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려움, 아무데서나 긁을 수도 없고~

조소연

발행일 2010.09.10. 00:00

수정일 2010.09.10. 00:00

조회 5,640

수영장이나 공중목욕탕 등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서 감염될 수 있어

무좀은 발 피부의 각질층을 침범하는 곰팡이 감염이다. 매일 깨끗하게 발을 씻지 않으면 땀과 노폐물이 피부 표면에 쌓여서 곰팡이가 생존하기 좋은 습하고 불결한 여건을 만들어주어 무좀이 더 잘 생길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원래 존재하는 발의 구조적 문제, 예를 들면 발가락 사이가 딱 붙어 있어서 늘 땀이 차 있다든지, 노화가 진행되면서 몸의 면역반응이 원활하지 않아서 곰팡이 감염에 취약해진다든지 할 때 잘 걸릴 수 있다. 또 당뇨, 림프종, 에이즈, 말초혈관질환, 장기 이식 후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와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같은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에는 누구나 무좀에 더 잘 걸릴 수 있다. 발은 습도가 높고, 보행에 의한 기계적 자극으로 피부에 손상이 생겨 곰팡이 감염이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마라톤이나 축구 같은 스포츠 활동이나 꽉 끼는 신발에 의해 발에 상처가 생겨서 감염될 수 있고, 수영장이나 공중목욕탕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통해 발에서 발로 전염될 수 있다.

발무좀을 방치하면 곰팡이가 발톱을 침범해서 발톱무좀이 생길 수 있고, 손으로 자꾸 감염된 발을 만지면 손무좀, 손톱무좀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사타구니, 몸, 얼굴, 두피, 수염 등 몸의 다른 부위에도 무좀이 번질 수 있다.

발무좀의 임상적 형태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한 형태가 지간형으로,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하얗게 짓무르고 가렵고 냄새가 심할 수 있다(사진 1). 두 번째로 소수포형 무좀은 발바닥과 발 옆에 작은 물집이 많이 생기고, 굉장히 가려운 게 특징이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 전체에 걸쳐 각질이 두꺼워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형태다. 발무좀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발톱에까지 곰팡이가 침범해서 발톱이 대개 바깥쪽부터 광택을 잃고 누렇게 변색되고 두꺼워지고 깎을 때 부스러지는 발톱무좀으로 진행할 수 있다(사진 2).

발톱무좀이 진행되면 너무 두꺼워져서 아무리 무좀약을 복용해도 아예 발톱이 자라지 않고 단단한 돌덩어리처럼 붙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전기 연마기로 발톱을 갈아내거나 아예 병든 발톱을 뽑은 후 무좀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발톱무좀으로 인해 발톱이 변형되고 휘어서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심하지 않으면 발톱이 자라나올 때까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치실로 발톱 끝을 위로 들어 올려주거나 거즈를 발톱과 살 사이에 끼워주는 방법도 있다. 심할 경우엔 발톱을 일부 잘라내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무좀으로 인해 이차적 세균 감염이 될 수도 있는데, 손발톱에 녹농균 같은 세균 감염이 되면 손발톱이 초록색으로 변하고, 팔다리의 연부조직 감염인 봉소염이 생겨서 국소적으로 팔다리가 붓고 아프고 빨갛게 될 수도 있고, 발톱은 발가락뼈 바로 위에 있기 때문에 골수염이 생길 수도 있다.

무좀과 습진 모두 가려운 수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감별진단 어려울 수 있어

발에 가려운 병변이 생긴다고 모두 무좀은 아니다. 무좀과 습진 모두 가려운 수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감별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고 제대로 진단을 받아야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좀인데 스테로이드 제제인 습진 치료제를 바르면 겉으로는 증상이 조금 완화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무좀곰팡이가 잠복해서 잘 낫지도 않는 만성무좀이 되기 때문이다. 피부과에 가면 물집을 터뜨려서 현미경으로 균사를 확인하거나 발바닥의 각질을 긁어서 진균 배양검사를 하거나 무좀치료, 즉 항진균제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고 무좀으로 확진할 수 있다.

무좀 치료는 요즘은 경구약과 연고 효능이 좋기 때문에 발톱을 침범하지 않은 단순한 무좀은 하루에 한 번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바르거나 약을 2~3주 복용하면 치료가 잘 된다. 그러나 일단 발톱에 무좀이 파급되면 병든 발톱이 곰팡이의 저수지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발무좀 치료만 해서는 소용이 없고 반드시 병든 발톱이 다 자라 나가서 깨끗한 새 발톱으로 대치될 때까지 경구 무좀약을 복용해야 완치할 수 있다. 손톱은 3개월에 1cm, 발톱은 6~8개월에 1cm 정도 자라므로 반드시 경구 항진균제를 3~12개월간 복용해야 완치할 수 있다. 먹는 무좀약 즉 항진균제는 원인균, 환자가 복용하는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게 되는데, 매일 한 번씩 복용하는 약, 한 달에 일주일씩 복용하는 약, 일주일에 한 번씩 복용하는 약 이렇게 세 가지가 있고, 내복약과 동시에 연고와 매니큐어 제품 같은 국소도포제를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더 높다.

무좀약은 독하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진 분이 많은데, 치료 전에 피검사를 통해 간기능을 확인하고 복용을 하게 되며 치료 전 간기능이 정상인 경우 대부분 수개월간의 치료 완료 후에도 간기능에 아무 문제가 없다. 간기능이나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서는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불가피한 경우 발톱을 갈아내고 매니큐어약을 바르는 국소치료제만으로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크게 호전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발톱무좀은 계속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기간도 짧아지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발톱무좀이 있으면 남에게 계속 무좀을 옮길 수 있으므로 완치될 때까지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식초, 빙초산, 우황청심환을 녹인 물, 목초액, 소금이나 모래찜질, 길거리 상인한테 구입한 중국약, 태국약 등을 사용한 후 발바닥 피부가 다 벗겨지거나 강산이나 뜨거운 모래, 소금에 화상을 입거나, 접촉피부염 등이 생겨서 결국은 합병증까지 생긴 상태로 피부과로 오는 경우가 많다(사진 3). 민간요법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요법일 뿐 무좀의 원인 곰팡이를 죽이는 근치방법이 될 수 없다. 특히 희석을 해도 빙초산은 너무나 위험하다. 피부과에 가면 더 좋은 찜질용 용액 형태의 약도 있으니 꼭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받도록 한다.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발을 청결하고 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하고, 땀은 빨리 닦고, 양말을 신어 신속하게 흡수해야 한다. 굽이 낮고 앞이 좁지 않은 잘 맞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낡은 신발, 남이 신던 신발은 버려야 한다. 평소에 발가락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발톱을 깎을 때는 일자로 깎고 발톱 가장자리를 너무 짧게 깎지 않아야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그리고 무좀이 있는 발톱을 가장 마지막에 깎아서 다른 발톱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발과 몸의 다른 부위에 이미 존재하는 무좀이 있다면 이것을 먼저 치료해야 하겠고, 무좀이 완치된 후에도 체질적으로 무좀이 잘 생기는 분들은 재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완료 후에도 재감염 방지 차원에서 발과 발톱에 광범위 무좀연고를 매일 한 번씩 바르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들은 특히 발무좀이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발을 한 번씩 잘 관찰해서 무좀이 생기면 조기에 치료를 받도록 한다. 남성들의 사타구니에 흔히 생기는 완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는 사각팬티를 입고 발무좀이 있다면 옷 입을 때 양말을 먼저 신고 바지를 입어서 발의 곰팡이가 사타구니로 파급되는 것을 막도록 한다. 그리고 특히 여성들은 손을 물에 너무 자주 담그지 않도록 한다.

글:조소연(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피부과 서울의대 교수)

#정보 #질병 #건강 #무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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