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다 더 소중한 걸 얻는다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3.02. 00:00

수정일 2011.03.02. 00:00

조회 2,903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교과목 학습지도,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숙제 도와주기와 신체놀이활동, 음악·미술·체육· 독서지도 등의 특기적성 교육 그리고 체험학습 지원까지 해준다. 그것도 무료봉사로. 도대체 어떤 선생님들일까? 대학생들이나 현역 교직원들이라면 이미 누군지 짐작하셨을 것이다. 바로 '동생 행복 도우미'의 준말인 '동행'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다.

'동행' 프로젝트는 사교육 수요가 최대한 학교 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흡수될 수 있도록 공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심하던 중 탄생했다. 대학생 누나·형들이 저소득층 초·중·고 동생들의 학습도우미로 나선다면 어떨까. 우선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보유한 대학에 협조를 구했다. 학교 교육을 관할하고 있는 시교육청도 협력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학습지원서비스였다.

2009년부터 첫 활동을 시작했으니 '동행봉사단'은 올해 3년째다.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동행'은 조용히 호응을 얻었다. 2009년 1학기에는 2,6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해 318개 학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 다음해인 2010년 1학기에는 대학생 5,100여 명이 600개 학교에서 활동하는 등 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리고 오는 3월 7일부터 700여 개 초·중·고교에 배치되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서울시 ‘동행프로젝트’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5,500여 명에 이른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과연 어떤 매력이 그들을 끌어들이고 있을까? 실질적인 혜택을 나열하자면 40시간 이상 봉사 시 서울시장 명의 인증서 제공, 워크숍 참석 및 해외봉사활동 기회 제공 등의 인센티브뿐이다. 굳이 덧붙이자면 매년 우수 봉사자 10명을 선발하여 서울시장명의의 표창을 준다는 것 정도. 물론 대학생 봉사자의 역량강화를 위해 기본교육을 비롯하여 실제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내용으로 한 특강을 제공하고 있긴 하다. 이것만으로 2010년 설문조사에서 대학생 봉사자들의 만족도 79%, 초중고 수혜 학교 만족도 94%라는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을 설명하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감이 있다. 

2009년부터 3년째 참여하고 있으며, 2011년 동행 봉사단 전체 대표로 활동하게 될 국민대 재학생 유재호 씨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처음 상봉초에서 바둑교실을 시작으로, 장안중 영어 교과목학습지도, 면동초 예체능 축구교실까지 아주 다양하게 활동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상봉중 예체능을 신청했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처음에는 제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동행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깐 제가 나눠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동생들로부터 받고 있더군요. 작은 것에도 감동하는 순수한 마음, 40명의 아이들이 합창한 스승의 노래. 이런 값진 것들이 제가 동행을 끊지 못하는 이유인 거 같아요.”

유재호 씨의 말처럼 '동행' 활동 후 많은 참가 대학생들은 다음해에도 계속 봉사를 한다. 어린 학생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법과 예비교사로서 학생지도에 무엇이 필요한지 사전에 피부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이후 사회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충분한 장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동행' 봉사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참가자들 대다수의 말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조금 더 채워줄 수 있는 스펙을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이 봉사는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동행' 대학생들이 더욱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에는 그만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올곧은 청년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올해부터는 '동행' 자체의 평가시스템인 모니터링 및 설문조사, 대학별 간담회 등을 통해 대학생 및 수혜학교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여 프로그램 일부를 개선하기로 했다. 사용자 중심의 온라인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나 홈페이지 로그인만으로 필요한 봉사실적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게 된다. 프로그램 내용적으로도 수혜학생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지도하고 학습계획을 짜는 데 도움을 주는 '자기주도학습지원' 분야가 신설되었고, 특기적성 분야 중 독서지도가 강화되었다.

대망의 ‘2011 동행 Together 발대식’이 3일 오후 3시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대학생 동행봉사단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학기 '동행'의 힘찬 출발을 알린다. 어쩌면 이 자리는 감동의 눈물로 가득한 공연장이 될지도 모른다. 작년 언니·오빠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동생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가 펼쳐지기 때문. 명덕고와 영락고 학생들의 오케스트라와 댄스 무대 그리고 한세사이버보안고 김윤성 학생의 수기낭독이 준비되어 있다. 세계적인 마술사 이은결의 축하 무대도 펼쳐진다.

'동행' 홈페이지(http://donghaeng.seoul.kr)에서는 3월 말까지 1학기 참가자를 접수한다. 서울시 소재 대학(원) 재학 중이거나 서울 거주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문의: 교육협력국 교육격차해소과 02) 2171-2997

#자기주도학습 #동생행복도우미 #동행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