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학생 봉사팀 '캄보디아에 희망을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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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08.22. 00:00

수정일 201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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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논에서 모내기를 하면 2달러 정도 받아요. 집에 비가 세고 밤이 되면 춥기도 한데 돈이 없어 고칠 엄두를 못 내요. 집을 지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캄보디아 따게오 마을 주민 쏜타씨는 서울에서 온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봉사단체 ‘동행’ 팀 42명은 지난달 19일부터 14박 16일의 일정으로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따게오 지역에서 집짓기와 아이들 교육 봉사 활동을 펼쳤다.

집짓기 봉사는 현지의 메케아 학교에서 시행하는 극빈층의 집짓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모두 3채의 집을 재건축 하는데, 재건축이 결정된 집들은 하나같이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구조물로 한눈에 보기에도 영 엉성해 보였다. 집이라기 보단 엉성한 창고에 가까웠다.

무더운 날씨, 습한 바람. 봉사단은 더위에 지쳐 땀을 흘려가면서도 묵묵히 톱질과 못질을 했다. 집의 기본 뼈대는 이미 전문가가 만들어 놓은 상태. 봉사단은 집 내부의 바닥과 벽을 만들어야 했다. 집 내부 바닥은 한낮의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면과 떨어지게 만들어놓은 구조물에 대나무를 채우는 일이다. 대나무가 바닥의 전부여서 꼼꼼한 못질로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는데 못질이 서툰 사람이 자주 보였다. 봉사단 중 여대생들은 대부분 "못질이 처음" 이라고 말했다. 마당에서는 집의 벽을 만드는 일이 진행됐다. 먼저 대나무로 벽의 뼈대를 만들고, 바나나 나뭇잎으로 뼈대를 채우는 작업이다. 3일간 이 작업은 계속됐다.

새로운 집은 세로 5m, 가로 4m의 크기로 지어졌다. 10년 주기로 바나나 나뭇잎 벽만 교체해주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집이다. “어꾼(고맙습니다).” 집주인 쏜타씨는 집 내부를 둘러보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제 비가 세지도, 춥지도 않아 아이들과 함께 편히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띠었다. 집 주인을 바라보던 김보미(서울여대)씨는 "집 주인의 미소를 보니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사라지고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라며 "동행 봉사단을 잊지 않고 잘 살아주었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메케아 학교에서는 교육봉사활동이 진행됐다.
메케아 학교는 캄보디아 현지단체인 BAB(Bridges Across Borders)가 2004년 중반 교육받을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위한 아동센터를 만든 것이 시초이다. 초기엔 50명의 학생들로 시작했으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지금은 437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봉사는 봉사단을 과학조와 환경조, 문화조로 나누어 3가지 테마로 꾸며졌다.

연 만들기는 과학조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연을 띄우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희우(서울시립대)씨는 “우리 전통과 결합된 과학적 놀이를 찾다가 연 만들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며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니 두 달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기뻐했다.

환경조의 에코백 만들기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에코백은 재활용이 가능한 백으로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천으로 된 가방이었다. 아이들은 가방 위에 자신들만의 그림을 그렸다. 이 프로그램은 환경을 생각하는 동시에 비닐봉지를 가방 대용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문화조의 탈 만들기 프로그램은 비 때문에 순조롭지는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아이들이 탈을 만들어 얼굴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탈이 마르지 않아 얼굴 그림까지만 그리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모든 봉사 활동을 마치고 메케아 학교 봉사단 수료식이 있었다.
마을주민들과 메케아 학교 측은 서울시와 봉사단에게 감사패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제 정든 마을을 떠나야 하는 시간, 봉사단과 메케아 학교 학생들, 마을주민 모두가 울었다. 정선명(중앙대·여)씨는 "메케아 학교 학생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꼭 한번 다시 찾아 올 생각" 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또 다른 봉사단원 한재근(고려대)씨는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우리가 해준 것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시 박영섭 교육격차해소과장은 “2009년부터 겨울과 여름 방학을 이용해 동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들에게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해외봉사활동 기회를 준다”며 “학생들에게 많은 점을 느끼게 하는 이런 봉사 활동을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따게오=허진 PD

#봉사활동 #캄보디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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