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되고 싶으면 연락해

admin

발행일 2010.06.10. 00:00

수정일 2010.06.10. 00:00

조회 3,328

작년 5월 시작된 ‘2030청년창업 프로젝트’가 벌써 1년여 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마치고 청년창업가들을 배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9일, 그 두 번째 주자로 젊은 사장님을 꿈꾸는 이들이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린다는 소식에, 면접이 이루어지고 있는 송파구의 강남창업센터로 향했다.

가슴 떨리는 면접 현장

1,000명 선발에 무려 3,250명 지원. 약 1:3의 치열한 경쟁률. 그 중 서류심사를 통해 걸러진 1,502명이 지난 9일과 10일 면접을 봤다. 2030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의 최종 면접 첫 날, 가든파이브 TOOL센터 3층에 위치한 면접장에 들어서자 그 분위기에 살짝 위축됐다. 면접대기자들의 긴장한 모습은 어느 대기업의 입사면접장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름이 호명되는 팀은 면접실로 이동하는데, 여러 개의 방마다 각기 다른 분야의 면접자들이 심사위원들과 마주했다. 어느 면접장이나 긴장감은 비슷할 테지만, 이번 면접이 사뭇 다른 느낌이 든 것은 그들 한명, 한명이 전부 우리나라를 빛낼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면접시간을 좀 더 늘렸다는 것.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각자 준비해온 자료를 통해 브리핑을 하고 면접은 1인당 5분 내외, 3인1조인 경우 10분간 질의응답을 한다. 이 때문에 면접을 이틀에 걸쳐 하게 된 것. 살짝 들여다본 면접실에서 그동안 준비해온 나름의 계획과 포부를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자 가슴이 쿵쾅거렸다. 면접장을 함께 둘러보던 김재화 센터장이 말을 이었다.

“심사기준은 미리 공지한 대로 창업 동기 및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한 성공률과 생존율을 판단하는 겁니다. 생존율은 다시 말해 지속성, 이 사업이 얼마만큼 지속 가능한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성공률이란 단기 순이익이 나오느냐 하는 것이죠.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장에서 보여지는 예비청년창업가의 ‘기업가 정신’이라고 할 수 있죠.”

업그레이드된 예비 CEO들의 꿈의 공간

현재 강남청년창업센터에는 500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데 한 팀당 평균 1.4명 정도로 거의 1000명 정도가 있다고 보면 된다. 강북센터도 마찬가지. 작년 이 곳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친 1기들이 ‘사장님’이 되어 나간 자리에,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는 2기 예비 사장님들이 1년의 기간 동안 이 곳에서 진짜 ‘사장님’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을 것이다. 약 7평 정도 되는 사무실, 제품 촬영이 가능한 촬영 스튜디오, 프린터 등의 장비가 구비된 공공기기실은 한 눈에 봐도 꽤 쾌적했다. 센터 한 쪽에 주방처럼 보이는 방이 눈에 띄었는데, 요식업 분야 창업의 특성상 음식을 만들어보고 개발하는 공간까지 갖추고 있었다. 센터를 둘러볼수록 오늘 면접장의 긴장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최병훈 본부장에게 청년창업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일단 예비창업가로 선발되면 이러한 센터 시설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음은 물론 매 분기마다 평가를 통해 상위 30%는 100만원, 나머지는 7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창업을 시작하려는 예비청년창업가들을 이 곳으로 모여들게 하는 것은 바로 ‘멘토링 시스템’이다. 그룹 단위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같은 분야끼리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원포인트 레슨으로 분야별로 전문가들을 섭외해 레슨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외국컨설턴트와 연결해 컨설턴트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거기다 입주업체들이 2,30대로 비슷한 연령대이므로 협업을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육은 17개 소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당 20명이 넘지 않게 구성해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또 멘토링은 그간 직원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제부터는 이번에 졸업하는 1기들에게 멘토 직위를 위임하여 1년 동안 연마한 노하우들을 직접 전수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 한 가지는 1년간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 센터에서 독립해나가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1000개 기업 중 10%인 100개 기업을 선정해서 연장프로그램을 시행하려고 해요. 사업활동지원비는 없지만 강북센터의 공간을 추가확보해서 지원할 예정이고, 또 그 중 상위 10개 업체는 서울시의 창업보육센터 등에 나눠 입주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청년창업센터는 창업한 지 1년 미만이거나 아직 창업하지 않은 이들을 지원받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업등록이 되있는 업체들이 15% 미만이지만, 1년 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등록을 하여 엄연한 사업자가 된다고. 그도 그럴 것이 멘토링을 받으며 사업계획을 진행하다보면 오더를 받고 수익이 생길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이 불가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 입주한 업체들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무담보 대출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더 없을 듯하다. 청년창업프로그램으로서 고용전략사업을 추진한 곳은 서울시가 유일무이하며, 최근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겠다며 방문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청년실업문제를 ‘스스로를 고용하는’ 청년창업을 통해 해결해나가는 방안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30은 도전할 권리가 있다!

이날 면접을 보고 나오는 지원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주영광(33) 씨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번에 브리핑한 아이템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가방에서 염색된 천조각들을 꺼내 보여준다. 교육분야로 지원한 그의 아이템은 천연염색을 통한 자연체험학습 프로그램이라는 다소 생소한 것이었다. 그는 1기때 입주했던 지인에게서 이번 프로젝트의 정보를 들었다고 한다. 외국계회사에서 5년차 직장인으로 순탄하게 일해오던 그는 어느날 이대로 산다면 안정적인 생활은 하겠지만 그저 똑같은 일상을 반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는 만약 창업센터에 들어간다면 무엇이 가장 기대되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유아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원한 박주희(33) 씨 또한 전문가들의 컨설팅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1기들끼리는 정말 돈독하게 지낸다는 말을 들었는데, 인맥 형성에도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창업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또한 여성으로서 창업에 대한 생각을 묻자, 출산이나 육아에 방해받지 않고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과 나이가 먹어서도 퇴직 없이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창업을 너무 쉽게 결정하고 단기간에 시작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하며 그 분야를 경험해 본 후에 시작한다면 성공률이 높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면접장에서의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각자의 계획과 목표를 이야기하는 그들에게서 좋은 에너지를 한껏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최병훈 본부장도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의 말씀을 주셨다. “요즘은 대학에서도 창업 관련 프로그램이나 학과가 만들어지고 있죠. 작년에 저도 대학교 창업로드쇼에 참가를 했었는데 학교에서도 창업 부분에 많이 지원해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물론 공간이나 자금적인 부분이 아직 아쉽긴 하지만, 대학생들은 처음부터 너무 큰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찾아보고 창업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에요. 그리고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공동으로 하는 것도 좋구요. 이 곳에 입주한 1인 기업들도 다른 입주자들과 커뮤니케이션 중에 나오는 것들이 혼자서는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거든요. 작년 하반기 발표회도 했고 책자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런 발표를 통해서 외부와 소통하고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는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1기 졸업발표회가 다음 주 화요일에 있다. 센터에서 1년동안 갈고 닦은 결과물들을 전시회 형태로 선보이고, 졸업장수여식도 있을 예정이라고. 자식 떠나보내는 기분이라며 미소를 짓는 김재화 센터장은 "내 능력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산다"고 말한다. 직원이 달랑 혼자인 1인 기업이라도 늘 ‘대표’란 호칭으로 부르며 젊은 창업가들을 북돋아 준다는 그처럼, 우리 모두가 도전하는 그들을 격려하고 아낀다면 아직은 어린 그들이 1년이 지나고 또 더 많은 시간이 지났을 때 대한민국의 진정한 ‘대표’가 되어 빛날 것이라고 믿는다.


시민기자/이혜민
tomato_7777@naver.com

#청년창업 #청년창업센터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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