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악의 전력대란 막을 방법!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박동현

발행일 2013.05.30. 00:00

수정일 2013.05.30. 00:00

조회 1,995

[서울톡톡] 서울시 신청사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비정형 건물이다. 더욱이 건물 내부 벽면에 조성된 '수직정원'(green wall)은 걸작 중의 걸작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정원으로 기네스북에까지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1층에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창으로 스며든 5월 햇살에 녹색 잎들이 눈부시게 빛난다. 마치 녹색 기둥이 건물을 받쳐 든  것 같다. 딱딱한 철근이나 콘크리트의 삭막함, 판에 박은 듯한 건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늘어진 줄기와 잎들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일찍 다가온 바깥 무더위와는 대조적으로 청사에 들어서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도 초록잎들이 마냥 시원하게 느껴진다.

박원순 시장은 트위터에서 "최악의 건축물로 꼽혔지만 우리는 스토리텔링으로 최고의 건물로 만들어 갑니다"라고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시민은 민원을 제기하러 청사에 들어섰다가 눈앞에 펼쳐진 그림같은 수직정원을 바라보고 마음이 누그러졌다고 한다.

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업무로 눈이 피로하고 머리가 멍할 때면 잠시 창가로 나와 수직정원 가까이 다가서는데 그러면 피로가 확 가신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달리다보면 이처럼 건물에 녹색 옷을 입혀놓은 곳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또 철로변이나 도로가 방음벽에 심겨진 덩굴손 줄기와 잎이 녹색 방벽을 만들고 있기도 했다.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내려와 도림천 자전거도로를 달리다보면 안양천과 맞닿는 부분 긴 교량 난간에 덩굴손이 한창 무성하게 자라 그 아래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저절로 휘파람이 나온다. 인근 고층 빌딩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옛 공단으로 이름 날린 구로 일대를 돌아보면 주택이나 건물 전체에 덩굴손을 조성해 무성하게 자란 것을 볼 수 있다. 매년 이맘때쯤 덩굴손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집을 보기 위해 잊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구로역에서 좀 떨어진 곳인데, 구로동로 '깨끗한 골목길'이다. 

예상대로 2층 주택의 덩굴손은 운치있게 자랐다. 2층 옥상에서부터 시작해 축 늘어진 덩굴손이 곧 1층 옥상에 닿을 듯한 기세였다. 지난해에는 주인집 할머니가 손주를 등에 업고 반가이 맞아주었는데, 이번에는 대문이 꽉 잠겨 있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덩굴손 잎들이 아기손을 하고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거리며 반갑게 맞아주는 듯해 서운한 마음을 잊을 수 있었다. 방에 있으면 멋진 녹색커튼이 되어 해 가림막 구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를 옮겨 구로초등학교 쪽으로 가다보니 5층 다세대 주택 건물 꼭대기까지 덩굴손으로 뒤덮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층층이 창문 있는 부위만 살며시 피해 갔다. 멋있기도 했지만 시원해 보여 좋았다. 구로구민회관과 맞닿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건물의 녹색 옷도 빼놓을 수 없다. 제법 덩치가 큰데 건물 전체를 초록 덩굴손이 감쌌다.

영등포구 소재 한아파트 입구 빈 공간에는 다양한 화초를 조성해 빗물에 씻겨 흘러내리던 흙을 고정시켰다. 주위 퀴퀴한 냄새가 꽃향기로 바뀌었다. 꽃 띠 조성으로 인한 아름다움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건물 녹색 옷 조성은 산소를 배출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게 된다. 게다가 오염물질과 먼지를 제거하는 역할까지 한다.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소음을 일부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도심 미관을 드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쾌적함을 준다.

원자로에 위조된 엉터리 부품이 사용된 것과 관련해 원전 가동이 중단되거나 재가동이 연기됨에 따라 올 여름 최악의 전력 대란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도심 녹화를 확대해나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전력 사용 절감에도 한몫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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