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시민리포터 김영옥

발행일 2011.01.10. 00:00

수정일 2011.01.10. 00:00

조회 2,361

‘내 인생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타이틀부터 멋졌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해보고 그 내면으로부터의 자기 고민과 울림을 영상과 음악으로 승화시켜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을 찾았다. ‘내 인생의 OST-쇼 하자’ 콘서트는 영등포구 지역 내 기관인 문래예술공장과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센터)가 함께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그동안 즐겁게 만들어낸 음악과 영상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지난 8일 문래예술공장 2층 박스씨어터엔 조촐한 무대가 꾸며졌고 그들의 이야기가 깃든 콘서트가 열렸다.

창작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16~19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전문 예술 창작 멘토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주기적으로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탈학교 친구, 공교육 고등학생,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 음악 하는 것이 꿈인 친구 등 다양한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함께 글 쓰고, 소리를 만들고, 작곡과 녹음을 하고, 영상 촬영을 통해 ‘내 삶의 한 장면’ 들을 스토리로 만들어냈다. 6개월 동안의 무수한 워크숍을 통해 그들이 직접 만든 3편의 멋진 OST가 탄생했다.

문래예술공장 2층 박스씨어터 무대 위로 커다란 스크린이 걸리고 음악이 곁들여진 영상이 상영되었다. 영상이 끝난 후엔 영상을 직접 만든 청소년들이 무대 위로 나와 자신들이 만든 ‘내 인생의 OST’ 란 작품의 OST를 관객들에게 직접 연주해 들려주었고, 연주 후엔 작품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과 작품을 만들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소개하며 관객들과 대화로 소통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청소년들은 수줍게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들려줘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청소년들은 “이 작품을 하며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했다. 또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인정해 주지 않는 획일화 된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들만의 다양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악기를 배우거나 작곡 편곡을 배울 수는 있어도 나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든 것, 비슷한 고민과 방황을 경험한 또래들과 한 팀을 이뤄 OST 전 과정을 만들어 본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며 소중한 추억을 만든 것에 대해 뜻깊어했다.

내 삶의 스토리를 들려준 건 청소년뿐만이 아니었다. 로드스콜라 교사이며 인디뮤지션인 복태(박선영)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소히(최소희), 예술치료사이며 무용심리치료사인 이다(한지영), 밴드 몽구스의 리더이며 ‘내 인생의 OST’의 주강사였던 몬구(김준수) 등은 청소년들의 값지고 소중한 시도에 자작곡을 곁들이며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방황했던 청소년기에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던 노래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윗세대들의 삶에 대한 소고(溯考)들을 들으며 청소년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현재’ 에 대해 위안을 얻고 있었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만들어 가는 ‘내 인생의 OST’ 8개의 트랙은 시종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음악감독과 연출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친구들과 함께 OST를 만들며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가 만든 곡을 남들 앞에 선보인다는 것이 함께 한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겁니다.”(‘루트2’팀-김민경)
“작사, 작곡, 편곡, 영상 등 음악의 전 과정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차에 하자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고 이건 반드시 해야겠다 싶었죠. 좋은 친구들과 함께한 작업이라 더욱 좋았어요.”(‘커브’팀-유슬기)
“실용음악과 입시생이다 보니 입시에 치우쳐서 음악을 공부했죠.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입시의 틀에서 벗어나 자연스레 음악에 대한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음악을 한 친구와 안한 친구들이 서로 역할분담을 훌륭하게 해서 소리를 튼튼하게 받쳐 준 경험은 작곡을 계속 공부할 학생으로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수미상관’팀-이은아)
삶에 대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들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가 된 ‘내 인생의 OST’ 콘서트는 시종 훈훈한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청소년들은 인생의 앨범에 소중한 경험을 채워 넣었다.

 

내 인생의 O.S.T가 만들어지기 까지...

내 인생의 O.S.T 프로그램은 예술가 지원센터인 문래예술공장과 청소년 창의 교육기관인 하자센터가 예술과 교육이라는 각 기관의 특징을 반영하여 함께 진행한 첫 번째 시도였다. 문래예술공장의 예술창작 관련 인프라와 10여년 간 축적된 하자센터의 교육기획력과 콘텐츠를 접목했다. 제3회 한국대중음악 대상 모던락 부문 최우수앨범상을 수상한 밴드 몽구스의 리더 김준수와 홍대를 중심으로 영상, 음악 창작활동을 하는 민호가 청소년들의 중심 멘토로 결합했다. 단순하게 O.S.T를 제작하는 과정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글쓰기, 작곡, 녹음, 영상작업 등의 다양한 창작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일상을 성찰하며, 공동창작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경험케한 프로그램이었다. 총 17명의 청소년들이 지난 5개월간 몬구(멘토)와 함께 작곡, 녹음, 촬영 기술을 익혔고 그 기술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법을 경험했다.

 

#청소년 #공연 #삶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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