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두뇌 사이에 숨겨진 비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경은

발행일 2012.08.27. 00:00

수정일 2012.08.27. 00:00

조회 2,984

[서울시 뉴미디어담당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우체국 옆 작은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사비나미술관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지금, 예술과 두뇌 사이에 숨겨진 창의성의 비밀을 풀어 보고자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국내 최초로 예술영역을 두뇌인지 모델로 조명하여 예술가의 창의성이 발현하는 과정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해보고자 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14명의 작가들은 'MSC 브레인컨설팅'에서 실시한 뇌 적성검사와 인터뷰를 통해 두뇌를 유형별로 분석하였고, 작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생성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로써 4가지 뇌 유형 즉 완전우뇌, 강한우뇌, 좌뇌 성향의 우뇌, 좌우뇌로 구분해서 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작품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전시장에는 이들의 검사 결과와 작업을 나란히 전시해 뇌와 작품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먼저 지하로 내려가면 완전우뇌형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유형은 선천적으로 풍부한 감수성과 미적 감성을 갖고 있으며 창의성이 매우 높고 사회성이 좋다. 대체로 작품들은 색채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인간, 인체, 관계 등을 주제로 삼고 표현이 직접적이며 원색적인 컬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완전우뇌형인 강경구 작가는 주변의 사람들과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작업의 주요 주제로 삼았다. 박형진 작가 작품에서는 동화책 속 그림 같이 따뜻하고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강성욱 작가는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의 렌더링(아직은 제품화되어 있지 않은 단계에 있는 공업 제품을 전문가가 아니어도 그것의 외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물 그대로 그린 완성 예상도) 효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양이가 별과 독수리로 변환되는 형태의 모습을 연출, 시간성과 공간성의 변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김준 작가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몸에 새겨진 문신을 감각적으로 제시한다.

강한우뇌형은 선천적으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능력, 즉 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이 탁월하고 현실적 감각이 뛰어나다. 균형 잡힌 판단을 하며 공간지각력, 언어감각과 산술감각까지 뛰어나고 사회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이대일 작가는 한 때 실명 위기를 겪은 후 시각적인 작품에서 청각, 공감각을 활용한 작업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김재관 작가는 기하학적 추상을 주로 다뤘다. 캔버스 위에 큐브를 그리거나 실제 큐브를 제작하여 캔버스에 부착함으로써 공간과 구조에 대한 상상력을 유도한다.

좌뇌성향의 우뇌형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는 강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그 외의 분야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스타일로 한 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이 습관화 되어 오랜 사유과정을 통해 작업을 진행시키며 이지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김병호 작가는 금속을 이용하여 선과 형태가 강조된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좌뇌성향의 우뇌로 분류되어 있기는 하지만 강한 우뇌와 좌뇌성향의 우뇌 사이에 있다 할 수 있다. 박재환 작가는 현실의 사소한 사물을 이용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를 표현한다. 이번 작품은 모빌을 확대 촬영하는 카메라를 통해 행성의 움직임을 재현한다. 김덕영 작가는 벽에서 무언가 터져 나와 흩어져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작품으로 '퉤!'라는 재미있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보통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좀 더 이성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좌뇌성향의 우뇌가 갖는 특성으로 부서지고 파괴되는 것은 소멸이 아닌 생성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좌우뇌형은 사고력과 분석력이 뛰어나고 좌우뇌가 모두 좋아 다양한 분야에서 강한 지적 호기심을 보인다. 책읽기를 매우 좋아하고 일상생화에서 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지키며 자기 절제력도 뛰어나다. 이 유형의 작가들은 좌뇌적 기반의 주제를 우뇌적 감각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아 작품 속에 매우 상반된 이미지들이 혼재된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좌우뇌형의 작가들은 현재와 과거, 남자와 여자 같이 상반된 내용을 뒤섞어 비현실적인 효과를 의도하였다. 이일호 작가는 복잡하게 얽힌 생각과 개념을 우뇌적 감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해석이 쉽지 않고 많은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다. '삶의 궤적' 과 '카오스' 작품을 통해 작가가 미적이거나 감각적 표현보다는 생각이나 개념의 표현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영훈 작가는 4,177개의 원이 모여 오드리 햅번의 이미지가 도출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각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원들이 모여 형상을 만드는 과정이 모여 순차적으로 전체를 형성하는 좌뇌의 사고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술 감상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예술가의 생각과 사물을 인지하고 작품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뇌의 영향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하면서 예술가와 그 작품에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또한 관람객들은 관심 있는 작품의 내용과 형상으로 자신의 두뇌유형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전시장에서 실시하는 MSC뇌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두뇌유형을 확인해 볼 수 도 있다.

■ 전시 안내 
 - 전시기간 : 10월 19일까지 
 -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30분
 - 입 장 료 : 성인 4,000원/ 5세~대학생 3,000원
 - 휴 관 : 매주 월요일
 - 문 의 : 02) 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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