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람이 '강추'한 피서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박동현

발행일 2011.07.21. 00:00

수정일 2011.07.21. 00:00

조회 3,801

“한강에서 캠핑과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처음에는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직접 와서 보니 진짜네요. 난지캠핑장도 좋지만 앞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건너편 고층 빌딩이 너무 잘 어울리고 멋져요. 친구들과 난지캠핑장에서 보낸 올 여름 휴가를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강원도 강릉에서 서울로 휴가를 왔다는 강주연(22) 씨의 말이다.

대학생인 강씨는 방학을 맞아 어디로 휴가를 갈까 망설이다 서울 사는 친구의 난지 한강공원 자랑에 서울행을 택했다. 또 다른 서울행 이유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그간 성원을 보내준 서울시민에 대한 작은 보답이란다. “곧바로 농촌봉사활동이 계획되어 있어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쉽다.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사진도 많이 찍었다. 단풍이 드는 가을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오랜 장마 끝 서울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맑았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에서 하차하여 홍제천을 따라 7~8분을 걸으니 한강과 맞닿은 지점이 나왔다. 우회전하여 한강 둔치길을 따라 조깅하는 시민들과 함께 걷기를 20분. 이내 텐트 늘어선 난지캠핑장에 도착했다. 시원한 한강바람에 어느새 땀이 밴 옷도 다 말랐다. 캠핑장 정문에 들어서니 하얀 연기가 곳곳에서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더욱이 바비큐 냄새가 허기진 배를 노크했다.

“어이 형씨 여기와서 고기 좀 드세요. 어째 이런델 혼자왔소.” 캠핑장을 누비고 다니니 열심히 고기 굽던 한 아저씨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대뜸 말을 걸어왔다. 나무데크을 중앙으로 빙 둘러앉아 꿀꺽 입맛 다시는 동료피서객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와 버섯, 양파, 푸성귀 익어가는 냄새가 어서 오라 유혹했지만 부지런히 다른 곳도 둘러보아야 하니 꾹 참았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가족끼리, 연인끼리, 직장 동료끼리, 학교 친구끼리 캠핑장 안은 북적거렸다. 빈 텐트가 거의 없어 보였다. 배고픈 난민촌이 아니라 즐겁고 풍성함이 넘쳐나는 또 하나의 행복한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캠핑장 안은 세상 밖 모든 것 내려놓고 근심걱정 떨쳐버린 웃음 가득한 천사들 마을처럼 느껴졌다.

2학년 1반 친구들이에요(좌),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시민들(우)

방학을 맞아 어린 친구들과 엄마들이 함께한 자리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한륜성, 김형준, 허은자 어린이. 아이들은 “학교 방학으로 학원도 쉬고 캠핑장에 오니 너무 좋아요. 엄마가 맛있는 고기를 자꾸 구워주네요. 집에서는 가족끼리 잤는데 캠핑장에서는 친구들과 잠자서 좋아요. 집에 가지 말고 캠핑장에서 계속 친구들과 생활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금천구에서 온 구성자(28) 씨는 “캠핑장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한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금세 편해진다. 모든 것 잊고 편하게 쉴 수 있어 좋다. 넓은 잔디밭이 있고, 조깅길과 자전거도로도 잘 꾸며져 있다. 시골을 느낄 수 있는 억새풀이 양옆으로 늘어선 산책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캠핑장의 보너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휴가철에 많은 비용 들여가며 외지로 갈 필요 없이 한강공원 캠핑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장시간 교통체증으로 차안에서 짜증스러워할 필요도 전혀 없다. 올여름 한강공원 난지캠핑장 강추한다”라고 했다.

캠핑장 주변 잔디와 조형물

난지캠핑장은 휴식을 즐기며 새로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휴가 명소로 손색이 없다. 한강 시원한 바람이 1급 공기를 캠핑장에 쏟아 부은 듯 주변 공기도 신선하다. 아직 이렇다할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고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다면 당장 난지캠핑장으로 달려가시라고 권하고 싶다. 각종 캠핑용품은 모두 대여하고 있으니 복잡하게 준비할 필요도 없다. 그냥 배낭하나 둘러메고 1박2일 떠나시라. 주변에 물놀이장과 자전거공원, 생태습지, 야구장, 유람선, 요트장 등이 있어 특히 가족단위 쉼터로 최적의 장소이다. 하늘공원, 평화의 공원도 멀지 않다. 난지캠핑장은 한강공원 유일 취사지역이니만큼 고기 파티로 두둑이 배 채우고 서울의 야경을 만끽하며 시원한 한강공원을 거닐어보는 것이 어떨지. 그 자체가 한폭의 그림이요 잊지 못할 추억이다.

잠깐, 캠핑장 입구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안영길(61) 씨의 한마디다. “야영한 후 발생한 쓰레기는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꼭 쓰레기장에 버렸으면 좋겠다. 야영을 끝내고 되돌아갈 때 다음 야영객들을 위해 주변 청소도 말끔히 해주었으면 고맙겠다”는 것.

난지캠핑장은 연중 무휴로 운영되며 홈페이지(http://www.nanjicamping.co.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올 여름 휴가 때는 좋은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가을이라도 좋다. 텐트지역은 예약이 필요하지만 텐트를 이용하지 않는 피크닉지역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방문해 간단한 취사,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 문의 : 난지캠핑장 (☎ 02-304-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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