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휴식처, 리움(Leeum) 미술관

채혜미

발행일 2011.03.07. 00:00

수정일 2011.03.07. 00:00

조회 5,016

미술관은 우리에게 내면의 휴식과 신선함을 주는 공간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을 때, 우리는 미술관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면서 영혼의 휴식을 얻기도 하고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기도 한다. 미술관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잠자고 있던 감성이 깨어나기도 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예상치 못한 미지의 세계를 맛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리움 미술관은 그다지 한적하지 않고 조금 복잡한, 그러나 조용하면서도 편리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서울의 지하철 6호선을 타고 한강진 역에서 하차해 10여 분만 걸으면 쉽게 닿을 수 있다. 리움 미술관 입구에 서면 야외 조각 공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무엇보다도 육중한 몸체와 가는 다리의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초대형 거미 두 마리가 인상적이다. 이 초대형 거미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성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청동 조각 작품으로 ‘엄마’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리움 미술관 건물에 들어서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높은 천장과 유리 벽면 사이로 보이는 녹색 정원, 그리고 자연 채광이 널찍한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을 맘 편히 대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리움 미술관은 3명의 건축가가 각기 다른 형태의 특색 있는 건물로 디자인했는데, 그 각각의 개성으로 이루어진 조화가 독특함과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제1미술관은 한국의 고미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스위스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한국 전통 도자기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주로 국보급으로 꼽히는 도자공예품과 금속공예품 그리고 한국화 등을 상설 전시한다.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제2미술관은 국내외의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녹슨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된 건물의 분위기 자체가 현대미술의 한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 대표적 한국 화가인 이상범, 변관식,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을 비롯해 세계무대에 한국 현대미술의 진가를 알린 김환기, 백남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주도한 유명한 작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제3미술관은 네덜란드의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건물로 아동미술교육센터다. 어린이들의 꿈과 미래를 예술을 통해 만나게 되는 곳이다. 리움 키즈 워크숍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사 교육과 작품 감상, 실기 활동을 주말과 방학 동안에 진행한다. 리움 강좌는 문화·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로 이루어진 교양 과정이다.

리움 미술관은 다양한 미술품 못지않게 편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서 외국 친구들과 함께 전시된 미술품을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디지털 가이드 기기를 목에 걸면 원하는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작품 하나하나의 설명을 마치 도슨트가 옆에 있는 것처럼 친절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이 주는 느낌, 전시 공간과 작품의 조화, 기념품 숍과 카페 등의 편의 시설이 잘 어우러져 있는 리움 미술관은 서울을 방문하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뿐만 아니라 리움 미술관의 건축 배경 소개와 주요 소장품에 대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리움 하이라이트’를 매일 2회씩 진행해 리움 미술관을 찾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어 그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미술관이 되리라 생각한다.(http://www.leeum.org)

■ 찾아가는 길

글/채혜미(프리랜스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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