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찰’ 수국사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5.09. 00:00

수정일 2006.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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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덕림

눈부신 빛을 발하는 수국사 황금법당. 법당 옆에는 거대한 석가여래상이 서 있다.

법당 안팎을 순금으로 입힌 동양최대의 황금 사찰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수국사(守國寺)가 바로 그곳이다.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들른 수국사 법당 앞 넓은 마당엔 일일이 세기조차 힘든 수많은 연등이 달려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아직도 연등을 달기에 한참 바쁜 모습이었다.

108평 넓이에 5층 높이의 수국사 목조 법당은 지붕의 청기와를 빼고는 내외부가 도금한 형태의 황금으로 입혀져 있다. 이 대불사(大佛事)에는 모두 33kg의 순금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로도 잘 알려진, 일본이 자랑하는 황금사원인 교토의 긴카쿠사가 25평 정도인데 비해 그보다 4배 이상 큰 규모이다.

수국사는 올해로 창건된 지 547년이 된 역사 깊은 절이다. 세조 5년(1459년) 왕명에 의해 지어졌다. 세조는 장남인 의경세자가 죽자 그의 넋을 위로하고자 절을 짓도록 했다. 그 뒤 인수대비의 명으로 중창되면서 왕실의 원찰이 됐다.

근세에 들어 1900년 다시 고승 월초선사가 고종황제의 시주를 받아 중건하면서 수국사는 오늘과 같은 규모를 갖추었으며 법당 개금불사는 1992년에 이루어졌다.

햇살에 비친 법당은 찬란한 빛을 발한다. 특히 아침과 저녁, 먼동이 틀 때와 석양빛이 비칠 때면 눈부실 정도로 웅장하고 화려하면서 신비스러운 광경을 연출한다.

법당은 부처님을 모신 곳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선 부처님의 법신(法身) 그 자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법당을 금박으로 장식함은 곧 부처님 몸에 황금 옷을 입혀드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황금은 나쁜 기운을 막고 불변의 믿음을 상징한다. 따라서 황금법당은 ‘어리석음의 각성과 지혜의 빛’을 세상에 전함과 동시에 장엄한 극락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수국사를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지하철 6호선 구산역에서 내려 서오릉로를 따라 1km정도 걷거나, 또는 서오릉행 버스(702번)를 타고 수국사 입구 맞은편인 선정중고 앞에서 하차, 길을 건너면 ‘황금절 수국사’란 안내표지가 보인다. 큰길에서 절 입구까지는 300m 남짓한 거리다. 부근을 지날 때면 버스 창 너머로도 황금빛이 눈에 들어온다. 전화 35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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