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국민에게 감동을 주다

하재근(문화평론가)

발행일 2014.02.18. 00:00

수정일 2014.02.18. 00:00

조회 1,750

이상화(사진 뉴시스)

[서울톡톡] 빙속여제 이상화(25세·서울시청) 인기가 치솟으며 광고계에서의 주가도 뛰고 있다. 현재 이상화의 모델료는 1년 전속 계약 기준 2~3억 원 수준이지만 곧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영웅인 김연아의 모델료가 10억 원대로 가장 높은데, 이상화의 폭발적인 인기와 향후 동계올림픽 추가 도전이 가능하다는 미래가치까지 감안하면 김연아에 버금가는 수준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의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동계올림픽 2연패라는 엄청난 성과와 함께 다양한 매력까지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화제가 된 것은 이른바 섹시화보였다. 한 남성잡지에서 찍은 화보가 최근 공개됐는데 이것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던 그녀는 이 화보에선 아름다운 여성미를 선보여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가족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오빠도 스케이트 선수였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동생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맞벌이를 했고, 이상화는 이런 가족의 뒷받침에 보답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그 과정에서 한 쪽 무릎엔 물이 차고, 하지정맥류도 심해졌지만 치료를 뒤로 미루고 진통제까지 맞아가면서 이번 올림픽 무대에 섰다고 한다.

또 하나의 반전매력이 있다. 개그맨 정준하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미터 시상식 직전에 SNS에 '예쁘다, 예쁘다, 상화야'라고 올리자 이상화가 '나 어때, 잘해찡?'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가 SNS로 밥을 먹었느냐고 묻자 '지금 머거쩌용'이라고 답했다는 사실도 전해져 인터넷이 요동쳤다. 빙속여제라고 불릴 정도로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쳐보이는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과 너무나 상반되는 귀여운 이미지가 네티즌의 마음을 뒤흔든 것이다.

서울시청 소속 이상화 선수의 올림픽 2연패를 서울시민과 함께 축하하기 위한 대형 현수막

올림픽 2연패의 강인함에, 섹시한 여성미, 가족의 휴먼스토리, 그리고 귀여움에 이르기까지, 어느 기획자가 작정하고 홍보 전략을 기획했어도 이렇게 다양한 매력이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진 못했을 것이다. 이런 복합적인 매력이 이상화의 인기를 천정부지로 치솟게 만들고 있다.

굳은살로 뒤덮인 이상화의 발(사진 뉴시스)

특히 그녀의 발사진이 국민을 감동에 빠뜨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이상화의 발은 굳은살로 뒤덮이고 색깔도 변형된 상태였다. 사람들은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을 했으면 저렇게 발모양에 변형이 왔을까?'라며 감동하고, 또 힘을 얻었다. 이번 사진으로 이상화는 국민에게 힘을 준 발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등재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

첫 번째 주인공은 박세리였다. 1998년 7월 7일, 미국 US여자골프대회 연장전에서 박세리가 친 공이 러프에 빠지자 국민은 낙담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포기하지 않고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물에 들어가 침착하게 공을 쳐내 마침내 대회에 우승하고 말았다. 이것은 IMF로 신음하던 국민에게 큰 힘을 준 사건이었다. 특히 양말을 벗었을 때 나타난 하얀 발이 국민적인 화제가 됐다. 검은 종아리와 선명히 구분되는 하얀 발. 사람들은 '종아리가 다 타도록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겠느냐'며 감동했고, 우리도 최선을 다 하면 IMF 국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힘을 얻었다.

그다음 주인공은 발레리나 강수진이었다. 발가락 마디마디가 튀어나와 추하게 변형된 그녀의 발 모습에 사람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그 발이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았는지를 웅변했다. 사람들은 그 발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고 했다. 나중에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되는 임요환도 그 발사진을 보고 감동받아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다음 주인공은 박지성이다. 엄지발가락이 위로 들려버렸고, 발뒤꿈치는 시커멓게 변했으며, 수없이 빠지고 다시 자라 투박해진 발톱까지. 그의 발도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줬는데, 이번에 이상화 선수의 발도 이러한 감동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들의 발처럼 뜨거운 삶을 살았다는 열정의 증거가 우리에게도 있을까? 이상화의 발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삼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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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김연아 #빙속여제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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