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집단지성의 힘' 2020 서울시민회의 결과는?

시민기자 정혜임

발행일 2020.09.24. 14:18

수정일 2020.11.24. 13:23

조회 1,668

지난 1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20년 서울시민회의 총회’가 개최됐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2020년 서울시민회의 총회’는 시민 주도로 시작한 서울시민회의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2020년 서울시민회의’ 중계화면

‘2020년 서울시민회의’ 중계화면 ⓒ서울시

서울시는 지난 5월, 서울시 정책에 관심이 있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2020년 서울시민회의 위원’을 모집했다. 공개모집과 균형표집을 통해 성별, 연령 제한 없이 총 3000명의 위원을 선발했다. 이들 서울시민회의 위원은 온라인 시민회의 3회, 주제별 회의 6회, 온라인 사전학습 6회, 정책 설문조사 8회의 과정을 거쳐 환경, 돌봄, 방역 등 27개 분야에서 117개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실현가능성과 선호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추려진 30개의 정책대안이 이번 총회 의제로 상정됐다.

‘2020년 서울시민회의’ 현장에 참석한 시민위원의 모습

‘2020년 서울시민회의’ 현장에 참석한 시민위원의 모습 ⓒ서울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현장토론에는 40명의 시민위원만이 참석했으며, 모두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플라스틱 투명 안면 가리개)를 착용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300명의 시민위원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열린 총회에서는 340명의 위원이 종합 토론과 시민투표를 통해 각 분야별로 최종 정책을 선정했다.

회의 진행은 최지원 리딩퍼실리테이터가 맡았다. 토론은 ‘정책선호 토론’과 ‘우선순위 결정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정책선호 토론에서는 백신 접종 우선순위와 재난긴급생활비 지급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우선순위 결정토론에서는 고용불안 해소 방안, 돌봄 공백 해소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의 정책대안 토론과 정책우선순위 결정이 이루어졌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서 권한대행은 “13만 건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보며 서울시민회의가 시민참여, 숙의의 새 역사를 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서울시민회의는 민주적 시민이야말로 지속가능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가장 확실한 백신임을 증명한 회의였다”라며 “서울시는 여러분의 선택을 시정에 충분히 반영해 새 희망의 시대로 가는 길목을 열겠다”고 말했다.

개회 선언과 함께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됐다. 토론 진행에는 이병덕 한국퍼실리테이터 연합회장과 송문식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위원이 함께했다. 온라인으로 관람하는 관객도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실시간 채팅방에는 서울시민회의 운영자가 상주해 관객과의 질의응답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일례로 시민총회 주기에 대한 한 관객의 질문에 운영자는 "매년 새로운 의제를 선정해 진행될 예정이며, 서울시 시민위원의 임기는 1년으로 내년에 새로 모집하게 된다. 올해 참여했던 위원도 내년에 또 지원이 가능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답했다.

 시청자가 500명을 넘어서며 굉장히 활발한 댓글 토론이 인상적이었다

시청자가 500명을 넘어서며 굉장히 활발한 댓글 토론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시

놀라운 점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회의를 관람하는 관객들도 굉장히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4시 무렵이 되자 실시간 시청자가 500여 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민회의 운영자가 채팅방에 상주하고 있고, 토론 진행자가 유튜브 댓글을 계속 읽어준 덕에 온라인 관객 참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듯 했다. 피드백도 빠르게 이루어졌기에 필자도 적극적으로 채팅에 참여했다. 서울시민회의 관계자는 유튜브에서의 관람객 투표는 정책 선정 투표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으나, 온라인 관객들의 의견을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최지원 리딩퍼실리테이터와 송문식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위원이 현장의 시민위원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최지원 리딩퍼실리테이터와 송문식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위원이 현장의 시민위원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현장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는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관객들을 위해 따로 방송을 하기도 했다. 먼저 토론을 마친 현장의 시민위원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시민회의 참여소감을 묻는 질문에 송파구 최서연 위원은 “3,000명의 시민위원을 모은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며 생각보다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와서 놀랐고, 이러한 공론의 장이 앞으로도 지속되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연령대의 위원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민위원들이 오관영 서울민주주의 위원장에게 최종 결정된 정책을 전달하고 있다.

시민위원들이 오관영 서울민주주의 위원장에게 최종 결정된 정책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위원들은 2020년 서울시민회 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 정책을 오관영 서울민주주의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서울시에서는 이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정책 반영 과정을 시민위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분야별 1순위로 선정된 정책은 다음과 같다.

■ 2020 서울시민회의 최종 정책제안
○ 시민참여형 방역체계 구축 : 감염병 발생 시 의료진을 지원하는 시민 방역/보건 보조원 양성
○ 고용불안·생계불안 : 코로나 실업 방지를 위한 고용안정 지원책 강화
○ 돌봄공백 해소 :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돌봄 환경 개선 및 방역체계 강화
○ 비대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 : 디지털 소외 시민에 대한 맞춤형 교육 지원
○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사회 : 과도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제한 유통 소비문화 확산
○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사회2 : ‘에코마일리지’인센티브 지급분야 확대로 친환경 생활 활성화 (따릉이, 대중교통 이용도 포함)

○ 코로나시대 민주주의와 인권 : 연대와 공존의식 제고 등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캠페인 실시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시민회의를 관람한 한 관객은 “시민총회 행사 구성이 참 잘 되었다. 온라인으로 참여해도 계속 흥미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도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의제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방법으로 회의가 되어가는 과정이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필자가 3시간 동안 관람해보니 2020년 서울시민회의는 ‘집단지성의 힘’을 잘 발휘한 모범사례라고 생각됐다. 3000명이라는 대규모 시민위원의 참여를 시도했다는 것과 일회성을 그치지 않고 시민위원들과 100일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종 의제를 도출해냈다는 부분에서 박수를 보낸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340명의 시민위원 외에도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온라인 관객의 참여가 활발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2020년 서울시민회의 총회는 필자가 경험해 본 온라인 토론 중 가장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진 회의였다. 이처럼 공식 시민위원이 아닌 일반 온라인 관객들의 능동적 참여까지 이끌어낸 비결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양방향 소통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020 서울시민회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더 다양한 형태의 시민 참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20년 서울시민회의 토론 내용은 11월 8일 저녁 7시10분 KBS1 TV 시상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방송되며, TBS 유튜브 채널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2020년 서울시민회의 관련 링크
○ 시민회의 다시보기 : https://youtu.be/JyekatYDPyc
○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 : https://democracy.seoul.go.kr/front/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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