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산책하는 기분이란 이런 것

시민기자 김종성

Visit2,012 Date2013.12.18 00:00

[서울톡톡] 겨울은 정말 다른 세상이다. 특히나 눈 내린 겨울 산은 한 폭의 수묵화 같고 타 계절과 다른 느낌이 들어 꼭 한 번 가보고 싶게 한다. 하지만 겨울 산은 유난히 해가 일찍 저무는 까닭에 어스름한 새벽에 일어나 길을 나서야 한다.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는 이불의 유혹을 이겨내고 침대에서 나와 산행을 위해 어둠과 추위가 기다리고 있는 집밖으로 나서는 일은 전장에 나서는 전사의 용기가 필요할 정도다.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


다행히 서울엔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밥까지 잘 먹고 찾아가도 겨울 산행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다. 주말이면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로 인파를 이루는 불광역 2번 출구로 나와 몇 분 걸어가면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과 함께 북한산 생태공원이 나온다. 북한산 둘레길 8코스 구름정원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구름 정원길이라니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둘레길 이름이 참 낭만적이다. 생태공원 뒤로 눈 쌓인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걸음을 멈추고 그림을 보듯 감상하게 된다.


둘레길을 걷다가 고개를 들면 언제든 멋진 북한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구름정원길은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은평 뉴타운이 있는 진관동까지의 5.2km의 길로 약 3시간 코스다. 북한산 둘레길 중 긴 코스에 속하는 길이다. 겨울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같이 간 친구와 얘기도 나누고 중간중간 벤치에 앉아 쉬어가다 보면 족히 4시간이 걸린다. 나무 데크길, 산길, 숲길이 오르락 내리락 이어져 따분하지 않고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학산 둘레길의 가장 큰 매력은 산세가 험하지 않다는 것. 북한산을 가로질러 구불구불 걷는 길이다 보니 가족들과 같이 나온 아이들이 길 섶의 쌓인 눈으로 눈싸움을 하며 장난을 치고, 주인과 함께 온 귀여운 반려견은 흰 눈을 보고 신나서 발을 구르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요즘처럼 눈 내린 겨울에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 동네 어르신들도 운동 삼아 산책 삼아 나오기 좋겠다.


길가에 둔중하고 커다란 바윗돌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둘레길의 정취를 돋구었는데 이 동네의 옛 이름이 독박골이란다. 독박골은 독바위골의 줄임말로 바위가 독(항아리)와 같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는 설과 유달리 바위가 많아 숨기 편하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는데, 크고 작은 바위들로 보아 충분히 그런 이름이 붙을만하다. 가까이에 있는 6호선 전철 이름도 독바위역이다.


도시를 전망하며 걷는 구름정원길(상), 도시가 하얗게 분칠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하)


눈이 내린 후라 ‘뽀드득 뽀드득’ 경쾌한 발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구름정원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나무 데크길이 이어진다. 주위엔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고 서있는 소나무들로 가득하다. 탁 트인 하늘과 울창한 숲 그리고 내가 사는 도시의 풍경이 함께 발 밑에 펼쳐져 보여 발걸음이 저절로 멈추게 한다. 나무 데크길 끝엔 벤치가 있는 전망대도 있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한숨 쉬어가기도 좋다. 머리 위로 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북한산과 능선이 손을 뻗치면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겨울눈 때문인지 북한산의 위용이 한결 늠름하게 보인다.


진관사는 구름정원길 걷기를 마무리하기 좋은 곳이다


북한산 둘레길 8코스 구름정원길이 끝날 지점에 부근에선 잘 알려진 큰 절 진관사가 있어 걷기를 마무리하기 좋다. 절 입구 일주문에서 대웅전 안까지의 계곡 옆에 나무 산책로가 있어 흐르는 계곡물을 감상하며 기분 좋게 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경내 자판기에서 차 한 잔을 뽑아 절 툇마루에 앉았다. 눈 내린 사찰과 그 뒤로 호위하듯 펼쳐진 북한산의 풍경이 한 폭의 수묵화 그림처럼 아름답다.






■ 겨울산행 TIP
겨울 산행 때는 배낭을 꼭 매는 게 좋다. 산행 중 내리막길이나 쌓인 낙엽 위를 걷다가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면 자칫 엉덩이뼈나 머리를 크게 다칠 수 있는데 이때 배낭이 완충역할을 해 부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문의 :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시설과 둘레길운영팀(02-900-8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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