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보호약 먹으면 술 더 취할 수 있어!

이국래

Visit2,459 Date2012.12.28 00:00


[서울톡톡] 연말이 되니 송년회, 회식 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많은 시기이다. 술을 인간이 언제부터 마셨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고대 이집트 시대의 벽화 등을 보면 포도주 담그는 모습 등에서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이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힐 만큼인 것을 보면 술로 인한 건강의 문제가 특히 심각하며 또한 알콜성 간질환이 실제 임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


술은 몸에서 몇 가지 과정을 거쳐서 배출되게 되는데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는 주로 간에 존재하나 20% 정도는 위에 있다. 그러므로 음주 전 적당한 음식의 섭취가 위 배출시간을 연장시켜 우선 위에서의 술의 분해를 가능하게하며 술의 흡수를 지연시켜 늦게 덜 취하게 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위장약으로 흔히 쓰는 산분비억제제의 일부는 술 마시기 전 위장 보호를 위해 먹는 수가 있는데 술 대사 효소를 억제하여 오히려 술을 더 취하게 하거나 늦게 깨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술 마신 후에 나타나는, 얼굴이 빨개지거나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은 알콜의 대사 과정 중 생기는 알데하이드 때문인데 이는 또한 간세포의 손상을 주어 알콜성 간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것을 분해하는 효소는 간세포 내에 존재하는 데 이 효소의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술이 약하거나 한잔만 마셔도 실신하는 수가 있다.


알콜의 양은 알콜 농도에다가 마신 양을 곱하고 거기에다 알콜 비중인 0.8을 곱하면 된다. 남자의 경우 해가 되는 하루 음주량은 40~60그램 그러니까 소주 한 병 정도이며 여성은 하루 20~40그램 정도가 된다. 그러므로 여성의 경우 하루 소주 반 병 이상은 위험량이 될 수 있다. 하루 한두 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 질환을 줄이거나 소화 기능을 촉진하고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하나 지속적인 과음을 하는 경우 간질환 뿐 아니라 위 식도염, 췌장염, 심장질환, 정신 장애, 비뇨 생식기 장애 등 많은 건강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술을 마실 때 천천히 마시거나 안주를 많이 먹으면 덜 취하지 않을까 하는데 취하는 것은 결국 마시는 술의 총량에 따르게 된다. 그러나 술 자체에는 칼로리는 있으나 영양 요소는 결핍되어 있으므로 음주 시 적당한 음식 섭취는 건강에 이롭다 하겠다. 음주 후 1시간 정도 쉰 후에 운전을 하겠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데, 이는 술 마신 후 30분에서 90분 후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최고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밤 늦게까지 많은 술을 마시고 아침에 운전하는 것 역시 아직 술의 분해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실제로 혈중 알콜 농도가 상당히 남아 있으므로 위험하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술 자체의 이뇨 작용으로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다음날에는 탈수 증상으로 갈증이 더 심하게 되는데 술을 깬다고 사우나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탈수를 더 심하게 하여 좋지 않고 다량의 전해질을 함유한 국물 있는 음식을 먹거나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 시 충분한 수분 있는 음식이나 물을 마시는 것도 이의 예방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서울시에서는 오래 전부터 매주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지정해 실시하고 있는데 주말 술을 쉬고 다시 출근하여 모임과 술 생각이 많은 날로 생각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시 적당한 음주와 과음 후에는 며칠간 간을 쉬게 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글/이국래(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병전문센터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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