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한바탕 춤판을 벌인다!

조선닷컴

Visit1,053 Date2013.06.27 00:00


퇴근길 지하철. 사이렌 소리와 함께 복면 차림의 정체 모를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뭐지?’ 스마트폰을 보다 깜짝 놀란 승객들의 당황이 궁금증으로 바뀔 때쯤 복면을 쓴 사람들은 막무가내 춤판을 시작한다. 지난 20일 열린 ‘게릴라 춤판’ 이벤트 모습이다.


게릴라 춤판은 ‘서울 댄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렸다. 서울시는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서울 전역에서 대규모 시민 참여 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춤추는 서울’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도심 거리와 한강, 지하철 등을 누비며 춤판을 여는 행사다. 게릴라 춤판이 벌어지던 금요일 저녁 흔들리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게릴라 춤판.

지난 20일 지하철 5호선에서 게릴라 춤판이 벌어지고 있다.


기습을 뜻하는 전술용어 ‘게릴라’처럼 실제 춤판 역시 갑작스럽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지하철이 역에 도착하자 50여명의 사람들은 일렬횡대로 열차 한 편성을 차지했다.


춤꾼들의 일사불란한 준비 과정 뒤에 펼쳐지는 퍼포먼스는 반전의 재미를 더한다. 배불뚝이 아저씨의 열정적인 배치기, 귀여운 꼬마 숙녀의 앙증맞은 엉덩이춤 등 각양각색 인간적인 몸짓은 구경하던 승객들마저 부담 없이 춤판으로 끌어당겼다.



일반인으로 구성된 춤단.

게릴라 춤판을 진행하는 춤단은 일반인으로 구성돼 있다.


게릴라 춤판을 주도하는 춤꾼들의 친근한 모습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춤을 시작한 지 한달 남짓한 일반인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춤단’이라 불리는 이 사람들은 오디션을 통해 공개 모집된 시민 춤꾼들로 아버지와 딸, 갓 서울에 상경한 시골 청년 등 다양한 구성과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춤단이 보여준 몸짓은 비전문적이지만 열정적이었다. 지하철역과 역 사이를 지나는 3분 남짓 동안 춤단은 승객과 어우러져 축제를 만들었다. 아쉬움에 춤단과 함께 내린 승객 최오래(69. 서울 성동구)씨는 “가슴이 답답할 일들이 많았는데 젊은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니까 어찌나 좋던지 그냥 같이 따라 내렸다”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빅댄스 공연.

2012년 트래펄가 광장에서 빅댄스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출처-빅댄스 공식사이트)


이처럼 댄스프로젝트는 일반 시민에게 삶의 활력을 주고 도시 풍경을 바꾸는 문화 예술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몸짓. 최근에는 이런 춤의 특성을 이용한 운동이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콜롬비아의 ‘몸의 학교(엘 콜레지오 델 쿠에르포 el Colegio del Cuerpo)’가 있다. 몸의 학교는 1997년 콜롬비아 항구도시인 까르따헤나에 설립된 예술 대안학교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통합신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철학, 시민 정신, 성 정체성을 춤으로 표현한다. 학생들은 춤을 통해 40년이 내전으로 인한 빈곤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몸의 학교에서 알 수 있듯이 춤은 사회적 지위나 성별에 차별 없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위다. 영국은 이를 세계적인 축제인 ‘빅댄스 페스티벌(Big Dance Festival)’로 승화시켰다. 2006년 시작된 빅댄스는 전용 무대가 아닌 공공장소에서 모든 춤 장르를 선보이는 댄스 테마 축제다. 이 축제에서는 트래펄가 광장 단체 군무가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사회 통합에 기여했다.


서울시는 앞선 우수 사례들과 같이 댄스프로젝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비록 국내에서 규모를 갖춰 진행되는 춤 운동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번 행사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댄스프로젝트는 10월까지 게릴라 춤판 외에도 ‘춤바람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생활 속 춤 문화 정착을 위한 모임인 춤바람 커뮤니티는 직장을 비롯한 지역사회 춤 문화 보급에 앞장서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행사의 정점을 찍을 단발성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8월 중순에는 선유도 한강공원에서 일반시민, 댄스동호회, 춤바람 커뮤니티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댄스파티 ‘춤야유회’가 열린다.


수백 명이 참가하여 장관을 이룰 춤야유회는 댄스파티와 게릴라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돼 무더운 여름밤 한강을 더욱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춤단 뒷모습.

댄스 페스티벌은 게릴라 춤판 외에도 춤바람 커뮤니티, 춤야유회, 서울무도회 등을 진행한다.


댄스프로젝트의 피날레는 ‘서울무도회’가 장식한다. 10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무도회는 6개월간 프로젝트와 함께한 춤단과 춤바람 커뮤니티 회원을 비롯해 일반 시민,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추는 대규모 행사다. 이 무도회에서는 서울 댄스프로젝트 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공개된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윤진 감독은 “춤은 누구나 출 수 있는 가장 평등한 언어”라며 “이 춤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한강이나 시청 등 서울 곳곳에서 댄스프로젝트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 댄스프로젝트의 모든 프로그램에는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seouldance.or.kr) 또는 공식 SNS 채널 페이스북 (www.facebook.com/seouldanceproject)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문화재단(02-3290-7134)으로 문의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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