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하는 청소년들 '비상'

이승환

발행일 2011.03.04. 00:00

수정일 2011.03.04. 00:00

조회 3,910

 

사례) 16세 고등학생인 김OO 군은 지난 수 주간 점점 심해지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통증 때문에 정형외과 외래를 방문했다. 이전에 외상을 입거나 스포츠 활동을 심하게 한 적이 전혀 없고 과거 엄지손가락에 다른 문제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열이 나거나 전신 증상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다만 부모의 이야기에 따르면, 김군은 하루에 거의 2시간 이상 친구들과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곤 했다. 검진 소견 상 김군은 휴대폰 문자를 보내기 위해 엄지손가락을 사용할 때 엄지손가락 외측면을 따라 손목으로 뻗쳐나가는 통증을 호소하였고 해당 부위를 누르면 가벼운 통증을 호소하였다. 일반 x-ray 및 혈액검사 소견은 정상이었다.

최근 휴대폰이 대중화되고 문자 이용, 인터넷 접속 등의 이용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2010 년 미국 통계를 보면, 인구의 82%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어 2억 9천3백 명의 휴대폰 가입자가 존재하며 이들이 한 달 동안 보내는 문자 건수가 무려 천7백억 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15~18세 사이의 휴대폰 보급률이 85%, 11~14세 사이의 휴대폰 보급률이 69%에 달해, 과거에 비하여 성장 과정에 있는 젊은 연령층의 휴대폰 보유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고, 이들에게서 발생하는 휴대폰과 관련된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휴대폰으로 문자, 인터넷 등 자판을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손가락 힘줄의 건초염을 ‘타자 건초염(打字 腱鞘炎 : texting tenosynovitis)'이라고 하며 최근 들어 그 발생률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로 휴대폰 사용 시간이 많은 젊은 연령층에서 흔하고 엄지손가락을 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경우 주로 발생합니다. 또한 이러한 증상은 뒷목이나 어깨 통증과 동반하여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호전되는게 보통이지만 휴대폰 사용 습관을 교정하지 않고 장시간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됩니다. 6 개월 이상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일반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해당 증상이 있을 경우 다음과 같은 습관의 교정이 필요합니다.

1) 하루에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둘 것
2) 가능하면 한 손이 아닌 두 손을 이용해서 휴대폰 자판을 누를 것
3) 휴대폰 자판 작업 중간 중간에 자주 휴식 시간을 둘 것
4) 너무 빠른 속도로 휴대폰 자판 작업을 하지 말 것
5) 휴대폰 자판 작업을 할 때 허리, 어깨, 팔 등의 자세를 바로 할 것

‘타자 건초염’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되지 않거나 만성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진통소염제 복용, 부목이나 보조기 착용, 물리 치료, 주사 요법 그리고 수술적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초기에 이를 호전시키고 더 나아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올바른 휴대폰 이용 습관입니다. 지나친 휴대폰 이용은 이와 같이 근골격계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하고 또한 청소년기 균형적인 정서 형성이나 사회적 소통 능력 등 정신적인 발달 측면에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린 연령층의 휴대폰 사용에 있어서 부모들이 올바른 지침을 주고 그에 따라 지도를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글/이승환(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관절척추전문센터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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