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걷는 경의선 책거리 '젊은작가 33인 展'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20.11.27. 11:10

수정일 2020.11.27. 17:35

조회 1,572

경의선은 일제가 우리나라 지배를 위해 1904년부터 2년에 걸쳐 건설한 철로다. 경성의 ‘경’과 신의주의 ‘의’자를 따서 경의선이라고 불렀다. 1904년 용산과 개성 구간 공사를 시작해 1906년 전구간이 개통됐다. 1951년 한국전쟁으로 운행이 중단됐고, 1975년에는 여객 영업이 중단됐다. 철로주변은 도시화됐고 2016년 경의선 지상구간 폐선 숲길이 완성돼 시민의 품으로 다가왔다.

‘경의선 철길’은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이어진 총 6.3km의 선형 공원이다. 2012년 3월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구간,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 구간이 조성됐다. 홍대 인근 연남동은 연트럴파크라 불리며 산책과 데이트 코스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사람이 지나다닐 뿐, 공원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가 경의선 책거리와 연결돼 있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가 경의선 책거리와 연결돼 있다. Ⓒ김창일

홍대입구역 6번 출구 경의선 숲길은 ‘경의선 책거리’가 됐다. 경의선 책거리는 도시재생의 공간이며, 독서문화가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점이 있고 책과 관련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에 사전에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낙엽도 거의 다 떨어져 만추를 느끼게 한다.

낙엽도 거의 다 떨어져 만추를 느끼게 한다. Ⓒ김창일

가을이 깊어지는 11월 경의선 책거리를 찾았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경의선 책거리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만 보였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방역을 철저히 하는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부분이지만,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여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크콘서트를 했던 시간이 무척 그립게만 느껴졌다. 곳곳에서 백신개발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에, 내년 가을엔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경의선 책거리에선 11월 14일부터 29일까지 ‘2020 올해의 작가展2 - 젊은 작가 33인’이 열리고 있다. 네이버 ‘경의선 책거리’ 검색 후 예약을 해야 하고, 한 곳의 산책에서 발열체크 및 QR코드 인증을 한 후 종이팔찌를 착용하거나 스탬프를 찍으면 모든 산책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020 올해의 작가展2 - 젊은 작가 33인’ 전시는 (사)한국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의 작가들의 시, 소설, 동화, 평론, 희곡, 르포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전시다. 경의선 책거리 ‘문화산책’에서 33인의 젊은 작가를 만났다.

해당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게 준비했다. Ⓒ김창일

전시는 작가가 전하는 책 소개와 작가의 이력, 누구나 볼 수 있게 작가의 책이 전시돼 있었다. 시대를 공감하는 작가의 힘은 책 제목에서 빛이 났다. 권민경 작가의 시집 제목은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였다. ‘잠을 자는 꿈을 말하는 것일까?’,  ‘이상을 그리는 꿈일까?’ 고민이 됐지만 이내 고민을 버렸다. 견뎌내 지금 살아가고 있다면, 맷집도 생기고 용기도 생겼을 것 같았다. 견뎌내는 것도 살아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큰 따옴표로 여러 글이 있었다. 한 작가는 “살아있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그때 마음을 바라보던 마음 중에서)라는 말을 던졌다.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라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상처가 스치고 지나간다. 회복은 상처나 병 등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이후 상처가 안 아프지도 않고, 회복되는데 빠르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린 회복해야 하고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문학자판기에서 출력된 문장

문학자판기에서 출력된 문장 Ⓒ김창일

작가들의 글을 읽다 중간쯤 문학자판기를 만났다. 문학자판기에서 ‘시, 소설, 수필’ 등 평소 즐겨읽는 분야를 선택한 후,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어를 ‘사랑, 도전, 휴식, 즐거움, 위로, 성공’ 중에 선택하면 하나의 문장이 출력돼 나온다. 만추의 시간, 문학자판기가 던져준 글을 읽으며 시간을 붙잡았다.

책수다를 하는 듯한 조형물 Ⓒ김창일

낙엽도 떠나버린 자리에 눈이 내려앉을 시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 예정이다. 경의선 책거리 운영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에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기 바란다. 네이버 카페에도 행사와 교육 관련된 공지가 올라오니 카페에 가입해 정기적인 정보를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

2020 올해의 작가展2 - 젊은 작가 33인
○ 기간: 2020. 11. 14.(토) ~ 2020. 11. 29.(일)
○ 장소: 경의선 책거리 '문화산책' (마포구 와우산로 37길 35,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출구 앞)
○ 홈페이지 : http://gbookst.or.kr/
○ 카페 : https://cafe.naver.com/gbookstreet
○ 예약방법 : 네이버 검색창 > 경의선 책거리 > 예약
○ 문의 : 02-324-6200

▶ ‘내 손안에 서울’ 앱으로 받아보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