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집에 가기 싫어~”

시민기자 이혜원

발행일 2013.10.07. 00:00

수정일 2013.10.07. 00:00

조회 2,226

누에고치 한살이를 보고 있는 아이들

[서울톡톡] 지독한 소음에 가까웠던 매미소리가 사라지고, 밤마다 풀벌레 소리가 가을밤의 정취를 더하는 요즘. 서울숲공원에서 누에고치 한살이를 관찰하며 배울 수 있는 자연친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란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서울숲 지하철역이 생긴 후, 교통이 더욱 편리해져 아이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도 수월해졌다.

먼저 곤충교실에 들어가기 전, <나비정원>을 향했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풀꽃들 사이에 살포시 내려앉은 각양각색의 나비들을 만날 수 있다. 동선이나 이동경로가 유모차를 동반한 젊은 부부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다. 물론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젊은 연인들도 눈에 띄었다. 유아들도 작은 나비들을 쫒아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라는 동요를 연상케 했다.

이어 오늘의 목적지인 <곤충식물원>으로 이동했다. 입구를 들어설 때만 해도 단순한 식물원으로 생각했지만, 들어가보니 착각이었다. 코너마다 개구리와 거북이, 고슴도치, 철갑상어 등 각종 동물에 천장을 뚫을 듯 높게 뻗은 식물들은 장관이었다.

1층을 돌아 다시 2층으로 연결되는 지점에서 오늘의 주인공, 누에고치를 만났다. 애벌레의 꿈틀거림을 보니 살아있음이 분명했다. 단연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만지지 마시오'라는 안내판을 보곤 손가락을 뻗었다 말았다 고민하며 호기심을 억누르는 동심이 예뻐 보였다. 반면, 아이들을 동반한 학부모들의 시선을 모은 것은 따로 있었으니, 영화 <연가시>에 등장했던 생물체에 기생하여 산다는 연가시였다. 수조 안을 아무리 살펴도 보이지 않았으나, 옆에 나란히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어 그 길이와 끊길 듯한 가냘픈 굵기에 영화의 공포가 생각나 놀라웠다.

방아깨비의 방아찧기를 실제로 본 아이들(좌) 야외체험교육학습장에서 실제 채집을 시작하다(우)

실내에서 이론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줄을 지어 야외로 나갔다. 곤충채집통에 흙과 풀을 담고 다시 야외체험교육 학습장으로 이동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직접 곤충을 채집했다. 살금살금 따라가다가 막상 움직임을 멈춘 곤충을 손으로 잡지 못해 도우미 선생님들을 부르기도 한다. 여럿이 사마귀를 쫒다가 한 마리도 못 잡은 아이의 실망감어린 표정, 그 표정을 눈치 채고 살포시 그 아이 옆 풀잎에 손에 잡은 메뚜기를 살포시 놓아주는 도우미 선생님, 쫒아만 다니다 혼자 잡지 못한 여아를 위해 여러 마리 곤충 중 한 마리를 하나 건네주는 남아의 모습. 일순간 협동심과 자립심을 호기심 속에 키우고 있었다.

<서울숲 풀벌레와 색깔있는 누에 체험전 및 곤충아카데미>는 영상과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안타까운 것은 곤충아카데미와 함께 다른 체험을 할 수 없는 것. 곤충채집통을 하나씩 손에 들고 다음엔 <꽃사슴 먹이주기>에 참여하기로 한 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섰다. 또 다른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자전거 타자고 조르고 있었다. 서울숲은 서울 안의 숲이요, 숲 속 동심의 세계다.

문의 : 서울숲 02-460-2905(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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