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반딧불이 봤다구? 말도 안 돼!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6.14. 00:00

수정일 2011.06.14. 00:00

조회 5,525

노을공원, 길동생태공원, 남산공원

길동생태공원, 노을공원, 남산에 애반딧불이 7천 마리를 풀어놓다 

'개똥벌레 똥똥, 개똥벌레 똥똥, 우리집에 불없다, 이리와서 불밝혀라…….' 요즘 많은 엄마들이 한창 우리말을 배우는 돌 전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래동요다. 하지만 정작 그 엄마들은 개똥벌레 또는 반딧불이라 불리는 이 '자체 발광 야광 곤충'을 실제로 본 적이 있을까? 일단 반딧불이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다. 그나마 농촌에서도 요즘 반딧불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개똥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서 어렸을 때 실컷 섭취해야 하는 연체동물 먹이들이 농약 때문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서 일찌기 1982년 무주 설천면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인 다슬기 서식처를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한 이래 무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제 전국적으로 반딧불이는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서울 도심에서 반딧불이가 발견된다고 하니 믿겨지지 않을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와 민간단체는 6월 15일 길동생태공원에 애반딧불이 6천 마리를 방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산과 노을공원에 24일과 26일에 각각 5백 마리를 풀어놓는다. 모두 길동생태공원과 노을공원의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에서 고이고이 길러온 녀석들이다. 2004년부터 설치한 길동생태공원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은 작년에 무주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대량사육방법 기술을 습득하여 금년부터 대량 증식에 성공했고, 노을공원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은 2010년 11월부터 애반딧불이를 본격적으로 키워왔다.

이번에 방사하는 세 장소도 그간 어지간히 공을 들인 곳이다. 서울에 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가 살도록 하려는 노력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남산 남측 계곡에 반딧불이 복원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연거푸 실패로 끝났다. 포기하지는 않았다. 서식환경 및 증식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자 반딧불이의 본산인 무주군 농업기술센터와 성남시 반딧불이 자연학교를 방문했다. 한국반딧불이연구회, 농촌진흥청 등의 전문가 자문도 받았다. 그리하여 서식지의 세 가지 핵심요소인 빛 공해 제거, 수질 관리, 먹이원 제공 등을 만족시키는 길동생태공원, 노을공원, 남산을 서식처로 선정하기에 이르렀고,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반딧불이가 살기에 적합한 계단식 논습지 형태의 자연 서식처를 복원해냈다.

예전에는 우리 할아버지들이 여름날에 저녁 먹고 슬슬 마실 나가실 때 으레 만나곤 하셨다는 그 반딧불이들을 위의 세 서식처에서는 한동안 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향후 이들의 자연 서식처가 안정화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담당부서에서는 반딧불이가 자연적인 번식으로 개체수를 늘리기까지 최소 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 반딧불이 개체를 증식하고 방사하는 시 차원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서울의 대기질이 계속 좋아지고 녹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청정환경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서울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두꺼비, 북방상개구리, 도롱뇽, 양성류 방사지(청계천)

산개구리, 도롱뇽 등 양서류 3종의 유생 2만 마리도 방사

서울창포원에서 도롱뇽을 발견하고, 온수도시자연공원 연못에서 두꺼비를 만날 수 있다. 2005년부터 매년 방사해 온 양서류를 올해에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시민생활권 생태공원인 구로구 온수도시자연공원 생태연못, 금천구 호암산 시흥계곡 생태연못과 흥산배드민턴장옆, 궁동생태공원, 개웅산근린공원,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등 8개소에 방사한다. 서울시 보호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북방산개구리, 도롱뇽, 두꺼비는 모두 대도시에서 비교적 번식 가능성이 높은 종이다.

양서류를 방사하는 이유가 궁금할 것 같다. 개구리 등 양서류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 고리에 해당하므로 자연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서식처 파괴 등으로 인하여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동물이라고 한다. 문제는 도심의 자연 속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일 텐데, 다행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생태연못 등에 야생동물을 방사한 26개소 지역에 대해 올해 초 모니터링을 해본 결과, 작년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양서류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서구 약사사계곡을 제외하면 모든 지역에서 양서류 성체 및 올챙이가 건강하게 서식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올해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을 나와 자연의 품으로 내보내진 2만 마리의 양서류도 건강하게 살아남기를.  

토종조류 방사지(방이동습지), 원앙, 꿩

천연기념물 원앙 40마리, 토종조류 꿩 30마리 등 조류 70마리도 최초 방사

올해는 처음으로 조류 70마리도 방사한다. 서울대공원에서 인공 증식해 길러온 천연기념물 원앙은 주변에 물이 있고 수목과 초지, 먹이 등이 있는 성내천 상류인 송파구 방이동 습지, 철새보호구역인 안양천, 삼림이 울창하고 호수가 있는 불암산 제명호 등 4곳에, 토종조류인 꿩은 수목이 우거진 금천구 호암산 시흥계곡 등 4곳에 6월 22일부터 자연생태 체험교실과 연계해 방사된다.

텃새인 원앙과 꿩은 과거에는 도심이나 인근 주변에서 자주 관찰됐으나 서식처 변형과 훼손, 천적 증가 등으로 급격히 감소해 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금년 1월 중순경에 실시한 일제조사 결과 중랑천, 성내천에서 일부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서울 도심에서 생태연못 등 소규모 생물서식공간(Biotope)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야생동물을 지속적으로 증식하고 방사하는 노력을 통해 서울의 자연생태계를 더욱 다양하게 하여 서울을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환경도시, 생태도시로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의: 푸른도시국 자연생태과 02) 2115-7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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