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비밀정원`엔 누가 살까?

시민기자 허혜정

발행일 2013.09.13. 00:00

수정일 2013.09.13. 00:00

조회 4,339

[서울톡톡] 서울 종로구 옥인동길을 따라 15분가량 걷다 보면 도심 속 보물 같은 계곡, 수성동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 바로 아래를 흐르는 계곡으로 겸재 정선의 <수성동> 회화에도 등장한다. 실제 겸재 그림과 비교해보면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계곡을 빙 둘러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옥인 1길로 들어서면 이곳 동네 주민들이 '비밀의 정원'이라고 부르는 집이 나온다. 바로 9월 11일에 개관한 박노수 미술관이다.

박노수 화백은 한국의 전통 방식을 취하면서도 간결한 색감과 대담한 터치 등 독자적인 화풍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사회 환원에 뜻을 가지고 종로구와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을 위한 기증협약을 맺었다. 2013년 2월 박노수 화백은 타계하였으며, 2013년 9월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2층 건물의 붉은 벽돌과 마당에 있는 수석은 잔잔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제 박노수 화백이 살았던 집으로 안방, 서재 등 화백님의 손길이 남아있는 장소는 <달과 소년>展 이 전시 중이다.

실제 거주하던 집을 전시관으로 꾸며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작품을 감상해야 한다. 고아한 품격과 파격적 구도와 색감으로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표현했던 박노수 선생님의 대표작품을 3개의 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는 총 7점의 대표작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가 거실과 안방으로 썼던 공간으로 마루, 장판지로 마감되어 개인의 주거공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투명한 쪽빛과 과감한 구도는 시원함을 전해주고, 홀로 달을 등지고 서 있는 소년의 뒷모습은 외로움을 말해주는 듯하다.

두 번째 전시실에는 70~80년대 초 산수화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들은 화면을 주제에 8할 이상 할애하던 이전의 산수화 기법과 달리 박노수 선생님만의 독특한 산수화의 시작을 보여준다. 이 전시실은 작가가 화실 겸 서재로 쓰던 곳으로 마루와 베란다, 벽난로가 이국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세 번째 전시실은 박노수 선생님의 작품 중 색감이나 형태면에서 개성적인 표현을 시도했던 작품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작가의 내면이 그대로 표출된 모습으로 획마다 작가의 정성이 느껴졌다.

전시실을 다 둘러보고 나면 마당에 있는 산책길로 살짝 올라가도 좋다. 대나무 숲이 어우러진 오솔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천천히 걷기에 무리가 없다. 약 5분간 걸어 올라가 발아래를 굽어보니 미술관과 어우러진 옥인동이 환하게 내려다보인다. 미술관 주변으로 수성동 계곡 이외 윤동주 문학관, 창의궁 터, 통인시장, 이상 집터, 국궁 터인 황학정 등 명소가 많아 함께 둘러보면 더욱 좋다.

관람안내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의전화 : 02-2148-4171
가옥주소 : 서울시 종로구 옥인1길 34
대중교통 : 경복궁역 3번 출구
주의사항 : 작품은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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