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비대면으로 서커스 관람하기!

시민기자 고은정

발행일 2020.09.29. 11:26

수정일 2020.09.29. 16:35

조회 862

 

최근 들어 '언택트'라는 단어를 자주 접해 보았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주문을 할 때에도 비대면 주문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고, 아예 일부 매장에서는 비대면 선결제를 유도한다고 한다. 이에 각종 행사나 프로그램 또한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시, 군, 구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 원활한 비대면 행사 진행을 돕고 있다.

그중 서울시 문화 비축기지에서 개최하는 '서커스 캬라반(CIRCUS CARAVAN)'은 위에서 언급한 언택트를 충실히 지키면서도 시민들의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2018년부터 진행해 3주년을 맞는 해당 행사는 심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올해는 특별히 드라이브 인 형식으로 진행된다.

필자는 9월 25일 저녁 7시 공연을 다녀왔는데 공연 시작 전 풍경부터 매우 흥미로웠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한 후, 문화 비축기지 주차장에 도착하면 순서대로 오후 6시 반부터 입장 가능하였다. 예약했던 링크를 통해 모바일로 문진표 작성이 가능하여 수기로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였고 사람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었다. 또한 차에 탄 사람의 인원과 발열 등을 체크했다. 안전하고 꼼꼼한 행사 진행이었다. 특히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자동차 한 대씩 자리를 안내하는 모습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느꼈다.

드라이브 인 서커스 입장 전 차량 대기 행렬

드라이브 인 서커스 입장 전 차량 대기 행렬 ©고은정

첫 번째로 본 공연은 조타;Steer(화이트 큐브 프로젝트)였다. 40분가량의 공연시간 동안 필자는 공연을 펼치는 이들의 몸짓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었다. 해당 공연은 '인생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이란 주제로 '우리 모두는 조타수가 되어 힘들고 원치 않는 곳으로 흘러가는 인생이란 바다에서도 꿈과 희망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아름다운 조타수가 되어간다.'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실제로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듯한 조명 연출과 세 명의 공연가가 서로의 균형과 무게에 의지하며 공연을 펼쳐나가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해당 공연을 관람한 후,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김 씨는 세 명의 공연가가 각자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주인공은 인생의 방향 키를 잡고 있는 조타수, 나머지 두 명은 희망과 좌절을 뜻하는 듯하다. 인생은 희망과 좌절을 겪기도 하고 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렇게 두 내적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며 발전해나가는 조타수 자신, 즉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 같다."라고 답했다.

첫 번째 공연 '조타;Steer'는 인생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첫 번째 공연 '조타;Steer'는 인생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고은정

두 번째 공연은 날갯짓(서커스 디 랩)으로 이별의 슬픔을 디아볼로와 가위를 통해 표현해냈다. 한 명의 공연가, 모형 나무, 그리고 무대 위를 휘감고 있는 여러 줄의 실들로 이루어진 비교적 단순한 무대 구성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가는 가위를 통해 자신의 주변을 감싸 돌고 있던 실들을 하나씩 잘라내기 시작하였고 나비가 날아들자 디아볼로 연주를 통해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해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떠나보내는 소년의 마음을 녹여낸 것이다. 공연가는 서정적인 음악에 맞춰 디아볼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신이 표현해내고자 하는 감정을 전달해 주었다.

공연이 끝난 후,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고씨에게 실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미련, 지나간 인연을 상징하는 것 같다. 실은 주변 사물과 자신을 휘감고 있었고 결국엔 이를 모두 잘라냄으로 인해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별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입시, 취업 등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즉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그 해석의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공연 '날갯짓'은 이별의 슬픔을 디아볼로와 가위를 통해 표현해냈다

두 번째 공연 '날갯짓'은 이별의 슬픔을 디아볼로와 가위를 통해 표현해냈다 ©고은정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 극장 등에 가지 못한 지 반년째이다. 현재 대부분의 서울 시민들이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도, 좋아하는 연극을 관람하고 싶어도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자동차 안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서커스 캬라반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비대면 문화생활'이다. 서커스 캬라반( https://www.sfac.or.kr/artspace/artspace/streetArts_notice.do?cbIdx=984&bcIdx=114163&type=)은 지난 9월 18일에 시작하여 10월 4일까지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매주 월요일마다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며 전 공연이 무료이기 때문에 비용, 안전 걱정 없이 가족, 친구와 다녀올 수 있는 행사다. 더불어 10월 9일부터 10월 11일까지 문화 비축기지에서 '서커스 캬바레' 행사 또한 연이어 진행한다고 하니 거리예술, 창작예술에 관심이 많은 서울 시민이라면 꼭 한 번쯤 관람해보기를 추천한다.

서커스 캬라반 소개페이지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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