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자활쉼터, 서울 영농학교!

시민리포터 신성덕

발행일 2013.02.15. 00:00

수정일 2013.02.15. 00:00

조회 4,147

[서울톡톡] 지난 2월 14일 오후 3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화정리에 소재한 서울 영농학교에서 김혜린 교장을 만났다. 양평군에 위치해있지만 이름은 서울 영농학교다. 당시 서울시에서 노숙인 쉼터를 더 크고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이 땅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친구와 함께 오퍼상을 시작하였다. 애완동물 용품, 수족관 특수품목을 취급하여 경쟁자도 없이 사업이 잘되어 년 매출 25억을 올리기도 하였다. 8년 만에 용두동에 건물도 장만하였다. 모든 것이 잘되고 있을 때 남편이 '백혈병'을 선고받았다.

남편을 살리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였고, 남편의 병이 완쾌되면서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양평의 한 수양관을 임대로 빌려서 시작한 노숙인 쉼터에 거주하는 노숙인이 70~80명으로 늘어났다. 갑자기 식구가 늘어나서 어려움이 많아졌다. 임대로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 때 지금 이곳을 소개받았다. 이곳은 초등학교 분교였는데 폐교로 9,000평방미터이다. 황무지와 같은 이곳을 구매하여 남아 있는 교사 2동을 리모델링하여 자리를 잡아갔다.

이곳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은 어떤 분인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어려서부터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노숙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83세의 할아버지는 한때 대기업의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보증 문제로 17억 빌딩을 날리고 가정으로부터도 도외시 되어 집을 나와 노숙인이 되기도 한다. 조금만 도와주면 일어설 수 있는 노숙인도 있다. 노숙인의 형태가 다양하다.

현재 이곳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몇 명인가?

약 150명이다. 희망관(65세 이하), 가족관(65세 이상), 사랑관(자활을 위하여 입주 한 분)으로 나누어서 생활한다.

학교를 운영하며 경험한 보람된 일이 있었다면?

부도를 맞고 식구가 뿔뿔이 흩어졌을 때 찾아온 노숙인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알뜰히 돈을 모아 '자활의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그 후 다시 식구들을 모두 만나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서울 영농학교를 졸업한 1기생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지난해 졸업생은 총 21명이다. 이들은 귀농(4명), 영농 관련 취업(3명), 일반취업(3명), 영농자활사업단(8명)참여 등으로 새 삶을 준비 중이다. 우수 졸업생에게는 폐농가, 임대농지 지원 및 자활사업단 참여기회를 제공하였다.

서울 영농학교의 2기생 모집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지난해는 교육생 30명을 모집했는데 올해는 35명을 모집한다. 교육훈련비를 10만원에서 15만 원으로 인상하며 지난해 교육생들이 조기 탈락자가 많았기 때문에 면접강화 등으로 교육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개학 시기를 4월에서 3월로 앞당겨 영농시기와 맞추도록 하였고 교육기간을 1개월 늘려 영농기술 습득기회를 넓히도록 할 계획이다. 모집은 2월 15일(금)에 마감한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영농교육장 증축이다, 현재 교육장을 증축하여 오는 6월이면 새 강의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영농기술을 습득시킬 뿐 아니라 대규모가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가공하여 고부가 가치를 도모하고자 한다. 노숙인들에게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조기에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병행하고자 한다.

김교장의 남편은 '(사)한국사랑의 울타리회'의 대표로 그녀의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이며 대학졸업반인 장남, 대학 2학년 차남은 또한 든든한 응원군이다. 김 교장은 외모가 동안이다. 전혀 이런 일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 외모이다. 10여 년 동안 어디에서 그 많은 노숙인과 생활할 수 있는 힘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이 리포터에게 여운으로 남아있다.

후원 및 자원봉사 신청: 서울시립 서울영농학교, 양평쉼터 031)773-4982, 3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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