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귀족밥상 vs 평민밥상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3.01.21. 00:00

수정일 2013.01.21. 00:00

조회 4,653

[서울톡톡] 딱딱한 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교에서 본격적인 역사수업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이다. 실제 많은 아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과목이 수학도 영어도 아닌 사회과목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선지 요즘 시중엔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쓴 어린이용 도서가 인기이다. 하지만 책을 멀리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일터. 이런 아이들에게 꼭 맞는 즐거운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여 다녀왔다.

옛 사람들의 음식이야기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겨울방학교실 '나는야! 백제의 요리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15일 부터 시작한 겨울방학교실에서는 박물관 선생님과 함께 박물관 전시실도 둘러보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연극과 음식체험을 통해 역사를 배워보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음식으로 봤을 때,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구석기 시대는 채집이나 수렵을 했고, 신석기 시대가 되면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지켜보고 있자니, 똘망똘망 발표도 잘한다. 책에서 이미 접한 내용이라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역시 배경지식이 풍부한 듯싶다.

"여러분은 밥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죠? 지구상에서 이렇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같이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음식 종류가 다양해서, 밥도 먹고 반찬도 먹어야 해서..."

"맞는 얘기긴 하데, 좀 더 덧붙이자면 숟가락은 주로 북쪽지역에서 사용하던 도구입니다. 추운 곳이다보니 따뜻한 국물로 된 음식들을 주로 먹었기 때문에 숟가락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반면 남쪽의 더운 지방은 뜨거운 음식은 먹지 않았겠죠. 국물 요리도 미적지근한 정도라 젓가락을 사용해 건더기를 먹고 국물은 그냥 입으로 마셨던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는 그 중간에 위치해 있어, 북방과 남방의 습관이 함께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지요."

음식이야기를 듣고 보니, 문화에 있어 음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음식에 대한 간략한 강의를 듣고 바로 모둠별 선생님과 함께 한성백제박물관 전시실로 향했다. 백제 사람들이 뭘 먹고 살았는지, 오늘날 식습관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전시물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연극과 음식체험으로 생생하게 접하는 백제 이야기

"이것이 바로 서민 상차림입니다. 한번 드셔보시지요." "그래 이것이 아욱죽이고, 이것이 동치미라고?"

"네. 이 음식들은 아랫집 부뚜막에서 만들어 왔사옵니다." "부뚜막은 난방과 취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설입니다."

전시실 수업을 마치고 다시 교육실로 돌아오니 연극이 시작되었다. 연극은 백제 건국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백제 음식에 대한 내용까지 자세히 담고 있었다. 중간 중간 배우들의 재치 있는 입담과 연기 덕에 아이들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때론 배우와 함께 연극에도 참여하고, 게임도 하는 등 함께 하는 연극이라 더욱 즐거워보였다.

그렇다면 백제인들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까? 백제 초기, 백제인들은 주로 조, 보리 등을 섞은 잡곡밥을 먹었을 것이다. 점차 벼농사가 발달하며 쌀이 주식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지금과 같은 밥을 만들어 먹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아직까지는 벼의 생산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서민들은 대부분 죽을 끊여 먹고 귀족들은 시루에 찐 밥을 먹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찬은 발효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젓갈, 채소 절임, 된장이나, 생선 식해 등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또한, 백제인들은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곡물의 가루를 찐 시루떡이나, 찐 것을 쳐서 만든 인절미나 절편 등을 주로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겨울방학교실 '나는야! 백제의 요리사'에서는 백제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 중 하나인 약밥과 절편, 그리고 동치미를 나눠 먹었다. 기다란 절편을 썰어 떡 틀에 찍어 예쁜 문양 넣어 꾸며 보기도 했다.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쟁반에 담아, 부모님께 가져가 함께 먹는 시간도 가졌다.

이곳 올림픽공원 인근 지역은 오래전 백제의 수도였던 한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개장한 한성백제박물관은 백제 한성기 유적과 유물을 보존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시설도 깔끔하고, 박물관 교육행사를 진행하는 교육실도 잘 갖춰져 있어 체험 수업 진행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현재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상설전시와 함께 백제생활문화특별전 '백제의 맛 -음식이야기' 전시가 열리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공연이나 영화상영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한번 다녀올 만하다. 관람 및 행사 안내는 한성백제박물관 누리집(baekjemuseum.seoul.go.kr)을 참고하자.

문의 : 02)2152-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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