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엔 아까운 고장난 우산,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에 맡기세요!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4.07.17. 14:47

수정일 2024.07.17. 23:44

조회 7,286

자치구별로 순회 운영 중인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이정민
자치구별로 순회 운영 중인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이정민

생활필수품인 우산이나 양산은 자주 사용하는 만큼 고장도 잦다. 고장 나면 언제든지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조금만 수리하면 새것처럼 잘 쓸 수 있기에 버리기 아까운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주변에 우산수리를 해주는 곳도 찾기 힘들 뿐더러 수리 비용이 구입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결국 새 우산으로 교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 한꺼번에 우산 2개가 고장나 난감하던 차에 자치구에서 무료로 우산을 수리해주는 곳이 생각나 서둘러 방문해 보았다. 바로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에 접수된 우산과 양산이 많다. ⓒ이정민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에 접수된 우산과 양산이 많다. ⓒ이정민

“여기에서 양산 찾아가세요.”
“어머, 새 양산이 되었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말끔하게 수리를 마친 양산을 받아든 여성이 화사한 양산 빛깔보다 더 환한 미소로 감사 인사를 건넨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는 자치구별로 순회하며 관악구, 동대문구, 용산구, 성동구 등 10곳에서 활발히 운영 중이다. 또한 서비스 품목도 우산뿐만 아니라 칼, 가위도 수리해줘 자원 재활용과 주민을 위한 편의 제공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의 운영 일정과 장소를 확인한 후, 고장 난 우산 2개를 접수했다. ⓒ이정민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의 운영 일정과 장소를 확인한 후, 고장 난 우산 2개를 접수했다. ⓒ이정민

평소 집으로 배포되는 지역 소식지를 통해 우산수리센터에 대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지역 내 주민센터나 복지관 등을 돌며 ‘찾아가는 서비스’로 시행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따라서 본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운영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리 담당자들이 고장 난 우산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모습 ⓒ이정민
수리 담당자들이 고장 난 우산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정민

주민센터 로비에 들어서자 칼 가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아침 일찍부터 접수를 하기 시작한 작업장 안에는 주민들이 맡겨 놓은 우산과 양산, 칼 등이 많았다. 우선 방문객의 전화번호를 받아 적은 수리 담당자는 고장 난 우산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우산 수리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들도 다양하다. ⓒ이정민
우산 수리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들도 다양하다. ⓒ이정민

“이건 가운데 대가 문제가 있는 건데, 일단 열어봐야 알 수 있어요.”
우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는 우산대 교체 관련 접수가 가장 많다. 내가 가져간 우산 역시 그 부분을 교환해야 할 것 같다며, 수리 결과는 다시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했다. 가족들의 손에 익은 수동 우산과 3단 자동 우산까지 한 번에 수리가 가능할 지를 묻자,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성심성의껏 우산을 고치고 있는 수리 담당자 ⓒ이정민
성심성의껏 우산을 고치고 있는 수리 담당자 ⓒ이정민

순회 장소마다 하루 접수량도 많고, 우산 한 개 당 최대 한 시간 이상 소요될 때도 있어 수리 시간에 여유를 두고 운영한다.
“혹시 다음에 올 때 주방 칼을 가져와도 될까요?”, “그럼요. 1인당 우산은 2개, 칼·가위는 3자루까지 되고, 안 밀려있으면 바로 됩니다.”
첫 방문이라 칼갈이 서비스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다음 방문 땐 칼도 챙기기로 마음먹었다.

지난해 용산구의 칼갈이·우산수리센터 이용 주민은 1,300여 명으로 칼 또는 가위 3,000개 이상, 우산은 300여 개를 갈고 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5시까지이며 비용은 무료다. 그러나 접수 물량이 많아 예정보다 빨리 마감된다고 하니 참고해야겠다.
날이 무뎌진 칼이나 가위를 가져가면, 전동 숫돌을 이용해 바로 갈아준다. ⓒ이정민
날이 무뎌진 칼이나 가위를 가져가면, 전동 숫돌을 이용해 바로 갈아준다. ⓒ이정민

며칠 후, 수리가 완료된 우산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날이 무뎌진 칼 2개도 종이봉투로 감싼 뒤 두꺼운 가방에 조심히 담아 가져갔다.

3단 자동 우산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수리가 안됐지만, 다행히 수동 우산은 딱 맞는 우산대가 있어 전처럼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잊지 않고 가져간 칼 2개도 전동 숫돌을 이용해 그 자리에서 갈아주었다. 
특히 칼갈이 서비스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정민
특히 칼갈이 서비스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정민

여기에서 일하는 3명의 수리 담당자들 모두 친절함은 기본이고, 우산과 칼을 다루는 능숙한 솜씨로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이들은 각자 다른 분야에 종사하다가 은퇴 후, 기술을 익혀 재취업에 성공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주민 편의를 돕고 자원 재활용까지 일석삼조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는 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덕분에 고장 난 우산을 새것처럼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 ⓒ이정민
찾아가는 우산수리센터 덕분에 고장 난 우산을 새것처럼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 ⓒ이정민

“집에서 못 쓰는 우산 여기 주고 가시면, 저희가 분해해서 재활용하겠습니다.” 고장 난 우산을 새것처럼 고쳐준 수리 담당자가 나머지 우산의 기증을 권했다. 집으로 가져가도 버릴 일이 걱정이었는데, 다른 우산 수리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말에 기꺼이 두고 왔다.

혹시 집에 무뎌진 칼과 고장 난 우산이 있다면, 가까운 칼갈이·우산수리센터를 찾아 맡겨 보자.

용산구 칼갈이·우산수리센터

○ 기간 : 3월 4일~11월 30일
○ 운영시간 : 월~금요일 10:00~17:00(접수 마감 16:0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 운영장소 : 동 주민센터, 원효로2동의 경우 용산문화원
○ 비용 : 무료, 현장 선착순 접수
○ 수리품목 : 1인당 칼·가위 3자루, 우산 2개 이내
○ 문의 : 용산구청 일자리정책담당과 02-2199-4516, 동주민센터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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