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비결은 바로 ‘웃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장경아

발행일 2011.01.17. 00:00

수정일 2011.01.17. 00:00

조회 3,630

하얀 눈이 쌓인 겨울. 아버지와 아들이 대학교 정문 앞에 섰다. 낯선 서울과 말로만 들었던 서울대학교. 그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고, 대학 입시에 앞서 진로를 결정해야 할 시기였다. 어떤 결정이든 무엇보다 ‘나’를 아는 것이 삶이란 실타래의 시작이고, 끝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과 미래의 경계를 수없이 넘나들어도 얻을 수 없는 해답이 바로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일 터.

이때 들었던 조언은 잔잔한 연못 속에 돌을 던져 생긴 파장과 같다. 그 돌은 아버지였고, 파장은 서울 소재 대학을 찾아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는 기회를 만든 것이었다. 서울대학교 앞. 캠퍼스를 지나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공대 대학원생들이 공부하던 연구실이었다.

무작정 문을 두드렸던 연구실. 그 용기 있는 소년은 공부 중이던 대학원생들에게서 실질적인 학과의 성격과 전망을 듣게 된다. 행동하는 자에게 삶은 가끔 다른 방향의 문도 열어준다. 소년에겐 의대라는 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세월이 흘렀다. 그는 당당히 의사가 되었다. 바로 서울시보라매병원 손환철 교수. 손환철 교수의 이름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쳐보면 ‘전립선 비대증 레이저 수술의 선두주자’, ‘초대형 전립선비대증 치료 성공’, 세계인명기관 ‘마르퀴즈 후즈후’ 등재 등 그의 의학적 업적에 대한 기사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손 교수를 만나러 간 것이 아니다. 환자들 사이에서 ‘스타’라는 소문을 듣고 그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의사로써 그는 친절하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웃는다. 비뇨기과에서도 알아주는 실력파인데 친절하기까지 하다니. 그에게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를 뒷받침하듯 얼마전 치료받았던 일본 시의원 무라타신요 씨가 감사편지를 보내왔다. 업무차 방한 중 응급실을 찾게 된 무라타신요 씨는 요로결석으로 인해 통증이 심했던 상황. 현재는 말끔히 치료되어 건강을 되찾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병원에서 포기했던 환자들까지 손교수를 찾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소변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하는 환자가 왔어요. 검사를 해보니 소변주머니를 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수술을 했고, 그 결과가 좋아 저도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내 의료 여건상 선택 진료를 받아도 전문의의 진료는 찰나의 순간이다. 환자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반대로 의사 입장에서도 많은 환자를 봐야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 이런 현실 속에서 실력 있고 친절한 의사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일지도 모른다.
손환철 교수는 바쁘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또한 비뇨기과에서 알아주는 만큼 전립선비대증 레이저술에 관한 외부 강의도 끊임없이 들어온다. 더구나 대외협력사업(외국인진료소, 캄보디아 화상 환자 치료 등)의 업무까지 맡고 있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손 교수는 말한다. “가끔 그때가 생각나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도 크지만, 연구실을 두드렸을 때 성의껏 대답해줬던 대학원생들이 고맙더군요.” 그는 자신이 대학에 지원할 때, 처음 의사 가운을 입었을 때의 기억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때의 소중한 마음가짐으로 인해 환자를 보면 웃을 수밖에 없다고.

손교수는 “저희 병원이 의료장비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시립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러면서 저소득층과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비 감면부터 통역서비스까지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어 기쁘다”라며 볼에 보조개가 패도록 넉넉한 웃음을 보여준다. 그의 웃음이 바로 명의의 비결이라는 것을 알았다.

#명의 #손환철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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