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청춘극장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신성덕

발행일 2013.05.21. 00:00

수정일 2013.05.21. 00:00

조회 1,230

[서울톡톡] 지난 5월 15일(수), 아내와 함께 충청로에 위치한 청춘극장을 찾았다. 청춘극장 2회 공연은 오후 1시였는데, 일찍 서두른 탓에 여유가 생겼다. 아내와 나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덕수궁 후문으로 빠져나가 구세군 중앙회관으로 빠지는 덕수궁 길을 걸었다. 덕수궁으로 지나 극장으로 가는 길, 옛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르고 발걸음에 설렘이 묻어난다.

평일 오후 공연이였지만 극장은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매표소에서 표를 받으니 어르신 도우미들이 상냥하게 맞아 준다.

청춘극장 도우미 이연우 어르신은 "서울 은평 지역으로 갔던 청춘극장이 충정로 문화일보홀로 옮겼다.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도우미로 일하는데 하루에 4시간 30분씩, 주 3회 정도 근무한다. 이곳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고 관람객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좋다. 주말이면 특집쇼도 하고 주중에도 영화 이외에 다양한 행사가 있다"라고 말했다.

극장에는 북카페와 음료수나 차를 마실 수 있는 휴식 공간도 있고, 공연 전에 혈압도 재볼 수도 있다. 상영관으로 들어갈 때 추억의 건빵 한 봉지도 받았다.

우리 부부가 이날 본 영화는 홍영기 감독이 1965년에 제작한 <대 석굴암>이다.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작품으로 48년 전 작품이다.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보면, 신라 경덕왕 시절, 잦은 왜구의 침입으로 국정은 혼란에 빠진다. 왜적의 침공을 막기 위해 수륙양군의 양성을 주장하는 대공(김승호)과 불심을 통해 국난 극복을 주장하며 석굴암의 완공을 서둘러야 한다는 상대등(김동원)의 의견이 대치한다. 왕은 국난 타개를 위해 겨레의 혼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석굴암 창건에 힘쓴다. 상대등의 딸 목련 아기(엄앵란)는 불공을 드리기 위해 불국사에 갔다가 석굴암을 짓는 석장 아비루(신성일)에게 반하게 되고 둘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한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발각되어 국법을 어긴 죄로 목련 아기는 유배되고 아비루는 사형의 위기에 처한다. 아비루의 능력을 아까워하는 왕은 아비루를 살려주고 석굴암 완공에 매진케 한다. 석굴암이 완공되는 날, 신라군은 왜군의 침입을 물리치게 된다. 왕은 아비루의 공을 치하하고 목련 아기와의 만남을 허락한다. 연기 면에서나 스케일 면에서 48년 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관람객들에게 영화를 본 소감을 물었다. 휠체어를 타고 온 이홍재 어르신은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대석굴암은 옛날에 본 영화이다. 지금 다시 보니 기억이 새롭다. 박노식, 남궁원, 도금봉, 조선자, 김승호, 김동원, 허장강, 주선태, 독고성 등 옛날 배우들의 모습을 다시 보니 반갑다"고 했다. 이홍재 어르신의 휠체어를 밀고 온 등촌1동 종합사회복지관 백인아 지역사회운동팀장은 "우리 복지관에서는 노년기 활기찬 여가생활을 위하여 둥근마음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둥근마음대학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실시하는 인문학강의를 진행하는데, 오늘은 청춘극장에 단체관람을 신청하였다. 23명의 어르신과 함께 추억의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춘극장은 어르신 전용공간으로 다양한 고전영화와 수준 높은 문화공연 등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청춘극장을 소개하는 팸플릿에는 "마지막으로 문화의 향취를 고스란히 느껴 본 적이 언제신가요? 유구한 역사의 현장에서 깊은 감흥에 젖어 본 적이 있다면 멋스러운 고전영화와 음악을 통해 눈부신 낭만과 마주한 적이 있다면 청춘극장으로 향해 보세요!"라고 적혀 있다.

청춘극장은 최초 상업연극전용극장이자 대중극 중심이었던 동양극장터에 자리를 잡아 역사를 이어가는 낭만극장이다. 1, 2층 260석으로 36명의 어르신 도우미들이 3일에 한 번씩 교대 근무하고 있다.

■ 청춘극장 공연안내
 문     의 : 070-4222-8869
 교 통 편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5분
 이용대상 : 55세 이상 및 동반가족
 운영시간 : (월-토) 09:00-18:00 (일요일 휴관)
 관 람 료 : 2,000원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청춘극장 #대석굴암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