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요금 계산법의 ‘비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한우진

발행일 2011.03.08. 00:00

수정일 2011.03.08. 00:00

조회 6,807

같은 거리를 버스타고 가면 1,200원 나오는데 전철을 타면 1,100원이 나오는 경우, 왜 그럴까 궁금해 한 적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그 비밀을 밝혀본다. 천만 서울 시민의 발인 전철. 서울도시철도는 1974년 8월 15일에 첫 개통되었는데, 이 당시 기본요금은 30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여러 차례의 제도변경과 기본요금 인상을 거쳐 현재는 ‘10km까지 900원, 5km마다 100원 추가’의 요금제로 되어 있다.

이용거리 교통카드 1회용 교통카드
어른 학생・청소년 어린이 어른 어린이
0km~10km 900원 720원 450원 1,000원 500원
10km~15km 1,000원 800원 500원 1,100원 550원
15km~20km 1,100원 880원 550원 1,200원 600원
20km~25km 1,200원 960원 600원 1,300원 650원
25km~30km 1,300원 1,040원 650원 1,400원 700원
30km~35km 1,400원 1,120원 700원 1,500원 750원
35km~40km 1,500원 1,200원 750원 1,600원 800원
40km~50km 1,600원 1,280원 800원 1,700원 850원

               ※40km 초과 시는 10km마다 100원 추가

전철은 한때 구역제 요금을 쓴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승객의 이용거리대로 요금을 부과하는 거리비례제를 채택하고 있다. 구역제를 쓸 경우, 짧은 거리를 이용한 승객이 긴 거리 승객보다 요금을 더 많이 내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결국 거리비례제 요금제도에서는 승객이 이용한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여기서 어려운 부분은 승차태그와 하차태그를 통해서 특정 노선의 특정 구간 이용이 정확히 확인되는 버스와 달리 전철은 동일한 목적지를 가는 여러 경로가 있기 때문에 어떤 노선을 이용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점. 예를 들어 대림역에서 타서 건대입구역에서 내린 승객이 2호선을 이용했는지, 7호선을 이용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경로 확인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거리비례제에서는 이용 거리에 따라 요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승객이 이용한 거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를 알 방법이 없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현재 서울지하철에서 사용 중인 방법은 승객이 가장 짧은 경로를 이용했다고 가정하는 것. 이는 승객에게 매우 유리한 계산방법이다.

다음 예를 보자.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소사역까지 갈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1호선 전철을 타고 한 번에 갈 것이다. 이렇게 이동할 경우 거리는 41.1km가 되고, 위의 표에 따르면 요금은 1600원. 하지만 실제로 이 구간 요금은 1500원이다.

그 이유는 도봉산~소사 간 최단거리는 1호선만 타고 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호선 도봉산역에서 창동역까지 간 후 4호선을 이용해 창동에서 동대문, 그리고 다시 동대문역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시청역까지 간 후 2호선을 이용해 충정로역을 거쳐 5호선을 타고 신길역까지 간다. 그리고 신길역에서 1호선을 타고 소사역까지 가는 것이 최단거리이다. 무려 5번이나 환승해야 한다. 이 경로는 39.2km로서 요금이 1500원이 나온다. 

그러나 아무리 거리가 짧다고 해도 단번에 갈 수 있는 곳을 다섯 번이나 환승을 하면서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환승할 때 필요한 이동거리와, 환승시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익이 없다. 결국 도봉산~소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1.1km인 경로를 이용하지만 요금은 39.2km에 해당하는 1,500원을 적용 받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이익인 셈.

최단거리 기준으로 지하철 요금이 계산되다 보니, 결정된 요금이 상식과 어긋나 보이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승객이 유리해진다. 분당선 전철 오리역에서 2호선 선릉역을 간다면, 사람들은 분당선을 한번만 이용한다. 이 경우 거리는 25.1km 요금은 1300원이 된다. 그런데 오리역에서 삼성역을 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당선으로 선릉역까지 갔다가 2호선을 갈아타고 삼성역까지 한 정거장을 더 갈 것이다. 이때 오리~선릉이 1300원이었으니, 오리~삼성 요금은 1300원이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이 될 것. 그러나 놀랍게도 오리~삼성 구간의 요금은 1200원. 오리~선릉보다 더 길게 이용했는데 요금은 더 싸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그 이유 역시 최단거리 계산에 있다. 오리~삼성의 최단거리는 오리~선릉~삼성의 26.4km가 아니라 오리~복정~잠실~삼성의 24.3km이다. 지하철 요금은 5km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오리~선릉 25.1km에 비해, 오리~삼성 24.3km가 100원이 더 적은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승객의 정확한 이용 경로를 알 수 없는 지하철 내 환승에서만 발생한다. 이용경로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버스와 함께 이용할 경우 그 부분은 정확히 계산된다. 예를 들어 오리~선릉~삼성 구간을 이용할 때, 선릉~삼성 구간을 지하철로 간다면 1200원만 내면 되겠지만, 선릉~삼성 구간을 지하철 대신 버스로 이동했다면, 전체 이용거리는 26.4km가 되어 1300원을 온전히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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