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감상, 난 골목길에서 한다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3.09.25. 00:00

수정일 2013.09.25. 00:00

조회 2,604

[서울톡톡] 선선한 가을 날씨가 피부에 와 닿는 요즘, 도시 이곳저곳에서도 축제 소식이 한창이다. 축제하면 대부분 거창한 규모의 행사를 떠올려보겠지만, 사실 작으면서도 소탈한 축제가 의외로 큰 의미로 남는 경우가 많다. 낙성대동 관악로 12길(관악구청 맞은편 골목)에서 10월 3일과 5일에 걸쳐 개최되는 제6회 '관악골목예술제'가 바로 그것인데 도예, 사진, 조형, 설치미술, 어린이작품전 등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이 흔히 오가는 골목길에서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매우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골목에서 열리는 작품전시회

관악골목예술제는 관악구청 근처에서 작은 공방을 하고 있던 김금자 대표의 작은 발상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예술을 꼭 미술관에서만 접해야 하는 법이 있을까? 집 옆의 가까운 골목에서도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상가도 없고 깜깜한 골목에서 골목예술제를 열게 되었다.

그래서 관악골목예술제는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작품활동과 예술작품전시, 체험예술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창작예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고,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됐다. 시민들이 오가는 골목을 전시장소로 정함으로서 지역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거주지에서 예술과의 만남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시민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이 작은 시작이 입소문을 타고 구경꾼들이 모여들면서 골목길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처음 시작했던 인헌초등학교 인근의 골목길은 인적도 드물고 상가도 없어 마냥 깜깜하기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골목예술제가 열리고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면서 상가도 들어서고 인근까지 환한 골목으로 변화됐다.

골목예술제의 감동어린 일화들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김 대표는 "이번 행사가 서울문화재단의 시민축제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작가들의 참여의지와 주위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개최할 수 있게 되어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처음의 소신대로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잔잔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예술행사로 퇴색되지 않았음을 바라는 마음도 비쳤다. 그는 행사를 진행해 오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일화들을 이렇게 들려줬다.

"어느 날, 행사가 열리는 골목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던 분들이 보게 되었어요. 잠시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구경하시는가 싶더니, 다음날에는 아예 오토바이를 놓고 다시 와서 감상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일화는 폐휴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머니들이 골목을 지나시다가 작품들을 감상하시더니 갑자기 제게 다가와 1만원을 손에 쥐어주시는 거예요. 어린이들의 작품들도 눈에 뜨이니 아이들 잘 키우라는 당부를 하시며 후원금으로 내 놓으신 거죠."

그 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이번 관악 골목제에는 관악구 소재의 한 장애인학교 어린이들의 작품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그는 귀띔해 줬다.

이번 관악골목예술제에서는 기존에 열렸던 행사내용처럼 도예, 카툰, 공예품 등 다양한 작품전시회가 열릴 뿐만 아니라 음악회와 무용, 영상상영 등의 볼거리도 제공될 예정이다. 그리고 3일과 5일, 저녁 5시에는 댄스와 전통음악공연, 오케스트라 공연등도 준비되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문화체험으로 북아트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민화부채 그리기 등의 코너도 마련될 예정이다. 관람료나 티켓예약 비용 등이 따로 있는 축제가 아니니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하여 참가해보면 좋겠다. 짧은 일상의 순간도 예술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가을의 풍경을 한층 더 고즈넉하게 만들 것이다.

장소: 관악구청 맞은편 골목 (낙성대동 관악로 12길)
전시: 9시부터 8시 30분까지 전시
공연: 3일-5시 /1부 댄스공연, 2부 봉천놀이마당 
        5일-5시 /안산 팝 오케스트라 공연
문의: 02-877-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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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관악골목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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