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숨어 있는 보물 이야기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호미숙

발행일 2011.05.27. 00:00

수정일 2011.05.27. 00:00

조회 3,714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이 파워블로거들과 만나 그간 우리가 몰랐던 경복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누구나 자주 찾는 경복궁이지만 그 속에 소중한 보물들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화강암을 얇게 떠 바닥에 앉힌 박석

첫 번째로 소개한 것은 돌판, 박석 또는 월대라고 하는 것이다. 박석은 화강암을 얇게 뜬 것이다. 궁궐 바닥에 박석을 깐 이유는 비가 왔을 때 땅을 보호하고 햇빛을 받쳐주고 달빛도 받쳐주기 때문이다. 풍수지리학상의 이유인 것이다. 바닥에 깔린 박석을 보면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을 수 있다. 이는 흙이 숨을 쉬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와같이 구성한 것이란다.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 때 불타 중건한 것이지만 이 돌바닥은 600년 전 모습 그대로다.

땅에 박혀 빠지지 않는 600년 된 쇠고리

두 번째로 본 것은 박석이 깔린 바닥 한쪽에 있는 쇠고리다. 근정전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앞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햇볕과 비를 가리는 천막을 칠 때 사용했던 것이다. 정2품까지만 천막 안에 자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시 600년 된 이 쇠고리는 땅에 구멍을 뚫고 쇠심을 박은 후 나사로 고정해 지금까지도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600년 동안 땅에 박혀 있으면서도 부식이 되지 않은 이유는 쇠고리를 만들 때 마지막 단계에서 들기름에 볶아냈기 때문이라고.

근정전을 바라보고 있는 해태 부부 석물(좌), 드므(우)

근정전 앞에는 해태 부부의 석물도 있다. 그런데 이 해태 부부는 고개를 획 돌려 근정전을 보고 있다. 이는 근정전을 지키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이란다. 석물 배 부분에는 사자 새끼가 조각돼 있는데 왕손을 보고자하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근정전 지붕 아래에 그물이 쳐져 있다. 이는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것으로 새가 처마에 둥지를 틀면 천적이 나타나 살생이 일어날 수 있는데, 궁에서의 살생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을 쳐 놓은 것이다.

궁 옆에는 물이 담겨 있는 커다란 용기가 있는 ‘드므’라고 부른다. 목조건물은 불나기 쉽기 때문에 방화수를 담아 놓은 것이다. 화마가 물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라는 의도도 갖고 있다.

일본에서 반환받은 ‘불 먹은 돌’

자선당은 세자와 세자빈이 살던 곳이다. ‘자선’이라는 이름은 세자시절부터 선을 쌓아 성군이 되라는 뜻에서 지어진 것. 일제 때 일본인 오쿠라가 이 건물을 그대로 떼어가서 별장으로 사용했다. 1923년 관동지진 때 불타서 돌만 남아 오꾸라 호텔 정원석으로 쓰이던 289개의 불 먹은 돌을 1995년 반환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궁궐 곳곳에 대한 역사와 의미를 알고 관람하니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기고 감회도 남달랐다.

#경복궁 #역사 #근정전 #이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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