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나 목, 벌에 쏘였다면 곧장 응급실로!

홍기정

발행일 2011.09.05. 00:00

수정일 2011.09.05. 00:00

조회 2,913

어느새 폭우와 무더위가 지나가고 가을에 접어들었다. 가을엔 벌초나 성묘,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난다. 이때 만나게 되는 불청객이 바로 벌이다. 벌에 쏘이게 되면 잠시 고통을 겪다가 괜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각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벌에 쏘이는 사고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 8월 말에 전북의 덕유산 야영장에서 야외 작업을 하다가 벌에 쏘인 60대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벌에 쏘이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국소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벌에 쏘인 부위가 아프고 붉게 발적이 생기고 붓게 되며 가렵기도 하다. 벌에 쏘이게 되면 일차적으로 벌침이 아직 피부에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벌침이 있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신용카드 등 딱딱한 것으로 벌침을 밀어내서 제거를 하고 흐르는 물에 비누로 세척해서 이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통증 완화를 위해서 냉찜질을 하거나 진통 소염제를 복용할 수 있다. 국소적인 반응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이 되지만 벌에 쏘인 부위가 호흡 곤란 위험이 있는 입안이나 목일 경우 그리고 눈 등 주요 부위일 경우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벌에 쏘인 후 남아 있는 벌침

문제는 이러한 국소 반응이 전신적인 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이다. 독성 반응으로 보통 오심, 구토, 설사 등을 겪게 되고 두통, 발열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100마리 이상의 벌에 쏘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거나 노인이나 소아일 경우에는 꼭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경우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불리는 알레르기 반응을 겪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벌침의 독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해서 눈이나 입술이 붓는 혈관 부종이 나타나거나, 전신의 두드러기 등이 나타나게 되고, 호흡 곤란이나 혈압 저하 등의 치명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대개 벌에 쏘인 후 15분 내에 거의 대부분이 6시간 이내에 급격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119에 신고하여 가까운 응급실로 신속히 방문해야 한다. 병원에서 적절한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나 건물, 성묫길에 벌집이 보이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맨발이나 샌들은 삼가고 밝고 화려한 색의 옷을 입거나 향기 나는 로션이나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성묘처럼 벌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야외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면 가급적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즐거운 나들이나 성묫길 안전을 위해 미리 적절한 안전지식을 쌓아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글 / 홍기정(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전임의)

#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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