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고갱의 낙원에서 피서를...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3.07.04. 00:00

수정일 2013.07.04. 00:00

조회 2,168

[서울톡톡] 증권거래소의 직원으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다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지만 결국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타히티 섬에서 그림에 몰두하며 생을 마감한 폴 고갱. 서머셋 모옴의 < 달과 6펜스>를 읽어보면 소설이지만 어쩐지 전기처럼 느껴지며 폴 고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문명세계에 대한 혐오감으로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으로 떠났고 원주민의 건강한 인간성과 열대의 밝고 강렬한 색채로 그는 예술을 완성시켰다. 그의 세계관이 잘 나타나 있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고갱의 3대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설교 후의 환상>(1888), <황색 그리스도>(1889), 그리고 이번 전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1897~1898)가 고갱 전시사상 세계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다. 고갱은 타히티에서 문명과 차단된 원시생활과 이국적인 매력에 빠져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지만 생활고와 병마로 삶의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그런 고난들이 그의 철학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죽음이 바로 눈앞에 왔다고 느낀 순간, 유언적 상징성을 지닌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대작이 탄생하게 된다. 탄생에서부터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운명을 단계적으로 서술한 이 작품은 고갱 예술을 철학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폭 4m에 달하는 벽화양식의 이 걸작은 고갱의 작품 중 크기가 가장 큰 작품으로 국내전시에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외에도 고갱의 걸작 반열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의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1890~1891), <타히티의 여인들>(1891), 런던 테이트 갤러리 소장의 <파아 이헤이헤(타히티 목가)>(1898)등 6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 세계 30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갱의 진품 명작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전시는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전시사상 유례가 없는 최고가의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이다.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는 고갱 작품과 현대미술작품을 접목시키며 고갱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미술작품들을 통해 고갱이 추구하던 낙원의 의미를 다채롭게 해석해보고 그의 비판적 가치를 유추하며 미학의 통시대성을 강조한다. 양푸동의 3분여의 비디오 <다시 갇히다>, 마르코 브람빌라의 3D 비디오 콜라주 , 라샤드 뉴섬의 비디오 퍼포먼스 , 노재운의 설치미술 <본생경>, 그리고 임염선의 유화 <만다라>가 그것이다.

뜨거운 여름, 타히티에서 삶과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했던 고갱과 소통해 보는 것도 좋은 피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한여름을 함께할 이번 전시는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오전 11시, 오후 3시와 5시, 7시 30분 하루 4차례에 걸쳐 일반 전시해설이 진행되고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에는 어린이를 위한 해설도 진행한다. 시간이 맞지 않을 때는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면 되는데 역시 어린이를 위한 오디오가이드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홈페이지(http://gauguin.kr)에서 어린이 교육 자료도 다운받을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기 알맞은 전시. 인터파크에서 미리 예매하거나 다둥이카드를 소지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에는 2,000원의 야간할인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관람하면 좋다.

- 문의 : 1588-2618
- 예매처 : 인터파크 158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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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시립미술관 #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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