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창조한 최고의 악기, 합창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신성덕

발행일 2012.08.08. 00:00

수정일 2012.08.08. 00:00

조회 3,078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서울시향과 우리은행이 함께 하는 우리동네 음악회 '오박사의 재미있는 클래식'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을 찾아보았다. 지난 7일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올 들어 여섯 번째 무대를 마련한 '오박사의 재미있는 클래식'은 신이 창조한 최고의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로 빚어내는 합창곡으로 꾸며졌다.

오전 11시 20분,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이미 역사박물관 1층 로비는 방학 맞은 아이들과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12시에 가까워지자 손에 주먹밥이나 샌드위치를 든 인근 직장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막간을 이용해 문화 피서를 즐기려는 넥타이 부대들이다. 이날 합창은 국민대학교 중창단이 맡는다. 이들은 나폴리의 민요부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그리고 TV프로그램을 통해 잘 알려진 모리꼬네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까지 아름답고 편안한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나폴리 민요  푸니쿨리 푸니쿨라(funiculi funicula)는 영치기 영차라는 뜻으로 광부와 노동자들이 많이 불렀다고 한다. 후렴부에 나오는 '얌모(Jammo) 얌모(Jammo)'는 '가자, 가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힘차게 출발한 이들은 한양대학교 김연준 총장이 작곡한 가곡 '청산에 살리라'를 소개한 후 스티븐스의 성가곡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의 멋진 화음을 선물 한다.

드디어 시민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되었다. 미리 준비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악보를 나누어 준다. 모두 함께 첫 음을 내어 본다. "내 마음아 황금빛 날개로~" 처음부터 잘 될리가 없다. 오박사(서울시향 오병권 박사)는 먼저 소토 보체(sotto voce)를 설명 해 준다. 즉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스타카토(staccato)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한 음씩 매우 짧게 끊어야 한다는 것.  처음 보다는 시민들의 소리가 커졌다. 참가한 500명은 배운데까지 반주에 맞추어서 힘차게 불러 본다. 1층 로비에서 멀리까지 울려 퍼진다.

이렇게 배우고 불러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국민대학교 중창단이 부르는 합창으로 제대로 듣고 감상했다. 이날 최고의 인기곡은 1960년대 영화로도 상영된 바 있는, 미군 장교와 현지 원주민 여인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남태평양> 중 '여자보다 귀한 것 없네'이다. 이곡은 남자 합창단이 많이 부르는 곡이라고 한다. 참가한 여성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시민들은 중창단이 준비한 여덟 곡을 모두 마쳤는데도 그냥 보내지 않았다. 무대 위 성악가의 성별에 따라 환호성의 종류도 달라진다. 남성일 경우에는 브라보(Bravo), 여성은 브라바(Brava), 남녀 혼성이나 단체일 경우에는 브라비(Bravi)라고 외치면 된다. 이 단어들은 모두 이탈리아어로 '좋다, 잘했다'는 뜻이다. 모두 '브라비'를 크게 외친다. 중창단으로부터 '소리 높여 외쳐라! 오 해피 데이~'를 추가 선물로 받는다.

11시 50분부터 12시 50분까지 이어진 공연은 짧았지만 매우 신나고 알찼다. 1,000원짜리 주먹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직장인들도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용인에서 온 교사 양선영 씨는 "지난번 5회 때엔 매력있는 '타악 앙상블' 공연이었다. 그때도 참석했었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함께 온 우리 학생들에게 멋진 합창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해설을 맡은 서울시향 공연기획 전문위원 오병권 박사는 "우리민족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 뛰어남을 볼 수 있는데 음악(클래식)에서는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 즉 클래식을 듣고 즐겨야 하는데 이론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클래식이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되어 접근이 어렵게 되었다. 우리민족은 음악을 좋아 한다. '노래방'이 전국적으로 성행함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영어를 오래 공부했음에도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문법 위주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에게 '클래식을 쉽게 이해 하기 위한 음악회'는 시간이 지날 수록 호응도가 좋아지고 있다. 오늘은 지금까지 시민이 듣고 감상하는 음악회에서 시민들도 동참하는 음악회가 되기 위하여 즉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참석 한 시민과 함께 배우게 해 동참하는 음악회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7회 공연은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로 서울시향 실내악팀이 연주한다. 9월 25일 오전 11시 50분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있다. 공연은 별도예약 없이 전석 무료다.

문의: 서울역사박물관 02)724-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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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클래식 #우리동네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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