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에 없는 5가지 아세요?
발행일 2011.07.29. 00:00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이번 집중호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도로가 통제되면서 발이 묶인 서울시민들이 찾은 것은 바로 지하철이다. 교통혼잡이나 특수한 도로 상황을 피해 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지하철만한 게 없다. 이에 서울 지하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1974년에 첫 개통된 서울지하철은 노선 길이와 서비스 질 측면에서 단기간에 세계수준에 이르렀다. 서울지하철은 도로 혼잡 방지와 에너지 절약, 환경 보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서울을 좀 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지하철이 제일 편리했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지하철은 개통시기에 따라 1기, 2기, 3기로 나눌 수 있으며 특히 각 기수별로 운영사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한 회사에서 전담하지 않고 몇 개 회사에서 나누어서 지하철을 운영하는 이유는 운영의 효율화, 강성노조의 파업에 대한 대비 등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지하철 운영사는 분리되어 있지만, 승객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인 요금체계가 통합되어 있다는 점은 칭찬할만하다. 실제로 서울지하철은 각 노선의 소속회사와 관계없이 한 장의 교통카드로 이용을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수도권 광역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도 요금체계가 통합되어 있어서 강원도인 춘천이나 충청남도의 온양온천에도 서울지하철과 같은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시행되고 있다. 지하철과 전철을 운영하는 각 회사마다 별도로 승차권을 구입해야 해서 불편과 함께 요금부담까지 생기는 일본 도쿄와 비교된다.
현재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회사는 총 3개로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9호선운영’이 그것이다. 서울지하철 3형제 중 맏형인 서울메트로는 예전에 서울지하철공사로 불렸으며 2005년에 사명을 개정하였다. 현재 1~4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는 종로, 을지로, 테헤란로 등 서울의 도심지역을 빠짐없이 지나며 서울역, 고속버스 터미널, 동서울터미널 등 주요 교통시설까지 지나는 알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하철을 처음으로 지나면서 가장 중요한 곳부터 먼저 건설하였기 때문이다.
수험생들 ‘2호선 타자’는 ‘명문대 가자’는 뜻
특히 순환선인 2호선은 타 노선과 적극적인 환승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서울지하철을 편리하게 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2호선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주요 명문대학들이 지나가고 있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호선을 타자’는 게 좋은 대학을 가자는 뜻로 쓰이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울메트로 노선이지만 그만큼 혼잡한 것이 문제이다. 특히 2호선 강남 구간과 4호선 강북 구간의 혼잡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서울메트로에서는 신도림역의 별도 승강장을 이용한 승객 분리, 2호선 강남 구간에 각 역별 추가 열차 투입 등 다양한 혼잡완화 시책을 벌이고 있다.
그 외에도 서울메트로는 처음으로 개통된 지하철이다보니 시설이 노후하여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석면 제거와 병행한 역사 시설 개량, 신형 전동차 도입, 자갈도상을 먼지가 덜 나는 콘크리트 도상으로 교체 등 다양한 시설 개선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서울지하철 3형제의 둘째인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8호선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개통되기 시작한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선들은 기존 서울메트로 노선에 비해 새로운 시설과 신형 전동차를 운영하여 서울지하철의 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듣는다.
자동운전시스템을 도입하여 기존 기관사, 차장의 2인 승무 체제를 기관사 단독의 1인 승무체제로 바꾸어 인건비를 절약하였으며, VVVF제어, 스테인리스 스틸 등 신기술이 대거 도입된 신형 전동차를 도입하였다. 또한 플랩식 개집표기, 열차의 도착 상황을 알려주는 ‘꼬마열차’방식 열차 행선안내게시기 등 승객서비스도 일신하였다. 다만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아쉬운 점은 먼저 개통된 서울메트로에 밀려 수요가 조금 떨어지는 곳들 중심으로 운행을 한다는 점이다. 기존 노선을 피해서 건설되다보니 심도가 깊어져서 대부분 역들이 지하 깊숙이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다만 5호선의 김포공항과 여의도, 광화문, 6호선의 이태원, 8호선의 잠실역 등 수요가 많은 몇 군데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한편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678행복미소’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자신들이 운영하는 노선번호를 직접적으로 알리는가 하면, 전동차는 철도차량회사에서 사온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영업에 사용할 전동차를 스스로 만드는 등(자체제작 전동차 SR-001) 기술자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9호선엔 역장, 역무실, 매표소, 현업사무소, 숙직이 없다
서울지하철 3형제 중 막내는 바로 (주)서울9호선운영이다. 9호선 한 노선만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라는 것이다. 9호선은 민간자본이 투자된 사업이며, 이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가 ‘(주)서울시메트로9호선’이고, 다시 이 회사의 위탁을 받아 9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주)서울9호선운영’이다.
9호선은 2009년 7월 24일 개통되어 이제 갓 만 2년이 된 신생 노선이다. 그러나 김포공항과 여의도, 고속터미널, 강남을 직선으로 이어주며 기존에 지하철 사각지대이던 강서구 지역을 지나감으로써 단기간에 인기노선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완행과 급행을 혼합운행하고 역장, 역무실, 매표소, 현업사무소, 숙직이 없다는 ‘5無’ 시스템 등 새로운 서비스 기법을 도입하여 동종업계나 고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9호선은 민간사업인 만큼 처음부터 수송수요를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영업을 시작하였으며, 이는 높은 혼잡도를 불러왔다. 현재 9호선은 국내 지하철 중 가장 작은 편성량수인 4량 열차를 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승객이 몰리는 급행열차는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부랴부랴 신규 전동차를 구매하였고 올해 말부터 추가 열차가 운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9호선에는 타 노선과의 환승통로에 승객 계수를 위한 환승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열차 맨 앞 칸에서 창문을 통해 터널을 내다볼 수 있다거나, 객실간 연결문이 아예 없는 등 특이한 점이 많다. 특히 터널 같은 토목공사는 서울시가 맡고, 그 위에 철도시스템 구축은 민간회사가 맡은 9호선은 민자 사업의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9호선의 성공 여부는 국내 타 민간철도 사업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렇듯 서울지하철 3형제는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편리한 서울지하철망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익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며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부분에서는 각자 여러가지 노력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외 철도사업 진출, 자체 기술개발, 사내 보유 자산을 활용한 신규 부대사업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의 근본이 되는 노선의 연장도 계속 추진되고 있는데, 4호선 진접 연장, 5호선 하남 연장, 8호선 별내 연장 등이 추진되고 있고, 7호선 부평구청 연장과 9호선 보훈병원 연장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렇게 서울지하철 노선들이 연장될수록 수도권에는 좀 더 편리한 교통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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