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한강 다리 구경가자!

시민리포터 곽동운

Visit2,734 Date2013.03.08 00:00

[서울톡톡] 아무리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친다고 하더라도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는 법! 이미 계절은 춘삼월로 접어들었고 한강 시민공원을 찾은 나들이객들의 발걸음도 가뿐해졌다. 카메라를 챙겨들고 그렇게 계절의 변화가 스며든 한강으로 향했다.

그럼 이번 기사는 한강에 대한 기사인가? 아니다. 이번 기사는 한강 다리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 서울시와 관련된 한강 다리는 25개이다. 동쪽 강동대교에서부터 서쪽 신행주대교까지 한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그 중 반포대교와 잠수교는 같은 교각을 사용하고 있지만 각자 개별적인 명칭이 부여됐고, 통행량도 다르게 집계하기 때문에 별개의 다리로 취급한다. 한편 1999년에 개통된 청담대교는 위로는 자동차가 통행하고 아래로는 지하철 7호선이 운행되는 복층형이지만 하나의 다리로 취급된다. 종합해보자면 서울시계 한강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세워진 인공구조물은 24개가 되고, 개별적으로 명명되고 관리 받는 다리는 25개가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를 잇는 구리암사대교와 마포구와 영등포구를 잇는 월드컵대교가 한창 건설 중에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도보여행을 즐겨하는 터라 한강에 있는 다리들을 직접 걸어서 건넌 적이 많았다. 그렇게 직접 걸어서 한강 다리들을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순위가 매겨졌는데 그 중 단연 1등은 잠수교였다.

도보로 한강 다리를 건널 때 가장 중시되는 부분은 진출입의 용이성이다. 다리에 설치된 보행로는 만족스럽지만 다리 자체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곳이 여러 곳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잠수교는 보행로뿐만 아니라 진출입의 용이성에서도 최고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한강시민공원에서 바로 잠수교로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잠수교가 그렇게 걷기에 편한 다리가 된 것은 지난 2009년 4월에 일이었다. 왕복 4차선이었던 잠수교를 왕복 2차선으로 도로폭을 줄이고, 그만큼의 공간을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로 만들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잠수교는 795m로 한강 다리 중에서는 가장 짧다. 위층에 있는 반포대교가 1,135m이니 잠수교가 얼마나 단신(?)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넓게 확보된 보행로와 진출입의 용이성, 거기다 최단거리로 한강을 건널 수 있기 때문에 잠수교는 한강을 가장 편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 1위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한강에 있는 다리를 말할 때 한강대교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일 것이다. 한강대교는 도보로 한강을 넘을 수 있었던 최초의 다리였기 때문이다. 물론 1900년에 한강철교가 준공되어, 한강대교 이전에도 기차를 타고 한강을 넘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일반 백성들이 쉽게 기차를 탈 수 있었겠는가? 결국 일반 백성들이 편리하게 한강을 넘을 수 있게 된 것은 그 뒤로 한참 시간이 흘러야 했다. 1917년 한강대교가 개통되고 나서야 일반 백성들이 손쉽게 한강을 건널 수가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강인도교라고도 불렸던 한강대교는 당시 경성 사람들의 좋은 나들이 장소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룻배에 의존하여 도강을 해왔던 한강을 느긋하게 걸어서 건널 수 있다는 자체가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무척 신기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한강대교 중간에는 노들섬이 있다. 그 노들섬에는 ‘노들텃밭’이라 하여 시민들이 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경작을 하는 곳이다. 강변 주위로 대형아파트들과 고층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지만 노들 텃밭에는 오두막이 있고, 허수아비들이 간간이 날아오는 갈매기들의 친구가 되어 준다. 노들텃밭은 2012년 6월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동호대교와 동작대교는 각각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중간에 놓여 있는 병용 교량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전동차와 나란히 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곳이다.

이에 비해 잠실철교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전동차와 속도 경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전동차와 근접해서 주행을 할 수 있어서 재미까지 가미된다.

1979년 10월. 지하철 2호선의 일부 구간으로 개통된 잠실철교는 교량 중앙에는 철로가 있고 양 옆에는 도로가 놓여 있었다. 약 4미터 정도의 폭을 가진 이 도로는 차량 통행량이 극히 적었다. 당연한 현상이었다. 인근에 있는 넓은 차선을 가진 잠실대교(왕복 8차선)와 올림픽대교(왕복 6차선)을 놔두고 굳이 왕복 2차선인 도로를 이용할 운전자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잠실철교 도로 중 한쪽이 2006년 12월에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로 탈바꿈을 하게 된 것이다. 강변역 방면 진입로에는 자전거경사로가 설치되어 자전거뿐만 아니라 유모차나 휠체어의 진출입도 용이해졌다.

잠실철교는 자동차 매연 없이 한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다리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의 페달 밟는 속도가 더 경쾌해지는 듯싶다. 그렇게 박진감 있게 페달을 밟다보면 자전거가 전동차를 이길 수도 있다. 단 경쟁을 했던 전동차 속의 탑승객들은 라이더를 무척 흥미롭게 쳐다보거나 안쓰럽게 바라볼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그만큼 잠실철교에서는 아주 가까이에서 전동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은 한강철교에 대한 이야기다. 한강철교는 1900년, 한강에 세워진 최초의 인공시설물이었다. 구한말에 세워져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몸소 겪은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만하다. 증기기관차가 오갔던 한강철교에 이제는 초고속 KTX가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런 장엄한 역사를 가진 한강철교도 한강불꽃축제가 개최되는 날에는 독특한 개성을 갖는 다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강불꽃축제가 한강철교 바로 옆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잘 아시다시피 한강불꽃축제 당일날 여의도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래서 명당자리는커녕 인파에 밀려, 정작 불꽃쇼 관람도 제대로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축제 당일날 노량진역에서 용산역까지 전철을 타보시라! 그 순간만큼은 불꽃관광열차가 될 것이다. 전동차 창문을 넘어 ‘빵, 빵’ 터지는 폭죽은 말 그대로 장관 중에 장관이다. 더군다나 전동차를 타고 이동 중에 바라보는 터라 속도감까지 더해진다. 겨우 1구간 요금으로 흥미진진한 특별열차를 타는 셈이다.

이런 개성이 독특한 다리들이 있어 한강의 스토리텔링은 더욱더 다양해지고 풍부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한강 다리들을 직접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넘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강 다리들이 얼마나 많이 좋아졌는지 직접 확인도 해보시고, 강바람을 맞으며 ‘에어샤워’도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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