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미술관이 쏜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2.12.18. 00:00

수정일 2012.12.18. 00:00

조회 2,820

[서울톡톡] 좀 이른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향하는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보인다. 인근 식당을 찾아가는 길이겠지 하며 무심히 지나치려다 보니, 그들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덕수궁. '점심시간에 왜 덕수궁을? 날도 추운 12월에?' 궁금한 마음에 따라가 보니 바로 덕수궁미술관이다. 입구에는 인상적인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오늘 점심은 미술관이 쏜다!"

직장인의 품격, '아트 & 런치'

'무슨 이벤트 행사인가?'하며 들어선 교육실엔 이미 직장인들로 보이는 많은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는 미술관에서 준비한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차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또한 점심을 대신할 먹음직스런 샌드위치도 하나씩 받을 수 있다. 탁자 위에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간단한 간식거리도 놓여 있었다. 마치 간단한 크리스마스 파티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잠시 후, 행사 소개와 함께 현재 덕수궁미술관 기획전시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 :1880-1989>에 대한 전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이곳 덕수궁미술관에서 12월 한 달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30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하는 '아트 & 런치'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 관한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미술관을 찾은 직장인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와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교육 후에는 명함 넣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 전시 티켓이나 도록 등 푸짐한 선물을 나눠주기도 한다.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당첨 된 적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선물도 받아 좋네요. 궁중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전시 설명이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동료 직장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이제구 씨는 상당히 만족스런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소감도 밝혔다.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 프로그램 '아트 & 런치'는 덕수궁 입장료 1,000원만 내면 전시 해설과 함께 전시도 보고 점심도 해결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이다.(문의 : 2199-6097)

대한제국 황실사진에서 엿보는 근대 역사

현재 덕수궁미술관 1,2전시실에서는 기획전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 :1880-1989>가 열리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대한제국 황실 사진을 통해 파란만장했던 근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전시이다. 황실 인물 사진은 물론, 황실 행사 및 궁궐 건축 사진 등 200여 점의 사진을 선보인다.

대한제국 황실에서 사진 찍기를 즐겼던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고종. 이번 전시에서는 고종, 순종을 비롯해 영친왕 이은과 이방자 여사, 의친왕 이강, 덕혜옹주, 의친왕 아들인 이건, 이우와 그의 부인인 박찬주 등 여러 황실 인물의 사진을 볼 수 있다.

황실 인물들의 변화하는 옷차림만 봐도 제국 열강의 각축전 속에서 왕조를 이어가고자 했던 황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진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해 불안한 당시 상황을 타계하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과 함께, 역사의 한편으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황실의 비극적 운명의 역사도 읽을 수 있다.

또한 인물 사진 속 배경이나 장례 등 황실 행사 모습, 당시 역사적 장소를 담은 몇몇 사진들은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들 사진들은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중요한 자료들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당시 역사 속 현장 중 한 곳인 이 곳 덕수궁 안에서 선보이는 전시라 더 의미가 크다 하겠다.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 :1880-1989>에서는 인화된 사진과 함께 사진첩과 사진 엽서, 서적의 도판 등 다양한 매체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에 새롭게 선보인 사진이라는 매체가 제작된 방식과 유통된 맥락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덕수궁미술관에서는 기획전을 관람하는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해설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매시 30분에 전시실 입구에서 시작된다.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 :1880-1989>는 오는 1월 13일까지 계속된다.(관람료 4,000원, 초·중·고 학생은 무료)

한국근대 미술로 만나는 시대 감성

덕수궁미술관 2층 3,4 전시실에서는 또 다른 전시를 열고 있다. 전시실로 들어서면 전통의 미가 느껴지는 미술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림을 담은 병풍도 보이고, 불상도 보인다 . 수묵담채화나 옅은 채색조의 그림들도 보인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낯익은 화가의 작품도 눈이 띈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들로,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미술작품들이다.

덕수궁미술관은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다. 한국의 근대 명작을 항시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으로, 근대미술에 대한 소개와 연구, 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덕수궁 미술관 3,4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기획전 한국근대미술 : 꿈과 시>이다. 190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우리나라 근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구한말, 일제시대, 해방, 전쟁 등 격동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고단한 현실을 담은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어려운 시대상황 속에서도 '꿈'을 노래하고 '낙원'을 상상했던 예술가의 작품들이 당시의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시(詩)'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시와 함께 작품을 보노라면, 당시 작가들의 감성이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시대의 어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한계 속에 절망하는 작가의 아픔도 묻어있는 듯하다.

이번 기획전에는 안중식, 고희동, 이상범, 이종우, 주경, 오지호, 구본웅,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 근대 대표 작가 5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이 총망라되어 있다.

평소 교과서나 미술서적에서 볼 수 있던 중요 근대 미술 작가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어 자녀와 함께 다녀볼 만한 전시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기획전 한국근대미술 : 꿈과 시>도 2013년 1월 1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관람료 무료, 덕수궁 입장료 1,000원은 별도)

덕수궁미술관에서는 현재 초등학생 대상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작품 속 숨은그림찾기'도 진행하고 있다. 작품 감상 활동지를 가지고 작품해설사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 속 숨은 이야기도 찾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교육은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다. 현재 예약 마감된 상태이긴 하나, 취소자가 생길 경우 등록할 수 있다.(교육접수 :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http://www.moca.go.kr)

 

■ 덕수궁미술관 관람안내
 관람시간 : 화·수·목 오전 10시~ 오후 7시, 금·토·일 오전 10시~오후9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내
          ( 지하철 시청역 1호선 2번 출구, 2호선 12번 출구 )

 문의 : 02)20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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