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위기 후끈! '드라이브 인 서커스' 다녀왔어요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0.09.21. 15:00

수정일 2020.09.21. 18:57

조회 1,814

아름다운 마법 같은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맘때에는 보통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예술공연들이 서울 도심을 수놓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많이 달라졌다. 안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자제하다 보니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쉽지 않다. 한 해를 손꼽아 기다렸던 콘서트가 취소되고 작품성이 기대되었던 뮤지컬 개봉이 내년으로 연기되는 등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문화재단이 차에 탄 채로공연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인' 관람 방식의 서커스 축제를 선보인 것이다.

2020 서울서커스 축제 ‘서커스 캬라반’ 포스터

2020 서울서커스 축제 ‘서커스 캬라반’ 포스터  ©2020서울서커스축제

2018년부터 매년 5월마다 진행되며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서울 서커스 축제'가 올해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9월 셋째 주에 개막했다.

축제는 6m 높이의 줄 위에서 아슬아슬 펼쳐지는 공중곡예부터 15m 상공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과 로프 퍼포먼스 등 총 74회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모든 공연은 무료 관람에 100% 사전예약제로 진행된다.

필자는 문화비축기지 블로그에서 해당 정보를 접하고 첫날 개막 공연을 예약했다. 공연 당일 자가용을 끌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야외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무대의 규모부터 취재진들의 열기까지 모든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행사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공연 관람과 퇴장까지 모든 과정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진행되는 '드라이브 인' 방식이 흥미로웠다. 사전에 예약한 차량 30대(1인당 차량 1대, 최대 3인 탑승)만 입장할 수 있었는데, 이중 5대는 차가 없는 관객을 위한 렌터카였다. 2주차부터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차량 1대 당 탑승인원이 최대 4명으로 조정되고, 사전에 예약한 25대만 입장할 수 있다.  

서커스 행사장으로 관람 차량들이 차례차례 입장하고 있다.

서커스 행사장으로 관람 차량들이 차례차례 입장하고 있다. ©강사랑

지정 자리 주차 전, 진행요원이 공연소개 리플릿, 입장팔찌, 손 소독제, 설문지, 안내문, 문진표 등으로 구성된 안내키트를 건넸다. 안내문에 따르면 안전을 위해 행사장은 물론 차량 내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공연 중에는 차량을 이동하거나 차량 밖으로 나오는 것은 불가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공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전에 예약한 차량만 입장하는 '드라이브 인' 방식이다.

사전에 예약한 차량만 입장하는 '드라이브 인' 방식이다. ©강사랑

공연 시작이 임박하자 관람 차량들이 대부분 정렬을 마쳤고, 본격적인 서커스 공연이 막을 올렸다. 첫 공연은 '서커스 디 랩' 단체가 준비한 '서커스올림픽'으로 서커스와 올림픽 경기를 넘나들며 두 남자의 박진감 넘치는 경쟁이 펼쳐졌다. 오랜 트레이닝 끝에 서커스올림픽 무대에 선 두 남자가 5대륙의 화합을 상징하는 5개의 각기 다른 색깔의 링, 성화 등을 이용해 컬링부터 테니스까지 다양한 종목들을 재해석했다. 단순한 기예를 넘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현대 서커스로 공연단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였다.

자동차 안에서 바라본 '서커스올림픽' 공연 모습

자동차 안에서 바라본 '서커스올림픽' 공연 모습 ©강사랑

두 번째 공연은 '스토리 서커스'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통 근대 서커스 ‘광대의 꿈’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옛날 어렵던 시절 전국의 시골 장터를 돌면서 서민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서커스를 재현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에 나선 '스토리 서커스' 대표 안재근 씨는 서커스 가족의 장남으로 천막 극장에서 태어나 50여 년간을 곡예사로 살아온 근대 서커스의 마지막 곡예사이다. 그가 선보이는 기예는 서커스 외길 인생의 해학이 진하게 담긴 예술 행위에 가까웠다. 바람이 많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 고 난이도의 곡예를 연달아 성공시킬 때마다 관객들은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흔들거나 박수를 치면서 화답했다.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적인 소통은 불가능했지만, 오랫동안 갈고 닦은 공연을 선보이는 마음과 이를 조심스레 지켜보는 마음이 서로에게 충분히 전해졌다. 

50여 년 곡예사로 살아온 안재근 씨의 '광대의 꿈' 공연 모습

50여 년 곡예사로 살아온 안재근 씨의 '광대의 꿈' 공연 모습 ©강사랑

2020 서울서커스 시즌프로그램은 ‘서커스 캬라반’과 ‘서커스 캬바레’ 등 2종류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번에 필자가 관람한 서커스 공연은 '서커스 캬라반’으로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매주 금, 토, 일요일에 열린다. 저글링, 마임, 공중곡예 등 국내 서커스 아티스트 16팀이 총 50회의 공연을 펼친다. 두 개의 사다리에 고정한 느슨한 줄을 타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슈뢰딩, 거의 고양이’와 다양한 서커스 기예를 접목해 재미와 감동을 담아낸 ‘재주 많은 아저씨의 50가지 서커스 쇼’ 등이 대표적이다.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간은 '서커스 캬바레' 공연이 펼쳐진다. '서커스 캬바레'에서는 전통 연희, 근대 서커스, 현대 서커스로 구성한 10편의 공연과 온라인 전시 1편을 선보인다. 이 기간 동안 매일 저녁 8시에는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건물 5층 높이인 15m 상공에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아슬아슬한 로프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서울 서커스 축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일정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서커스 축제는 10월 11일까지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서울 서커스 축제는 10월 11일까지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야외광장에서 열린다. ©강사랑

약 한 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입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차량들이 질서정연하게 퇴장했다. '드라이브 인' 관람은 시민 간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공연자와 관람객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접촉까지 최소화해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람 방식이었다.

직접 관람해보니 다른 날 진행되는 공연들도 모두 챙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모든 공연 예약은 네이버 검색 창에서 '서커스 캬라반' 또는 '서커스 캬바레'를 검색 후 예약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에 해당 주간(금, 토, 일요일) 공연티켓을 오픈하는데 선착순 마감이기에 서둘러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이번 서커스 행사는 오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스트레스와 문화예술 공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드라이브 인'  형태의 공연 관람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올 가을에는 서울 서커스 축제의 현장에서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 2020 서울서커스축제
○ 서커스 캬라반 : 2020. 9. 18(금)~10.4(일), 매주 금, 토, 일 12:00~20:30
○ 서커스 캬바레 : 2020. 10. 9.(금)~10. 11.(일) 3일간 12:00 ~ 21:30
○ 관람 : 드라이브 인 방식(한 아이디 당 1회 예약, 1대당 최대 4명), 100% 사전 예약
○ 장소 : 문화비축기지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 예약 신청 : https://bit.ly/2Zxeb5m
○ 문의 :02-3437-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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