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마니아세요? 이건 차원이 달라요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0.10.04. 00:00

수정일 2010.10.04. 00:00

조회 4,058


10월 1일 저녁 7시 무렵, 여의나루역. "어휴, 왠 사람들이 이렇게 떼거리로 나온 거여. 이러다가 불꽃 구경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겄네." "이 사람아, 우리도 그 중 한 몫 차지한다는 것 몰라? 모처럼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이런 구경하는 것도 나중에 다 추억이 될 수 있는겨." 부인의 가벼운 투정에 응대하는 충청도 아저씨의 구수한 입담이 등 뒤에서 따라온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반 대중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음을 실감케 한다.

한강시민공원에 도착하여 전야제 축제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시설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시민들의 표정도 엿보기로 했다. 2년만에 열리게 된 불꽃놀이 축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공연이 시작되기 30분 전인데도 발디딜 틈 없을 만큼 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에 도착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혼잡하거나 소란스러움을 느낄 수가 없다. 한강공원 한 켠에 준비해 둔 쓰레기처리장과 곳곳에 잘 설치된 남녀 간이화장실, 종합상황실 등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꼼꼼하게 설치되어 있다. 공연 중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대기 중인 빨간색 119구급차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팡팡! 펑펑! 푸웅~" "와~아!" 드디어 전야제축제를 알리는 아트불꽃축제가 시작되었다. 여의도한강공원의 까만 하늘은 자취를 감추고 화려하게 피어오르는 불꽃은 다채로운 색채를 띄우며 한강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기 시작했다. 불꽃이 터질 때마다 함께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환호성은 폭죽과 함께 한강변을 울리기 시작했다. "엄마! 하늘에서 별이 막 쏟아져내려요." 엄마의 무릎에서 불꽃축제를 구경하던 다섯 살 아이의 환희에 찬 목소리가 새로운 불꽃탄과 함께 눈부시게 퍼져 올라간다. 불꽃쇼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경이로움, 환희, 희망 그 자체다. 불꽃모양을 촬영하기 위해 시민들이 눌러대는 카메라셔터들도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작은 불꽃들을 만들어낸다.

단막극과 단막극 사이에 연주가 이어지고, 연주에 맞춰 무대 전체에는 불길이 솟아올랐다. 연주는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듯한 소리여서 대형스피커 가까이에서 들리면 '소음'처럼 들릴 정도. 하지만 공중에서 특수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와이어를 매고 자유롭게 거닐다가 폭죽을 내뿜으며 공연을 하자, 시민들은 더 이상 소음 같은 굉음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우려의 소리와 함께 공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불을 저렇게 많이 내뿜는데 안 뜨거울까?" 배우들이 지구모형 위에서 유영하듯 걸음을 걷는다. 시민들은 또다시 박수갈채와 함께 환호를 보낸다.



이번 전야제축제에 있었던 '불꽃쇼-첫눈에 반하다'는 흔히 보아왔던 불꽃축제와는 차원이 달랐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신선하고 놀라웠다. 2010년 독일 베를린 'PYRONALE' 국제불꽃대회 관객상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와 2008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연화대회 3등을 차지한 중국의 쇼도 볼 만했다. 중국이 민속 배경음악에 맞추어 불꽃 연출을 선보였을 때 같은 동양인으로서 동감할 수 있는 불꽃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프랑스 최고 아트불꽃쇼 단체로 알아주는 '그룹 에프(Group F)'는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2009년 에펠탑 120주년 기념불꽃축제 등에 참여한 세계적인 명성의 그룹다웠다. 인간모빌, 스피어스 같은 작품들이 선을 보였을 때 그 감동은 차라리 충격에 가까웠다.

전에도 한강공원에서 펼쳐지는 제법 큰 불꽃축제들을 놓치지 않고 관람했지만, 이번 불꽃축제는 정말 다양하고 다채로웠다. 한국, 중국, 프랑스 3개국 팀이 참가한 불꽃놀이 축제는 역시 불꽃놀이축제의 대표국들다운 멋진 공연을 선사해줬다. 2010년 10월 1일 하이서울페스티벌 전야제가 열렸던 여의도한강시민공원은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하늘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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