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붕 아주 작은 도서관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13.12.12. 00:00

수정일 2013.12.12. 00:00

조회 2,417

[서울톡톡] 서울시가 '책 읽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2015년까지 총 99개(공공도서관 24곳, 작은도서관 75곳)의 도서관을 추가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도서관 중에서 기자의 관심을 끄는 건 바로 동네만의 특색을 담은 '작은도서관'이다.

도봉구 창동 초안산 숲속공원에 위치한 `창골마을 붕붕도서관`

은평구 불광천가에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빨간색의 '불광천 작은도서관'은 하천길을 산책하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낡은 경로당을 새로 단장해 만든 '고맙습니다 (관악구) 하난곡 작은도서관'은 다문화 어린이 및 부모를 위해 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등으로 된 아동, 육아용 도서 80여 권을 비치했다. 강서구 가양동의 '도란도란 도서관'은 교육을 이수한 구민 사서가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작은도서관은 이렇게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레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작가들의 스승으로 일컫는 보르헤스가 '천국이 있다면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아마 그가 지칭한 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도봉구 창동 초안산 숲속공원에도 그런 도서관이 지난 가을(10월 1일)에 개관했다. 이름도 재밌는 '창골마을 붕붕도서관'. 창동의 원래 이름이 '창골마을'이었단다. '붕붕 도서관'이란 이름이 붙은 건 폐차된 버스가 도서관으로 변신을 해서다. 폐차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아진교통 142번 버스가 한 주민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버스를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서울시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사업 취지에 공감한 아진교통에서 고맙게도 버스를 기증했다.

붕붕도서관 내부(사진 도봉구청)

평범한 버스 외관은 형형색색 물감으로 물들여졌고 내부는 1,400여권의 책으로 가득 채워졌다. 버스 손님들이 사용했던 딱딱한 의자와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손잡이가 사라졌다. 그 대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책과 소설책들이 가득 들어섰다. 대부분 유아도서와 아동도서가 차지하고 있다. 성인도서는 간간히 보인다. 버스 뒷부분에는 소모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이 공간은 다락방 같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란다.

책 읽는 아이들이 편안하고 즐거워 보인다(좌), 버스의 맨 뒤는 도서관 다락방처럼 꾸며져 있다(우)

버스 속에서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버스 주변 공원에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무료로 대여해주는 10개 정도의 돗자리가 구비되어 있는데, 가을에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단다. 물론 돗자리만 빌릴 순 없고 책과 함께 빌려야 한다. 도서관 바로 옆에 쉼터로 좋을 정자도 있고 공원 화장실도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도서관 주변에 테이블, 정자, 화장실이 있다(좌), 눈이 내린다며 도서관 밖으로 나와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우)

단순한 지식창고나 답답한 도서관의 느낌을 탈피하고 마치 놀이터처럼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창골마을 붕붕도서관', 버스를 타는 것처럼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면 한다.

위      치 : 도봉구 창1동 428-1(1호선 전철 녹천역 1번 출구 도보 5분)
운영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 매주 화요일 및 법정 공휴일 휴관
이용문의 : 2091-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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