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 합쳐서 1200살입니다

시민기자 최수학

발행일 2010.10.12. 00:00

수정일 2010.10.12. 00:00

조회 2,745



도시계획 이전에는 종종 길옆이나 먼 곳을 쳐다보면 수백년 묵은 고목을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시대의 변천으로 주위에서 고목을 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서울문화재 중에는 천연기념물이나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적어도 수령이 500년 이상인 고목(古木)이 아직도 여럿 있다. 관심있는 시민들은 근처를 지날 때 한번쯤 살펴보시면 우리도 저 나무와 같이 오래 살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불가능한 바람이겠지만 말이다.

▶광진구 화양동 느티나무

지정번호: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2호
수령: 약 700년
소재지: 서울 광진구 화양동 110-34
찾아가는 길: 지하철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4번 출구 화양동주민센터 앞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나와 바로 주위의 행인이나 상가에서 화양동주민센터 가는 길을 물으면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4번 출구에서 가르쳐주는 길로 약 15분만 걸으면 화양동주민센터에 도달한다. 그 바로 앞 나즈막한 동산에 면적도 넓지 않은 장소에 정말 장대한 주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여러 개의 느티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큰 나무에는 여러 군데 손상된 부분을 시멘트로 보수했지만 그 외에는 그리 큰 흠집도 없이 수십미터 높이의 나무가 아주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물론 관리도 잘 하고 있지만 700여 년이란 긴 세월에 비해 너무 깨끗이 늙어감이 보기 좋았다.

이른 오전인데도 나무그늘이 좋아 동네 주민이나 지나던 행인들이 삼삼오오 둘러 앉아 담소하며 쉬는 모습이 부러웠으나 주위에 집들이 너무 많이 들어서 있어 주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안타깝다.

기록에 의하면 이 나무는 높이가 28m. 가슴높이의 둘레가 7.5m인 나무다. 나무 옆에는 조선시대에 만든 화양정(華陽亭)이라는 정자가 있었고 그 아래는 말을 키우던 목장이 있었다.세종대왕은 자주 정자에 나와 주위에 풍경을 감상하고 뛰노는 말들을 살펴보곤 했다고 전한다. 고종 19년(1882년) 임오군란 때 장호원에 피신 갔다가 돌아온 명성황후가 이곳에서 쉬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느티나무는 느름나무과에 속하며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자라 둥근 모양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 나무는 5월에 꽃피고 10월에 열매를 맺는다. 그늘이 좋아 정자목으로 쓰기 위해 많이 심었고, 목질이 좋아 고급가구로 많이 쓰였다. 이 곳 느티나무는 제일 큰 나무가 수령 700년이고, 주위 일곱 그루의 크고 오래된 나무가 한곳에 모여 있는 점에서 특히 보호되고 있다.

서울문묘의 은행나무

지정번호: 천년기념물 제59호
수령: 약 500년
소재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53번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성균관대학교 구내

찾아가기는 아주 쉽다.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10여 미터 앞에 왼쪽으로 꺾어진 길로 올라가면 혜화동로타리가 나오고 대로를 건너면 성균관대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약 10여 분 걸어 정문에 들어서면 서울문묘가 오른쪽에 보이기 시작하고 약 150m를 올라가면 서울문묘 경계를 나타내는 성곽형 담장을 거의 지나 문묘 정문이다.

문묘는 당시의 핵심기능을 담당했으며 공자를 비롯한 유학자들의 제사를 지내기 위한 곳이었다. 명륜당은 교육공간의 중심건물이다.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큰 은행나무가 보이고 왼쪽에는 성균관 건물이 있고 바로 오른쪽으로는 기둥을 나란히 한 서고가 멋있게 서있다.

은행나무 가기 전에 명륜당에서는 예절교육을 받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구경했다. 은행나무 앞에도 초등학생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학교 경내라 주위도 깨끗하다. 동서쪽에 은행나무가 서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나무들은 수령 약 500년으로 1519년(중종14)에 대사성(大司成)을 지낸 윤탁이 서울문묘 명륜당 앞에 심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다. 이 가운데 서쪽에 있는 나무는 높이가 21m, 줄기의 가슴높이 둘레가 7.3m다. 동쪽에 있는 나무는 전쟁의 피해로 가지가 일곱으로 갈라졌지만 각자의 가지가 본래의 줄기만큼 크게 자랐다. 서쪽 큰 나무는 나이 탓에 가지가 몇 개 축 늘어졌는데 가지의 받침목이 꼭 80~90대 늙은이의 지팡이 짚은 것과 같다. 대개 은행나무는 암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지만 이 나무는 숫나무다. 예로부터 은행나무는 절이나 향교, 문묘, 시단, 경승지 등에 널리 심었다.

지정보호수 가운데 느티나무 다음으로 기체수가 많은 은행나무는 은행나무과에 하나만 있는 식물로 군락을 이루지 않고 홀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가을이 되어 색이 변한 나뭇잎은 매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징코민이라는 성분이 있어 심장에 좋은 약효를 지니고 있다. 은행나무 열매는 진해, 거담 등의 질환에 효험이 있고, 은행나무는 병충해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아 생명력이 긴 탓에 정자나무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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