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가온길` 아직 모르세요?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14.06.09. 00:00

수정일 2014.06.09. 00:00

조회 1,818

한글가온길을 알려주는 조형물

[서울톡톡] 국어문화원의 주관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글쓰기 틔움' 3기 강좌가 지난 5월 14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의 하나로 근대 국어문화 유적지 및 '한글가온길' 답사가 지난 5월 28일(수)에 있어 다녀왔다.

글쓰기 틔움 강좌의 일부로 이뤄진 근대 국어문화 유적지 답사

첫 장소는 한글 반포를 위한 연구가 이루어진 경복궁 내의 집현전이다. 세종 때(1420년)에 만들어진 집현전은 학사들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집필한 곳으로 학술과 정치 비중이 큰 곳이었다. 그 후 세조 때(1456년) 수정전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고종 때 복원하여 왕의 편전으로 사용했다.

궁을 나와 세종의 생가를 찾았는데 종로구 통인동 도로변의 조그마한 비석에 그 당시 동네이름과 설명문이 있었다. 집터를 알리는 비석만 달랑 서있는 것에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꼈다.

광화문 큰 도로를 건너 내수동에 있는 용비어천가라는 큰 빌딩 앞에 주시경 선생의 호 '한힌샘'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선생의 생가 터 비석이 있었다. 그리고 건물 뒤편에는 '주시경 마당'이라는 쉼터와 선생과 헐버트의 한글 연구 활동을 기록한 조각판이 있다.

주시경 마당과 한글 연구에 대한 조형물

주시경 선생은 세종 이후 처음으로 한글과 우리말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한 학자이자 한글운동가이었다. 고종이 초청한 헐버트는 최초의 교육기관 육영공원의 교사로 "한글과 견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인문지리 교과서 <사민필지>를 펴냈다. 이 책은 최초의 한글전용 교과서로 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서양을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독립신문사 터, 원각사 터의 비석

다음 장소는 원각사 터였는데 이곳이 판소리를 무대화 한 창극공연장이었고 화재로 건물이 소실된 후 복원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비석만 서 있었다. 지금은 주차장이 된 공터를 뒤로 하고 한글학회를 찾았다.

주시경 선생의 국어연구학회가 시초가 되어 지금의 한글학회가 1949년 9월에 창립되었다.

한글학회의 전신이었던 주시경 선생의 국어연구학회

한글 타자기 발명가 공병우 박사의 도움으로 1972년 9월부터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매달 국어 말글운동과 정책의 역사를 담아 온 월간지 <한글 새소식>이 지난 4월에 발간 500회를 맞았다. 직원이 불과 4명인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배재대학교의 전신인 배재학당에 있었던 독립신문사 터가 오늘 답사의 마지막 장소다. 1896년 발간된 독립신문은 서재필이 중심이 된 독립협회 기관지로 4면 중에 3면은 한글, 1면은 영문으로 발간한 최초의 한글 전용 민간신문이었다.

지난 4월, 500회 발간을 맞은 [한글 새소식]

세종이 어려운 한문으로 자기의 뜻을 전하지 못하는 백성이 안타까워 1443년에 '훈민정음'을 창제, 1446년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포했다. '훈민정음'은 말 그대로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깊은 뜻을 새길 수 있는 한글가온길을 한 번쯤 다녀오시기를 권해본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고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경복궁 수정전(집현전) 방문에 도움이 된다.

문의: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02-735-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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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가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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