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전거 자전거, 내 자전거 살았네!
admin
발행일 2010.06.19. 00:00
환경적 측면에서 자전거를 넘어설 수 있는 교통대안은 현재 없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이미 일찍부터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는 늦게나마 2006년에 자전거이용 활성화법이 만들어졌고 아직은 개정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중학교 45개교, 고등학교 55개교, 대학교 21개교 등 121개교의 자전거통학 시범학교를 지정했다. 해당 학교들에는 서울시 조례 4조와 14조에 근거하여 자전거보관소, 정비소 등의 시설을 지원하고 주요 통학로에 교통 안전표지판, 안전시설 등을 우선적으로 설치함으로써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2007년부터는 매년 무상 수리 업체를 선정해 학교들을 돌며 학생들의 고장난 자전거를 무상으로 수리해 주고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하고 있다. 송곡고등학교 자전거 수리 현장의 일화들 기자는 작년부터 무상수리업체를 이끌며 서울 시내 자전거통학 시범학교를 순회하면서 수리를 해오고 있다. 지난 주에는 자전거통학 시범학교 중 한 곳인 송곡고등학교에 다녀왔다. 송곡고등학교는 서울 동북쪽 시계에 위치한 학교로 전체 1,450명 학생 중 약 300명이 자전거로 학교에 통학하고 있다. 6월 11일 아침, 일하기에는 아침부터 무더운 날이지만 학교측의 배려로 지정해 준 운동장 한켠의 향나무 그늘 벤치에 자리하고 있자니 교내방송이 들린다. "자전거 무상 수리 받을 학생은 지정장소로……." 학생들이 우르르 운동장을 가로질러 몰려나온다. 자전거를 들고, 끌고, 혹은 타고, 가지러 오고 가지러 가고, 이것저것 묻는 학생들에 북새통이 따로 없다. 봄 가뭄에 바짝 마른 운동장엔 흙먼지가 일어난다. 선착순 수리이므로 수리의뢰서를 작성하여 자전거에 붙인 후 순번을 매긴다. 새치기도 빈번해지는 가운데 정렬해 놓은 자전거 숫자가 순식간에 60대가 넘어간다. 내심 걱정된다! 쉬는 시간마다 몇 대씩 늘어나는 자전거는 급기야 수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가 접수번호가 70대를 넘었다. 일단 접수는 중단. 어금니 물고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 하고 마음 먹는다. 오늘 따라 자전거들이 겉보기와 달리 잔고장이 많아 진도가 영 나가질 않는다. 날은 덥고 목은 타오는데…… 오후에 수리팀을 증원했다. 바로 옆 동원중학교에 있던 B팀의 2명이 가세한 것. 덕분에 5시경 수리를 끝내고 담당 선생님께 70여 대 수리완료 확인을 받았다. 매우 숙련된 수리기사의 하루 수리 대수 능력은 10대 내외로, 2조 4명의 수리결과로는 대단한 실적이라고 자평해본다. 뿌듯한 마음에 수리 받은 학생들의 기쁜 마음을 졸필로 그려본다. "전거전거 자전거 내 자전거 살았네! / 고장 나서 못타던 내 자전거 살렸네! / 아저씨들 오는 날, 몇날 며칠 세었네!/ 내 자전거 고쳤다, 친구들아 이봐라!" 아니나 다를까 한 학생이 곁에 와서 얘기한다. "그저 고마울 뿐이죠. 현재는 무상수리 순회 간격이 두 달 반인데 좀 더 자주 와주셨으면 해요"라고. 인근 동대부고는 금년 학생회장 입후보 공약에 무상수리를 자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있다고 옆 학생이 거든다. 물론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하다. 서울시와 학교, 학생들과 무상수리 업체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자전거 문화 4년 전 무상수리 초기 시행 무렵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요즘은 매우 호사스런 작업환경이다. 학교측의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 불쑥 협조공문 운운하며 무상수리하러 왔다고 찾아가니 학교들도 전례가 없어 대처하기 어려웠고, 본인 역시 초기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잡상인 취급에 문전박대도 예사였다. 그런가 하면 2008년 4월에는 이 학교에서 저녁도 거른 채 밤 12시까지 63대의 자전거를 수리했던 적도 있다. 단 두 명이 작업했으니 일이 끝나자 초죽음이 다 됐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수리 기사들은 서울 시내 100개가 넘는 학교를 매일 한 학교씩 순회하며 작업한다. 자전거 한 대 수리하는 데 허리 굽히기를 평균 100회 정도 한다. 10대 수리하면 천 번이라는 횟수다. 쉬운 일은 아니나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 서울시와 학교측의 응원과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 봉사의식과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고쳐진 자전거를 받아들고 좋아하는 학생들의 소리를 귀동냥하여 듣다 보면 힘들어도 보람을 느낀다. 지구 환경 문제, 고유가와 교통난 문제라는 큰 틀의 취지도 있지만,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힘닿는 데까지 하려는 게 수리 기사들의 심정이다. 송곡고등학교의 김종천 선생님이 "신학기 때마다 자전거 이용 학생 숫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앞에 자전거전용 도로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며 의견을 주셨다. 교장·교감 선생님과 담당인 김원중 생활체육 선생님 등과는 자전거 거치대 관리 문제에 대하여 논의하기도 했다. 송곡고등학교는 자전거 시범학교와 관련해 꽤 적극적인 편이다. 아래와 같이 '녹색교통운동 실시 연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그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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