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에서 듣는 우리 가락, 얼쑤!

시민리포터 허혜정

발행일 2013.05.07. 00:00

수정일 2013.05.07. 00:00

조회 1,493

[서울톡톡] 파랗게 맑은 하늘에 둥둥 떠가는 흰 구름이 발걸음을 유혹하는 계절, 덕수궁을 찾았다. 향기로운 라일락이 코끝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화려한 철쭉은 눈을 황홀하게 해준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궁궐의 고요함에 빠져든다.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까치에게 인사하고, 석조전 뒤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복숭아꽃과 단청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한참을 그렇게 꽃을 바라보며 봄을 즐겼다.

저 멀리 담장 너머로 우리 가락이 흥겹게 흘러나왔다. 소리를 따라간 곳은 구한말 고종황제께서 커피를 즐겨 드셨다는 정관헌이다. 청색으로 된 이국적인 건물은 러시아인 사바틴이 설계했다. 정관헌은 고종 임금께서 거처하셨던 궁궐 후원에 만들어져 휴식의 공간으로 쓰였다. 사방이 개방되어 있어 따뜻한 봄날 휴식을 위해 한 번쯤 앉아보고 싶은 곳이었다.

이런 시민들의 마음을 알아차렸을까? 덕수궁 정관헌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에 '풍류' 공연이 열린다. 정관헌 주변을 서성이다 보니 리허설이 한창이다. 리허설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옹기종기 주변에 서서 손뼉을 쳤다.

저녁 해가 어스름해지고 드디어 무대가 시작되었다. 폭신한 방석에 앉아 두 귀를 쫑긋 열고 무대를 감상했다. 2일 공연에는 '국악 신동'이란 주제로 한 시간 이십 분간의 흥겨운 국악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내내 어깨춤과 "얼쑤", "좋다"의 추임새가 절로 나왔다. 수궁가, 적벽가 등 책으로만 익혔던 활자들이 음표가 되어 두 귀로 흘러든다. 특히 마지막 순서에 화성인 바이러스, 스타킹에 출연해 유명해진 표지훈 어린이가 등장했는데, 엄마보다 상모 돌리기가 더 좋다는 표지훈 어린이의 소고 연주와 상모 돌리기는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국악이 왜 좋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흥겹다고 대답한다. 참석한 관객 모두 표지훈 어린이처럼 흥겨운 국악에 푹 빠져들었다.

국악을 잘 모르지만 그저 듣고만 있어도 흥겨운 걸 보면 천생 우리는 한국인이다. 9월까지 다양한 주제로 멋진 전통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하니 덕수궁에서 옛 사람들처럼 풍류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일시]
2013.5.2 ~ 9.26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덕수궁 정관헌
관람료 무료(덕수궁 입장료 별도)
[문의]
02-2701-1236 | http://www.ch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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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국악 #정관헌 #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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