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문 중 흥인지문만 네 글자일까?

시민기자 김수정

Visit2,892 Date2013.10.30 00:00

[서울톡톡]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듯 쌀쌀해진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 할 때쯤, 마지막 한양도성 스토리텔링 투어가 시작되었다. 10월 5일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되었던 이번 투어의 마지막은 10월 26일, 오후 5시, 낙산공원 놀이광장에서 시작됐다.


낙산 성곽에서 바라본 서울의 삶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한양도성의 좌청룡인 낙산이 우백호의 인왕산보다 높이가 낮습니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장자가 왕위에 오르지 못할 거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장자가 왕위에 오른 경우는 조선왕조 27대 동안 7번 밖에 없었습니다. 조상들의 선경지명이 대단하지요?”


“영어를 만든 사람이 누굴까요? 중국어를 만든 사람은 누굴까요? 그렇다면 한글을 만든 사람은?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한글만이 그것을 만든 사람과 반포일을 알며,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고 있습니다.”


해설사 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로움이 강조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느끼며 동대문으로 내려오니 파랗던 하늘이 붉어지더니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헤드라이트를 밝히며 달리는 자동차를 보니 잠깐 동안 내가 어디에 와있는지 어지러웠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면 이런 기분일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명을 받은 흥인지문 앞이었다. 사대문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흥인지문의 천장에는 파란색 용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흥인지문


“한양도성 사대문과 사소문의 이름은 모두 세 글자인데 유독 흥인지문만 네 글자입니다. 이 역시 낙산이 낮아 기운이 약해 이름에 산맥을 뜻하는 ‘갈 지(之)’ 자를 넣어 좌청룡의 약한 기운을 보강했다고 합니다.”


오간수교(좌)와 이간수문(우), 마지막 한양도성 스토리텔링 투어 주제는 [이간수문,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이다.


바로 이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오간수교 아래로 흐르는 청계천과 임꺽정이 탈출했다는 오간수문을 재현한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다른 곳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었다. 이곳에는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면서 발견된 이간수문이 복원되어 있다. 성곽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밑으로 청계천이 흘렸던 이간수문에는 라는 사운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12개월의 계절의 변화를 담은 곡이었다. 그 앞 벽면에는 라는 짧은 영상이 비춰지고 있었다. 성곽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서울살이의 모습들이 영상에 담겨있었다. 모두 이번 투어를 위해 설치된 작품들로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극대화 해주고 있었다.


인왕상 호랑이와 한양도성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호랑이가 나타났다] 연극


인왕산 호랑이와 한양도성에 얽힌 재미있는 연극과 하림&집시 앤 피쉬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끝으로 투어는 마무리됐다. 꽤나 쌀쌀했던 날씨였지만 모두들 비슷한 감정이었던지 ‘한 번 더’를 외치며 마지막 투어의 끝을 아쉬워했다.


파리나 로마, 아테네와 같이 역사적인 도시에는 꼭 야간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 한양도성 스토리텔링 투어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이라고 한다. 마지막이었지만 이것이 또 다른 시작이길… 이러한 과정과 노력을 통해 한양도성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계속 이어지길 바래본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