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문화 메카로 다시 태어난 옛 서울역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한우진

발행일 2012.07.10. 00:00

수정일 2012.07.10. 00:00

조회 4,25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무엇일까?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근대를 대표하는 것이라면 단연 옛 서울역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경부선, 호남선 등 우리나라 중요 철도의 기점인 서울역은 서울과 전국을 이어주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서 처음 만나는 서울역 광장과 남대문로, 빌딩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1925년 일제에 의해 근대 르네상스식 건축물로 지어진 서울역은 일제강점기에 많은 사연을 남긴 서울의 대표 건축물이었다. 해방 후에도 한국철도의 대표 역으로 꾸준한 역할을 해왔으나 서울역의 지속적인 수송량 증대로 인해 1988년 민자역사가 건설되며 기능을 일부 이양했고, 2004년 1월 고속철도 개통에 맞추어 현재의 신역사가 완공되어 철도역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에 정부에서는 옛 서울역을 인수하여 복원공사를 마친 뒤 지난 2011년 '문화역서울 284'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출범시켰다. 문화라는 목적과 서울이라는 지역, 그리고 사적번호 284를 조합한 '문화역서울 284'는 사적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서울역이 그래왔듯 다양한 문화를 교차시키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국내 철도운영기관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는 옛 서울역의 역사성과 지역성에 주목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철도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고자, 오는 20일부터 3일간 '제1회 철도문화체험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철도문화는 다소 생소한데, 철도문화란 단순한 교통수단으로서의 철도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역사를 일깨워주고 생각하게 해주는 문화소재로서의 철도를 뜻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중·노년층 세대들이 기차하면 떠올리는 증기기관차의 아련한 모습, KTX가 만드는 생활상의 변화, 서울지하철의 첨단적인 모습과 통근통학과정에서 겪는 즐거움과 애환 등, 이 모든 것들이 철도문화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철도문화의 발전상을 보면, 일본이나 영국 등 철도선진국일수록 자국의 철도유물을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대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철도문화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철도문화의 발전이 철도의 발전을 이끌어내며 철도의 발전은 다시 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서울역을 운영해 온 코레일이 서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옛 서울역을 거점으로 철도문화 활성화에 나선다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번 행사에서는 대표 행사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철도 모형 전시회와 철도모형을 즐기는 50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대규모 철도 모형 경진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철도모형은 언뜻 보면 아이들 장난감 같지만, 실제로 모형 선로 상에서 원격 제어를 받아가며 주행할 수 있는 정밀 기계장치이다. 또한 철도모형의 핵심은 주변 환경을 상세하고 창의적으로 묘사하는 디오라마(Diorama)의 구현에 있다. 철도선진국인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철도모형 문화는 불모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대규모로 출품되는 철도모형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철도문화체험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행사기간 동안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옛날 승차권을 비롯한 철도유물전, 철도사진작가의 간이역 사진전 등 다양한 철도문화 체험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어린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종이 모형 만들기 체험, 중·노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3만 장에 이르는 옛날 철도승차권 증정 행사 등 다채로운 참여 이벤트도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은 서울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전국 어디서든 "서울역에 올라간다"고 말하기 때문에 서울역이 제일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철도 노선들은 규정상 서울역 방향이 상행으로 되어 있다.

이렇듯 20세기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한국철도와 서울을 대표했던 옛 서울역이, 21세기 들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서울의 지역성과 철도라는 수단이 어우러져 철도문화체험의 장소가 된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철도의 옛 모습을 기억하는 조부모 세대들과 철도를 이용하여 학교를 다니고 젊은 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며 낭만을 즐겼던 부모 세대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철도문화체험을 위해 옛 서울역을 함께 방문하는 훈훈한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 제1회 철도문화체험전
  · 행사일시 : 7월 20일(금)~22일(일) 10시~19시 (단 첫날은 13시 입장)
  · 행사장소 :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 (지하철 1, 4호선·경의선 전철·공항철도 서울역 이용)
  · 행사내용 : 철도모형 전시회, 철도모형 경진대회,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 철도유물전,
                   철도사진전

  · 이벤트 : 종이모형 만들기 체험(20일 16시, 21~22일 11/16시),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옛 철도승차권
                3만장 증정

  · 문의: 코레일(www.korail.com) 홍보실 ☎042-615-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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