상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산행 중 구조요청이나 급작스런 기상변화를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한 앱이다. 앱 스토어에서 '국립공원 산행정보'를 검색하고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면 된다.
셋, 특히 처음 가는 산이라면 다목적 위치표지판의 상부에 붙어있는 'QR코드(아래 사진)'를 활용해보자. 이 코드를 앱으로 스캔 하면 긴급한 신고는 물론이고 그 산의 탐방코스, 주요 경관지역, 대중교통정보 등을 자세히 알려준다. QR코드로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서 등산을 한다면 안전사고도 예방하고 즐거움도 배가하는 1석2조의 산행이 될 것이다.
넷, 끝으로 구조헬기가 가까이 오면 눈에 잘 띄는 색깔의 등산복이나 수건 등을 흔들어, 사고 장소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신고자는 송수신이 잘 되는 지점을 찾아 통신 대기상태를 유지한다. 산악 구조에서는 사고당사자와 구조대 사이의 원만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산행 중 안전사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구조요청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곧 사고에서 생명을 구하는 지름길이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다목적 위치표지판'이나 '산행정보 APP'의 활용법 정도는 알고 산행에 나서자. 개개인이 안전의식을 제대로 갖는 것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올 가을 북한산에서는 구조헬기 소리가 많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 긴급 구조요청 연락처 ○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 02-909-0497 ○ 서울 소방서 119 상황실 : 02-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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