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대의 증언이 되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종성

발행일 2012.08.08. 00:00

수정일 2012.08.08. 00:00

조회 1,651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사진은 예술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기록의 도구이다. 카메라가 담아낸 사진 한 장은 한 시대를 여과 없이 받아 들이고 기록하기 때문에, 그 어떤 예술 장르와는 다른 직접적인 설득력을 지닌다. 그것을 우리는 증언이라고 부른다. 사진은 증언에 관해서는 최상의 도구다. 때로는 호소를, 때로는 고발을 위한 가장 즉물적인 도구다.

그런 사진을 멋있게 표현하여 다큐멘터리 사진이라고 하며, 그런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보통 '포토 저널리스트'라고 한다. 필자는 이에 더불어 그들을 '행동하는 철학자'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소금 같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요즘 '세계보도사진전'의 이름으로 전시회를 하고 있다.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서 열린다. 54년 전통을 가진 이 전시회는 2012년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9개 분야로 나눠 심사를 했고 거기서 선정된 수상작을 중심으로 약 160여 점이 세계 45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 중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올해로 8회째다.

암스테르담에 본부가 있는 세계보도사진재단(WPPF. World Press Photo foundation)에서 해마다 '세계보도사진'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이 재단은 비영리단체로서 1955년 네덜란드 왕실의 후원으로 사진작가협회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매년 전세계 사진기자를 대상으로 세계보도사진전을 열고 수상작을 모아서 6개 국어로 된 책자를 발행하고 있다. 보도사진에서는 가장 권위 있고 인정을 받는 사진전으로 '포토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보도사진전'은 그 특성답게 사진을 통해 시대의 생생한 증언이 된다. 작년 사진전에 전시되었던 탈레반에 의해 코와 귀가 잘린 18세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인물사진은 타임지의 표지에 게재돼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녀가 그런 만행을 당한 이유는 어린 나이에 결혼한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못해 집을 뛰쳐나와 도망을 갔다는 것이다.

10살 전후의 어린 나이에 성인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 예맥의 어린 신부들 사진, 민주화를 염원하며 열렬히 부르짖고 오랜 독재에 저항하는 이집트의 국민들, 밀렵꾼에게 뿔을 잘린 불쌍한 코뿔소 사진. 이번 사진전에 갔다가 필자의 시선을 끌고 마음을 아프게 한 장면들이다.

작년 10월에 69일간 지하갱도에 갇혀 있다 구출된 칠레 광원들이 찍은 사진은 특별상을 받을만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어둠이 드리운 평양 시내의 건물들 사이로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가 홀로 조명을 받는 풍경을 잡아낸 사진은 한국사람만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포토저널리스트, 전문사진기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등 전시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그 작품들에서 전해오는 감흥엔 어떤 공통점이 느껴진다. 굳이 그것을 세계보도사진전에 어울리게 표현한다면 '휴먼(Human)' 정도 될 것이다. 이번 세계보도사진 전시회는 전체 관람가 이어서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 혹은 학생들과 함께 간다면 좋은 문화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람료는 성인 8,000원, 중·고생 6,000원, 초등학생 4,000원.

문의 : 서초동 예술의 전당 V-갤러리 02)706-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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