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페이스북 `스타`에게 한수 배우기...

서울톡톡

발행일 2014.07.21. 00:00

수정일 2014.07.21. 00:00

조회 808

sns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SNS시인 하상욱 쟁탈전'을 계기로 기관 페이스북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SNS계의 아이돌로 통하는 부산경찰청의 장재이 순경, 고양시 이름을 딴 고양이 캐릭터를 직접 만든 고양시청의 신형우 팀장,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빠른 속도록 친구수를 늘려가며 두 기관을 추격하고 있는 서울시청의 이은영 주무관이 그들이다. 사실 SNS 홍보나 마케팅 전략에는 딱히 공식도 없고, '정답'도 없다. 가볍고 쉬운 것 같다가도 어렵고 복잡한 그것. 이날 3자 대면으로 하상욱 쟁탈전 뒤풀이를 한 이들에게 그 '노하우'를 들어봤다.

-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좋아요 102,833) 장재이 순경

장재이 순경 '수정시장통 입구에서 "내가 유병언이다"라며 행패를 부리는 아저씨, 신고가 들어와 단단히 어루고 달랬습니다. 하지만 성에 안찼는지 공중전화를 옮겨다니며 "지금 대균이와 함께 있다"라고 112에 허위신고를 하는 아저씨. 세 번째 공중전화에서 공무집행방해로 검거되었습니다. 동부경찰서 소식입니다.'

이처럼 사건 사고 소식을 구수한 말투로 옮겨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페이스북 운영을 맡고 있는 장재이 순경은 "보통 공공기관 SNS는 판에 박힌 '동정'일색입니다. 나도 보기 싫은 재미없는 행사 사진이 시민의,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기본기'부터 설명했다.

기관이 알리고 싶은 것보다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에 주목하고 그 안에서 재미와 흥미 요소를 찾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것. 부산경찰청 '페북'만큼 톡톡 튀는 입담을 자랑하는 장재이 순경이다.

"아이템은 지천에 깔려 있어요. 게임 용어도 끼워맞춰보고, 유행어 가사도 끼워 맞춰보고, 그러다 너무 언어유희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오래 고생한 사건은 그대로 살려서 '피나는 노력'도 보여줍니다. 페이스북에 성폭행 용의자 수배를 내렸는데 부산 시민들의 제보로 용의자를 검거한 일도 있어요. 용의자 왈 '부산경찰 페친인 친구가 빨리 자수하라고해 자수하러 가던 길어었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죠. 길 잃은 치매 노인과 어렸을 때 헤어졌던 가족을 찾아주는 것까지, 단순 재미와 흥미뿐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 고양시청 페이스북(좋아요 83,020) 신형우 디지털홍보팀장

신형우 디지털홍보팀장 '오늘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겠고양. 오늘 오전 11시를 기해, 고양시의 대부분지역으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될 예정이고양. 불금이라고 나갔다가 열불 날 수도 있고양. 이상 고양고양이 기상캐스터였고양.'

고양시 페이스북의 고양이 캐릭터를 탄생시킨 고양시청 신형우 팀장. 심지어 고양이 캐릭터는 그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저희도 페이스북 운영 1년째엔 6개월 동안 '좋아요' 수가 2,000명에서 늘지 않아 고민이 많았어요. 일산보다 유명하지 않은 고양시를 어떻게 띄울까 고민고민하다가 캐릭터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죠. 제가 그림을 좀 그리는데 직접 그려보자 이렇게 된 거죠. 고양이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나서 이틀 동안 6,000명으로 '좋아요'가 늘었어요. 좀 더 박차를 가해 보자라는 생각에 페이스북 '좋아요' 수가 8,000건을 넘으면 시장님이 직접 고양이 분장을 해줄 것을 용기있게 제안해 이벤트가 성사됐죠. 그후 '고양체'도 나오고, 코믹한 영상도 만들고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된 거죠."

신 팀장이 강조하는 것은 재미다. 권위적이지 않은 '~고양'이라는 말투는 '일산'보다 유명하지 않았던 고양시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켰다. 고양이 캐릭터로 인형도 만들고, T-셔츠도 만들고, 관용차량 디자인도 변경하면서 고양시민의 사랑 받는 캐릭터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 서울시 페이스북(좋아요 76,039) 이은영 주무관

이은영 주무관 '서울시 페이스북에 셀럽으로 꼭 초대하고 싶은 분 누규? 바로 하상욱 시인에 대한 서울시의 마음입니다. 「부산가서 왜 안오니 잘해줄게 서울로 돌아와」'

"하상욱 시인을 차지하기 위한 세 기관의 '고군분투'를 계기로 오늘 함께 모여 에피소드를 공유하게 된 걸 뜻깊게 생각해요. 서울시는 좀 늦게 합류했지만 시민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좋아요' 수가 늘었고, 고양시와 부산경찰청을 거의 추격했죠(웃음)"

기관 페이스북의 관건은 재미와 정보, 그리고 비주얼이라고 강조하는 이은영 주무관. "저희는 타 기관에 비해 매일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의 수가 좀 많아요. 서울시 내부에서 꽤 괜찮은 정보들이 보도자료로 쏟아지는데 그냥 넘기기 아깝더라고요. 그 중에서 제가 시민입장이라면 어떤 게 유용할지, 어떤 것이 흥미로울지 골라낸 정보들까지 제공하다보니 콘텐츠 수가 좀 많습니다."

같은 내용도 서두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또 함께 올리는 사진이 어떠냐에 따라 반응이 갈린다는게 이 주무관의 설명. 그녀는 또 "제 마음대로가 아닌, 철저하게 시민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지만, 저 스스로가 시민이 되어 즐긴다 생각하면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 특히 반응을 바로 바로 읽을 수 있는 SNS의 매력에 빠지니 점점 더 몰두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서울시는 시민이 일일 '페북지기'로 활동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어 <연탄길> 이철환 작가의 감동 에세이를 비롯해 9명 시민이 전하는 소식을 공유하는 <시민의 목소리로 만드는 서울>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