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비트>, <타짜>의 공통점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최근모

발행일 2012.07.06. 00:00

수정일 2012.07.06. 00:00

조회 1,748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 <어벤져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할리우드식의 영웅물이다. 그리고 모두 흥행에도 성공하여 인기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다. 단지 미국만의 캐릭터가 아니라 이제는 전 세계의 관객들이 사랑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공통점이 있다. 만화책으로 먼저 나왔던 스토리이자 캐릭터라는 것이다.

대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영화 관련 강좌를 들은 적이 있다. 강단에 선 연극영화과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영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종합예술입니다." 나는 그 말이 원론적으로 들렸다. '따분한 수업이 되겠구나…' 이런 편견은 수업이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80도 바뀌어 버렸다. 빛과 소리가 만나 하나의 영상 프레임이 만들어질 때, 그것은 감동이라는 전율로 다가왔다. 배우의 정제된 호흡과 종이에 적힌 대사가 만나 아우라를 뿜어낼 때도 그랬다. 하나와 하나가 만나 세 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넷이 될 수도 있고 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바로 그 교수가 말한 '종합예술'인 것이다.

종합예술로써 영화는 다른 영역의 콘텐츠를 적극 차용한다. 영화의 기초 설계도는 시나리오다. 나는 시나리오를 영화의 꽃이자 밥이며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시나리오에 따라 영화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시나리오는 모든 콘텐츠에 뿌리를 내린 채 양분을 흡수한다. 현재 각 포털의 인기 만화들이 속속 영화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속성과 무관치 않다. <식객>, <이끼>, <순정만화> 등이 영화화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화가 영화화되는 유행은 요즘만의 일은 아니었다. 과거에도 많은 명작이 영화화되었다. 이현세의 <지옥의 링>, <공포의 외인구단> 허영만의 <비트>, <타짜> 등이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제는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물 같은 시리즈물이 나올 날도 얼마 멀지 않았다.

상암동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영화박물관의 전시는 만화의 무한한 상상력이 영화를 어떻게 풍성하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 가면 만화의 원작이 어떻게 영화로 재탄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과거, 많은 인기를 받은 강철수, 이현세, 허영만, 강풀의 영화화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하여 직접 만화책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코를 훌쩍이며 엄마한테 혼날 것을 알면서도 만화 삼매경에 빠져들던 꼬마가 이제는 아빠가 되어 아들의 손을 잡고 만화책을 보고 있다. 어떤 영화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였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전시다.

만화는 종이 위의 네모난 칸에 그려진다. 영화 또한 프레임이라는 네모난 사진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만화는 캐릭터의 그림체와 말풍선의 대사로 이루어진다. 영화는 배우와 대사, 빛, 소리가 만나 이루어진다. 그리고 둘은 상상력의 극대화를 통해 보는 이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 가장 닮아있는 두 문화의 영역이 어떻게 협력을 맺고 큰 성과를 내는 지 관찰해볼 수 있는 재밌는 전시다. 전시는 10월 21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영화박물관 <행복한 상상 만화, 영화로 보다>展

○ 위치 안내
-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출구에서 771, 7711, 7730번 버스타고 누리꿈스퀘어 하차
-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출구에서 직진 도보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2)3153-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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